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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oooo년 o월o일 oo시oo분부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보도자료 맨 위에는 흔히 이런 문구가 씌여 있습니다. 이메일이 나오기 전에는 정부/관공서 기자실에선 도장 찍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른바 ‘엠바고’입니다. 이걸 어겼다간 출입정지 당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기업 홍보실이나 홍보대행사도 이런 식으로 보도자료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게 좀 그렇습니다. 인터넷 매체와 블로거기자가 늘어나면서 엠바고 지키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동시에 50명, 100명에게 이메일로 자료를 보내면 엠바고 깨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사소한 거라면 그냥 넘어가지만 중요한 사안이라면 다르죠. 이럴 꺼면 엠바고 없이 줄 것이지. 화가 납니다.
바로 이 문제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가 ‘엠바고는 죽었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테크크런치는 팀블로그 형태의 인터넷 매체로 IT 분야에서 정평이 났습니다. 오픈한지 3년밖에 안됐는데 RSS 독자가 160만에 달합니다. 뉴욕타임즈 독자가 100만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단합니다.
전말은 이렇습니다. 테크크런치 창업 멤버이자 공동편집장인 마이클 애링턴이 17일 ‘Death To The Embargo’란 글을 올렸습니다. ‘엠바고에 죽음을’ 또는 ‘엠바고는 죽었다’… 그런 얘기겠죠. 이 글이 게시되자 하루만에 300개가 넘는 댓글이 붙었고 미국 블로고스피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엠바고(오른쪽)를 지옥 보내겠다(왼쪽)는 뜻이겠죠?]
애링턴은 엠바고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PR회사들이 임의로 엠바고를 정해 자료를 보내고 나서 지켜달라고 하는데 깨지기 일쑤지 않느냐, 엠바고 어긴다고 제재를 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참았는데 이젠 안되겠다, 단독으로 주는 것이 아니면 우린 엠바고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겁니다.
엠바고를 일괄적으로 깨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자기네한테만 단독으로 주는 자료의 경우엔 엠바고를 지키겠다고 합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믿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겠답니다. 구글의 경우 엠바고 파기 매체/기자에 대해서는 1년씩 제재(접촉금지?)를 가하기도 한다네요.
댓글을 몇 개 읽어봤습니다.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혀 엠바고를 좋아하지 않는다’, ‘단독으로 주는 게 아니면 나도 엠바고 받아들이지 않겠다’…. 지지하는 글이 많습니다. 신문을 비롯한 전통 미디어와 자료 공급자(기업체 홍보실이나 홍보대행사)들은 십중팔구 싫어할 겁니다.
LA타임즈는 다소 시니컬한 기사를 썼습니다. 엠바고라는 게 수십년간 관행으로 존재했고 이젠 보편화됐다는 거죠. 기사 말미에는 네티즌 의견을 묻는 설문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선택지 5개 중 4개가 테크크런치가 실패한다는 쪽입니다. 그래서인지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27.3%에 불과합니다.

엠바고는 나름대로 순기능이 있습니다. 300쪽짜리 보고서를 엠바고 없이 내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속보 경쟁이 붙어 엉터리 기사가 쏟아집니다. 차분하게 분석해서 기사를 쓰기 어렵습니다. 신문/방송 기자의 경우 마감시간에 자료가 나오면 돌아버릴 지경이 됩니다. 이때 전화 걸려오면 욕설 나갑니다.
엠바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국민의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전면 파기해야 한다 ②부분적으로 유지하되 무분별한 남발은 막아야 한다 ③현행대로 해야 한다. 저는 ②번을 찍고 싶습니다. 물론 기업 홍보실이나 홍보대행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엠바고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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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저하고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뭔가 '제한' 한다는 것에는 본능적으로 반발하기 때문에 '엠바고를 없애자. (혹은 무시하자.)' 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
"한국 언론과 보도유보"
http://www.pac.or.kr/webzine/99_winter/contents/48.htm
엠바고의 순기능 역기능 조정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논술되어있네요..
저도 뭔가 의견을 올리려다가 발견한 글인데 내용이 좋아서 의견대신 글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