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실시간 웹 시대에는 우리 모두가 기자가 된다는데... [미디어]

올해 초 뉴욕 허드슨강에 여객기가 추락했습니다. 그걸 어느 매체가 특종으로 보도했는지 아십니까? CNN일까요? 아닙니다. 뉴욕타임즈? 아닙니다. 우연히 허드슨강 유람선에 탔던 여행객이었습니다. 여객기가 강에 비상착륙하는 걸 보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트위터로 퍼뜨렸던 것이죠.

제는 기자들을 상대로 트위터 강의를 할 때 허드슨강 여객기 비상착륙 보도를 '리얼타임 리포팅(실시간 보도)'의 대표적 사례로 듭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발달하고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미디어 환경이 확 달라졌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누구든지 허드슨강 여행객처럼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글발이 좋아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허드슨강에 비행기가 있다(There’s a plane in the Hudson)’. 기자가 기사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면 데스크한테 야단 맞았을 겁니다. 하지만 허드슨강 여행객은 이 한 마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습니다. 트위터로 날린 멘트는 이렇게 허접했지만 중요한 건 팩트죠.

여행객이 올린 사진과 글이 트위터에서 퍼지자 CNN을 비롯한 기존 매체들은 허겁지겁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CNN은 카메라 기자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여행객이 올린 사진을 계속 내보냈습니다. 이때는 굳이 #CNNFail 해시태그를 붙여 CNN을 질타하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죠. (사진 링크)

 

 

그런데 리얼타임 리포팅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 독자인 6502님이 지적하셨듯이 잘못된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지면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당사자도 타격을 입을 수 있겠죠. 그래서 트위터에 글을 올릴 땐 다시 읽어보고 다시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래도 사고는 터지게 마련입니다.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올리다 보면 잘못된 정보가 퍼질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그랬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아이폰 관련 새 소식이 있길래 짤막하게 써서 트위터로 알렸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말았습니다.

모토로라는 6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안드로이드폰 드로이드를 발매했습니다. ‘진정한 아이폰 라이벌’로 주목 받는 폰입니다. 아이폰이 드로이드한테 밀리진 않겠지만 따돌리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이에 애플과 AT&T가 드로이드를 혼내줄 방안을 크리스마스 시즌 이전에 내놓을 거라고 합니다.

제가 트위터에 올린 게 그 방안입니다. 그런데 글을 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드림위즈 이찬진 대표께서 제 글의 오류를 지적한 글을 올렸습니다. 아이폰 3GS 8기가짜리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8기가짜리를 새로 내면서 99달러를 받을 것이다. 이건데...제가 착각한 겁니다. 그래서 바로 수정 글을 올렸습니다.

 

 

리얼타임 필터링이 이거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리얼타임 필터링으로 모든 게 끝나진 않겠죠. 잘못된 정보를 믿고 결정을 내린 사람은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미국 경제성장률이 5%를 넘었다는 트위터 정보를 믿고 주식 매수 주문을 냈는데 알고 보니 0.5%였다면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위터에서는 ‘What twitted cannot be untwitted’라고 합니다. 한 번 날린 트윗은 되돌릴 수 없다는 얘기죠. 화날 때나 술 취했을 땐 트윗을 날리지 말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리포팅도 실시간, 필터링도 실시간, 손해 입히는 것도 실시간….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린 지금 그런 세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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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09/11/07 14:34:00 트랙백(0) | 댓글(17)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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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Rain | 2009/11/07 15:15 | DEL | REPLY

리얼타임 정보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무척이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지만...역시 필터링도 중요할 듯하군요. 애플의 오묘한 전략탓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언뜻 보면...^^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광파리 | 2009/11/07 15:34 | DEL

주말에도 찾아주시고 일빠로 댓글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와이엇 | 2009/11/07 16:23 | DEL | REPLY

리얼타임이 앞으로 IT의 중요한 화두가 되는 시대가 오는것 같네요.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
광파리 | 2009/11/07 17:17 | DEL

좋든 싫든 웹은 리얼타임으로 가겠죠. 좋은 점도 있고 문제점도 있을 테고요.
6502 | 2009/11/07 17:24 | DEL | REPLY

만약 펀드매니저가 틀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그걸 근거로 매도나 매수주문을 한다면?

물론 사실확인을 하려하겠지만, 일반매체가 확인보도를 할 때까지의 시간동안 가시방석이겠죠.
남보다 빠른 정보에 기초해서 남보다 빨리 단안을 내렸어야하는 건지,
아니면 안 믿고 언제까지 계속 기다려야하는 건지...

기존 언론매체라는 건 일종의 믿음직한 근거 내지는 핑계가 되어줄 수 있었다면
(만에 하나 틀린뉴스라 해도 변명이 통하죠."신문과 TV에서 보도하는데 안 믿을 수 있어?"하고)
이젠 속도를 얻는 대신 기댈 언덕을 빼앗기고만 셈입니다.

가끔 그런 예가 있죠. 기존언론에서 정정보도를 내기까지 하루가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하는데
그 기간동안 많은 사람이 혼란에 빠져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믿을 수 없을만큼 충격적인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접했는데
그 어떤 언론도 그걸 확인해주지 않는다면, 혼란이 확산되고
말씀하신 실시간 필터링이 시작되면서 맞다, 틀리다의 갑론을박이 시작되겠죠.

"A라는 전문가가 맞다고 했어! 난 그를 믿어! 이건 진짜야, 진짜!"
"아냐, B는 사실이 아니랬어. 과거에도 그가 맞은 적이 더 많아. 헛소문에 속지마."

이런 상황에선 리스트상위에 위치한 사람들이 전과는 다른 차원의 중요도를 갖게될 수도 있죠.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적어도 기존의 언론권력이 해체되고있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참, 그리고 요즘 얘기되는 실시간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시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패킷교환망 자체는 실시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항상 시차가 있죠.
통신 양쪽단에서의 "동시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춘 사람만이 진짜로 실시간으로
일반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한 발 먼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
(이건 운영체제와 통신망이 모두 뒷받침 되어야합니다.)
광파리 | 2009/11/07 17:53 | DEL

어떤 서비스든 새로 나오면 이걸 악용하려는 사람도 등장하게 마련이죠. 트위터도 그래요. 트위터에서 스팸 퍼뜨리는 인간도 많고 피싱 DM 보내거나 멀웨어 사이트로 유도하는 인간도 많고...펀드 매니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퍼뜨릴 소지도 있겠죠. 물론 트위터에서 날린 트윗이 큰 문제가 된다면 당사자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겠죠. 작은 문제라면 트위터 내에서 언팔로나 비판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거라고 봐요. 서비스가 급격히 진화하면 거기에 맞춰 법제도 달라져야 하는데 시차가 있죠. 그 시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겠죠. 웹이 실시간으로 가면 사이버 경찰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봐요. 못된짓 하는 놈 있으면 잡아내는 선수도 있어야죠. 패킷 교환에 시간이 걸리니까 실시간이 아니다? 우와, 그렇게까지...
6502 | 2009/11/08 04:27 | DEL

끝에 제가 덧붙인 건 RT-OS (real time operating system)에서의 정의일겁니다. 산업현장 같은데서는 반드시 두 곳에서의 동시성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RT-OS를 쓰죠. 다른 분이 전화를 예로 드셨는데, 방송 같은 것도 일종의 실시간시스템입니다. 중간에 늦게 도착한 부분은 버리고 제 시간에 도착한 데이터만으로 계속 동시성을 이어가는... (그게 안 되면 방송시간이 계속 조금씩 뒤로 밀리겠죠) 그에 비해 패킷망은 마지막으로 도착한 패킷까지 다 모아서 완결된 데이터만 보내줍니다. 뭐, 그것도 완벽하진 않지만... 시사적으로 쓰이는 '실시간'의 개념과는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6502 | 2009/11/08 04:37 | DEL

산업에서의 실시간이, 한 시스템의 콘솔 및 모든 터미널에서, 혹은 통신망의 양단에서 동기(싱크)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뜻한다면, 지금 언론계에서 말하는 실시간 웹이란 것은 구(舊)매체의 리프레쉬 사이클(신문이라면 하루, 방송이라면 다음뉴스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보다 빠르게 보도되는 것을 뜻하는 듯 합니다. 사실 그런 면에선 예전의 호외나, 요즘의 신문사 웹사이트, 방송국의 긴급속보 자막이나 기존방송을 끊고 전달되는 긴급뉴스도 실시간의 예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취재현장에서 기자들은 듣는 것과 동시에 타이핑을 하고, 브리핑이 끝나기가 무섭게 송고를 하더군요. 그걸 바로 홈페이지에 반영하면 그것도 실시간이죠.
그렇네요 | 2009/11/07 18:28 | DEL | REPLY

진정한 의미의 실시간은 "전화"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화..음성통신망은 제 아무리 츠케다시가 된다하더라도 절대 없어지지 않겠죠.
psycholian | 2009/11/07 23:24 | DEL | REPLY

무섭죠..ㅋㅋ 웹의 확산성...이러한 속성으로 인해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정말 힘들어지는 세상입니다.ㅎㅎ
광파리 | 2009/11/08 00:55 | DEL

앞으로 모바일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급속히 확산될 텐데, 마타도어가 난무하는 선거 때 소셜 미디어가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 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 뿐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도 지켜봐야겠죠.
밝은터 | 2009/11/08 04:09 | DEL | REPLY

정말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광파리 | 2009/11/08 09:46 | DEL

스포츠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시는군요. 어느 분야든 웹이 리얼타임으로 진화하면 영향을 받을 거라고 봅니다. 미국에 비해 우리가 많이 뒤졌다는 게 아쉽습니다.
0110110 | 2009/11/08 09:52 | DEL | REPLY

식당에서도 빨리 빨리, 건축 현장에서도 빨리 빨리인데....이젠 웹에서도 빨리 빨리라....
빨리 빨리병이 유난히도 심한 한국 문화와 만난다면 파급력이 심한 정도가 아니겠지요.
신종 플루 백신 맞지말자 어쩌고 하던 사례도 있었으니까요.

화두가 실시간인데요.---실시간 뉴스 접하지 못한다고 해서 다 낙오되는 건 아닐 겁니다.
물론 실시간 정보가 꼭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저 같은 일반인이라면 솔직히 무의미하지요.
애플이 뭘 내 놓는다더라 새로운 안드로이드 폰이 나왔다더라---몰라도 상관 없고 설사
알고 싶다해도---내일 알아도 아무 문제 없는 것들 입니다. 실시간 세상이 도래했다 해서
모두가 기자여야 할 이유가 없듯이 ---모두가 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쥬 멍 푸---프랑스말인데...내 일 아니면 상관 없어, 나만 아니면 돼---쯤으로 번역된답니다.
프랑스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고방식이지만
세상 일에 신경 좀 끄고 사는 것도 필요할 듯 싶어요.
광파리 | 2009/11/08 12:16 | DEL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나 사는 게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저도 때로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특히 신문쟁이로서는 옛날이 그립기도 하죠. 그런데 제 얘기는 실시간으로 가는 게 좋다 나쁘다가 아닙니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트위터 리스트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또 달라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읽을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신문 잡지까지 읽을 시간이 어디 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원하는 퀄리티 콘텐트를 너무 쉽게, 그것도 공짜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아이튠즈로 음악산업을 뒤엎었습니다. 실시간 웹은 이보다 훨씬 넓은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봅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싫으면 안따라가면 그만입니다. 자동차가 나온 뒤에도 상당수 귀족들이 한참 동안 마차를 고집했다고 합니다.
0110110 | 2009/11/08 12:37 | DEL

맞습니다....아무리 좋은 물건이나 서비스라도 나와 관계되지 않거나 내가 싫으면 그만인거죠....꼭 필요하다면야 공수라도 해 오겠지만--- 필요하지도 않은 데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겁니다....아직까지는 포털 사이트가 전하는 뉴스보다 신문이 좋고, 온라인 잡지 보다 오프라인 잡지가 더 좋습니다.....애플 큐브, 삼보 체인지 업, 맥 오에스 텐 타이거, 읜도 XP, IBM C-220P, 쏘나타 2, 무쏘 인터쿨러, 소니 트리니트론 티비.....그러고 보니 주위에 있는 모든 게 골동품 소리 듣는 것들 뿐이군요....변화는 필연이나 서둘지는 않는다---랄까요.
한문일 | 2009/11/10 10:15 | DEL | REPLY

안녕하세요
항상 구독하면서 하나 하나 배워가고 있습니다^^

문득 든 생각인데,
어느 정보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해주는 '길드'와 같은 존재가 나타나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와 같은 SNS에 참여를 하고 있지만 파워블로거와 같이 아마+프로 분들이 모여서 A라는 정보가 이슈가 된다면 그 이슈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해주는거죠~

자기 분야의 최신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니 기꺼운 마음에 하실 것 같은데요.
그 정보가 필요한 개개인들은 기뻐질테구요.

실시간(혹은 실시간에 가까운)이 새로운 화두가 되었네요 :)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가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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