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맨유-블랙번전을 보고 나서 ‘퍼거슨은 왜 박지성을 엔트리에서조차 제외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한 숨 자고 일어나 인터넷을 뒤졌더니 마이데일리 김종국 기자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더군요. 읽어봤는데 시원한 느낌이 없어서 제 생각을 덧붙일까 합니다.
박지성이 이번 블랙번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정도는 맨유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축구광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했을 겁니다. 저 역시 19일 풀럼전이 끝난 직후 블랙번전에는 나니가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글을 올렸습니다. (박지성, 퍼스트터치만 더 좋았더라면...그래도 잘했다)
블랙번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나니가 상승세라는 점입니다. 아직도 들쭉날쭉하고 특히 수비 지원에서 박지성에 한참 뒤지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퍼거슨은 박지성과 나니를 경쟁시켜야 두 선수 기량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겠죠.
두번째 이유는 박지성 본인에게 있습니다. 풀럼전에서는 루니 골을 어시스트 했지만 볼 터치가 나빴습니다. 퍼스트터치는 십중팔구 미흡했습니다. 볼을 의도한 곳에 떨구지 못해 뺏기기도 했죠. 퍼스트터치는 골프로 치면 티샷과 같습니다. 패스도 약해서 동료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나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볼이 수비수 발을 맞고 흐르자 루니가 재빨리 밀어넣어 골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촬영자: soccergoalx.com]
이유가 이것 뿐이라면 블랙번전에 교체로라도 내보냈겠죠. 선발로 나선 나니는 루니 선제골을 사실상 어시스트 했고 코너킥으로 에반스 헤딩골(파울 판정)도 어시스트 했죠. 그러나 패스 미스가 잦았고 수비 지원도 미흡했습니다. 산타크로스의 만회골도 나니의 안이한 볼 처리에서 비롯됐습니다.
세번째, 루니의 복귀에 따라 퍼거슨으로선 몇 가지를 시험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물론 25일 열릴 인터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죠. 박지성은 인터밀란과의 원정경기에는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풀럼전 때처럼 포스가 안좋아 교체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퍼거슨의 고민은 박지성이냐 테베즈냐? 박지성이냐 나니냐? 이거겠죠. 선발로는 인터밀란의 날카로운 측면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박지성을 내세울 겁니다. 교체로 테베즈를 내보낼 경우 루니를 윙으로 돌리는 방안을 블랙번전에서 시험해 봤습니다. 루니는 괜찮았는데 테베즈는 좋지 않았습니다.
결론. 수비 위주로 임해야 하는 인터밀란 원정경기에는 박지성이 풀타임 뛰어주는 게 최선일 것 같습니다. 인터밀란 측면이 강해서 나니를 내세우기엔 부담이 큽니다. 테베즈는 꼭 골을 넣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교체로도 나서기 어려울 테고요. 박지성... 이번에 푹 쉬었으니 잘하겠죠. <광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