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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몇 시간 앉아 있을 수 있나요? 한 시간? 두 시간? 손님 많은 시간대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두세 시간 앉아 있기란 사실 강심장 아니고는 쉽지 않습니다. 친구들이랑 누가 오래 버티나 내기 한 번 해 보세요.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저녁 사는 걸로.
어느 커피숍이든 엉덩이 무거운 손님은 질색일 겁니다. 계속 새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죽치고 앉아 있으면 회전이 안되니까요. 안되겠다 싶으면 종업원이 다가와 빈 잔을 치우기도 하고 테이블을 닦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나가면 별 수 없죠.
스타벅스도 이런 손님들 때문에 무척 속을 태우나 봅니다. 최근 뉴욕 스타벅스 사업자들이 작당을 했습니다. 노트북 켜놓고 죽치고 앉아 인터넷 서핑하는 손님들 때문에 장사 못해먹겠다며 무선인터넷을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고 소비자들이 반발하자 없던 일로 했습니다.

[촬영: Alex Segre]
스타벅스 기사를 읽다 보니 20년 전 일이 생각나더군요.
총각시절 얘기입니다. 여자친구랑 까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인 일인지 약속시간이 지나고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앉아 있기가 미안해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마셨습니다. 그걸 다 마시도록 오지 않더군요. 한 시간 이상 지났을 겁니다. 손님이 자꾸 들어오고 자리가 부족한 걸 보니 미안하더군요.
불안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는 기자 초년병이라서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틈을 타 전에 사귀었던 남자가 여자친구를 끈질기게 쫓아다녔던가 봅니다. 어느날 여자친구가 그러더군요. “내가 오빠를 시험해볼 꺼야 ㅋㅋㅋ.” 저는 “사람 가지고 장난치면 못써”라고 대꾸해줬죠.
여자친구는 오지 않고, 까페 종업원은 흘끔흘끔 처다보는 것 같고…. 안되겠다 싶어서 종업원을 불렀습니다. 또 커피를 시킬 수는 없어서 진토닉을 시켰습니다. 해질 무렵이라서 한 잔쯤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네 시간, 다섯 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진토닉을 다섯 잔이나 마시고 말았습니다.
바람맞은 남자의 처량함이란…. 지금 같으면 휴대폰으로 “언제 올 수 있어?” 물어볼 수 있지만 그때는 휴대폰이 없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오빠 미안해” 하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그애가 서 있더군요. 저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앉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이상한 얘기만 하더군요.
처음엔 내가 자주 만나주지 않아서 투정을 부리나 보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급기야 “오빠보다 전에 만났던 남자가 더 좋은 것 같애”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애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한 동안 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말이 “그래? 그럼 그 남자한테 가라”였습니다.
말이 나오는 순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미쳤어? 왜 그런 말을 해? 하지만 한 번 나온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여자친구는 물끄러미 저를 처다보더군요. 그리고는 “오빠, 그게 진심이야?” 묻더니 가방을 집어들고 나가버렸습니다. 그 후 둘은 헤어졌고 저는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오래된 일이라서 지금은 그러려니 합니다. 진토닉 다섯 잔에 맛탱이가 갔던가 보다, 단 한 번의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라면 헤어지는 게 나았다, 커피 한 잔으로 다섯 시간 버틸 수는 없었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게 두 사람의 운명인 걸요. 미련도 없고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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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가 문 닫으면 문 밖에 서서라도 기다립니다.
이건 제 자신이 원래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기에 남에게도 공평하자(?)라는 뜻도 있고,
제가 유난히 참을성이 강한 편이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건 제 자신과의 약속이기때문에 상대방이 늦건, 아예 안 오건 원망은 안 합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라는 명령을 듣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니...^^;
제가 여러모로 둔하고 감정이 워낙에 잘 생겨나지 않는 편이기때문 같기도 합니다.
(누굴 좋아하게 되지도 않고 미워하게 되지도 않고 무슨 일에든 비교적 무덤덤한 편이죠)
남의 눈치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죠.(화났는지 아닌지, 빨리 나가라는 건지 아닌지...)
세상 살다보면 둔한게 오히려 나은 점도 많아서 전 그냥 제 성격에 만족하며 삽니다.
살아가는데에 별다른 재미는 없는 편이지만요.
그래서 결론은 제가 기다릴 수 있는 기한은 거의 무한대입니다.
모든 여건이 도저히 허용하지 않을 때까진 기다립니다.
그 시간 내에 안 오면 제가 나가버리는 거죠. 나중에 한 소리 듣겠지만 늦은 건 상대방이니....^^
그나저나 정말 커피숍에 오래 계시는 분도 많더군요.
저는 별다방에 기프티콘이 공짜로 나와서 자주 가는편인데, 노트북 가져가서 간단한 블로깅이나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블로깅을 주로 하러가고 휴식은 조용한 카페(무선랜 가능한곳)에서 합니다.ㅋ
제가 스타벅스에서 지켜보니 3시간 넘게 앉아계시는 분들도 많더군요..ㅎ
아무도 보이지 않는 외진 자리에 있어도 제가 눈치보여서^^
어쩌다 혼자 뭘 좀 하고 싶어서 가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내 나와버리네요.
혼자서 오래 계신 분들 보면 참 부럽더라구요.
멋지네요.
하루 종일 커피숖에서 기다린 정성이라면
그렇게 돌아서도 아무도 뭐라 못하겠네요.
대단한 인내시군요
저라면 지루해서 못기다렸을듯..
진토닉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글 잘봤습니다..
10시간 20시간이던 기다림단어자체가 설레임이니깐요..
만남의 목적 비중 못지 한게 기다림이란 비중도 크다고 생각하네요.. 5:5 ㅋ
노량진에 여자친구 만나러 갔다가 하도 만날시간도 꽤 남았고 너무 더워서
파스쿠찌들어가서 아무것도 안시키고..-_-;한시간 반을 죽치고 있었네요...후후..
이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였는데...노트북없이도 이렇게 오래버틸수 있을줄..저도 몰랐네요..ㅎㅎ
IT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런 이야기까지~ 너무 좋네요~:)
눈치주는 곳은 거의 없어요.
그만큼 기다린 뒤에도 여자친구를 쿨하게 보낼수 있었다면
정말 후회는 없으실 결정이었겠습니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경험담이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ㅋㅋㅋ,
저 같으면, 약속시간에 늦으면 바로 끝내 버리는데요. 5분까지가 제 한계선입니다.
그런데, 이거 사모님께서도 알고 계신 것인가요?
광파리님의 안전이 걱정되네요.
뭐 잘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좋게 생각해야지요.ㅋㅋ
이게 편하다는 건지 안편하다는 건지
은근히 헷갈리네요....^^;
울면서 서울에 올라와서 밥을 먹으며 선배에게 하소연했던 기억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