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주식 갖고 있나요? 코 푸는 데나 쓰세요.” [미디어]
뉴욕타임스 주식 가지고 있으면 코 푸는 데나 쓰라고? 제목이 궁금하시죠? 아시다시피 뉴욕타임스는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산소호흡기를 꽂아야 하는 지경까지 갔다가 멕시코 갑부한테 고리로 돈을 빌려 간신히 호흡기는 떼냈는데 주가는 바닥 모르고 곤두박질하고 있습니다.


2월18일 뉴욕타임스 주가는 주당 3.77달러. 2000년부터 2005년까지 40달러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래서 나온 얘기가... “주식으로 신문이나 찍어라.” 미국 최고 신문, 세계 최고 신문이 이게 무슨 망신입니까.


제가 지난달 20일 뉴욕타임스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연장선상에서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851년 창간됐으니까 158년 된 신문입니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을 특종 보도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뉴욕타임스 주가 그래프입니다. 출처: Crossing Wall Street]


도대체 어떻기에? 빚이 11억 달러나 됩니다. 우리 돈으로 1조5천억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4억 달러는 5월까지 갚아야 합니다. 갚지 못하면 망합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손을 벌리다가 멕시코 갑부 카를로스 슬림으로부터 고리로 돈을 빌려 숨통을 텄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만 어려운가?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서만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답은 “아니요”입니다. 다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입니다.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라고 들어보셨죠?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한 신문인데 4월부터 온라인으로만 보도합니다. 폐간이나 다름없습니다.


트리뷴 아시죠?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신문기업입니다. 시카고 트리뷴, LA 타임스 등 많은 신문을 거느리고 있죠. 프로야구단 시카고 컵스도 트리뷴 소유입니다. 그런데 빚더미에 짓눌려 지난해 10월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요즘에는 이 신문 저 신문에서 기자들 목을 댕강댕강 자르고 있습니다.


지역신문들도 매우 어렵습니다. 감면(발행면수 축소), 감부(발행부수 축소), 감원(인원 축소)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통신사인 AP에 기사 전재료를 지불할 돈도 없어 깎아달라고 생떼를 쓰다가 결국 나자빠졌습니다. 이젠 경쟁 신문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사와 사진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번 주에는 뉴저지/뉴욕 지역신문 5개가 제휴를 했습니다. 기자들을 댕강댕강 자르고 보니 기사 쓸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사랑 사진을 서로 빌려주고 빌려쓰자고 한 겁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작년에는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플로리다 등지의 지역신문들도 이런 식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광파리 오지랍도 넓다. 미국 신문들 망하든 말든 내버려둬! 남의 일이잖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과연 남의 일일까요? 얘기가 길어졌네요. 한 가지만 여쭐께요.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사들이 다 쓰러지면 어떻게 될까요? 미디어 학자들 중엔 우려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광파리>


신문, 뉴욕타임스,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트리뷴, 파산보호, 폐간
posted at 2009/02/19 21:19:00 트랙백(0) | 댓글(11) | 스크랩
트랙백 주소 : http://blog.hankyung.com/tb.php?blogid=kim215&id=222127
푸른하늘 | 2009/02/19 22:47 | DEL | REPLY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사라지는 게 당연하겠죠.
그래도... 조중동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니까.
광파리 | 2009/02/20 05:22 | DEL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면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조중동이라고 다르겠습니까. 뉴욕타임스가 저 지경인데요. 진보 성향의 신문 중에는 벌써 힘들어하는 곳도 있습니다.
리카르도 | 2009/02/20 01:10 | DEL | REPLY

금융위기를 미리 알고 "언론에 띄워야"헀어야 하는게 언론들의 책무일겁니다.
그들의 책임을 다 하지 못했으므로, 그들은 모두 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중동을 보세요. 살아남아서 얼마나 더럽게구는지..
광파리 | 2009/02/20 05:18 | DEL

리카르도님, 모처럼 뵙네요. 독설은 여전하십니다. 감사합니다.
멀뚱이 | 2009/02/20 01:36 | DEL | REPLY

빚이 1조원이라니. 아직도 안 망한게 이상하네요. 빚 좀 별로 없는 유력지는, 우리 기업이 하나 사는 것도 좋을텐데. 미국에 광고네 독도홍보네 한국광광홍보네 기사 쓸 거 넘칠텐데. ㅎㅎ
광파리 | 2009/02/20 05:34 | DEL

피터지게 경쟁하던 신문끼리 기사/사진을 공유한다는 것은 최후가 임박했다는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신문사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수단은 기사/사진 공유와 온라인 도피(신문은 폐간하고 인터넷으로만 보도)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멕시코 갑부 손에 넘어간 거나 다름없죠. 고리대금으로 연명한들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golimit | 2009/02/20 08:14 | DEL | REPLY

본질적 문제는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어려움 때문이 아닐까요?
뉴욕타임스의 부채의 크기 보다 당장 그들의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광고수입은
나날이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일 것 같습니다.
여러 기업들이 긴축경영으로 마켓팅 분야의 비용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지면광고 수입으로 먹고 사는 뉴욕타임스는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 틀림 없습니다.
광파리 | 2009/02/20 08:23 | DEL

맞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안썼는데 신문사만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런데 신문사의 경우 극심한 불황에다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가 겹쳤다는 점이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종이신문 대신 PC(인터넷)로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더구나 앞으로는 휴대폰으로 뉴스를 읽는 사람도 부쩍 늘겠죠. 신문사들이 급격한 기술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foog | 2009/02/20 08:55 | DEL | REPLY

전통과 역사가 금융 쓰나미 앞에 맥을 못추는 상황이로군요.
광파리 | 2009/02/20 09:31 | DEL

금융 쓰나미 뿐이면 무슨 수가 있을 텐데 뉴미디어 쓰나미가 겹쳐서 그렇습니다.
nickle | 2009/02/24 11:46 | DEL | REPLY

사실 뉴욕타임즈 만한 신문도 드문데, 안타까운 면도 없지 않네요.
'금융자본주의의 세계화'를 막아내지 못한 모든 이들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니 씁쓸합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Today : 4,287 | Total : 4,032,595
skin by freelo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