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는 너무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IT부장을 4년이나 했으니까요. 2004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기획부장 발령을 받고 편집국을 떠날 때는 시원섭섭했습니다. 결국 떠나는구나. 오래도 했지. 후배들이 얼마나 욕했을까.
그런데 답답하더군요. 신문사 기획부장이라…. 기사만 쓰던 사람이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요즘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광파리는 IT를 아주 떠날 수는 없겠다. 기자생활 절반을 IT 언저리에서 했는데 갈 곳이 IT 말고 있겠나. 뭐 이런 거죠. 게다가 제가 하는 기획 일도 IT랑 관련이 많거든요.
한때는 IT에 미치다시피 했지요. IT란 용어가 국내에 알려지지도 않은 1994년 IT 관련 번역서를 냈거든요. 재미가 없어서 쪽박 찼죠. 1993년엔 ‘멀티미디어 신산업혁명’이란 책도 썼어요. 제목이 촌스러워 그때도 재미 못봤어요.
IT 바닥에 남기로 한 데는 핑계가 있습니다. IT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봉사하자. 너무 거창한가요? IT부장을 3년쯤 하다 보니 답답해지더군요. IT산업이 빌빌대는 모습이 확연하게 느껴지는 거에요. IT 버블이 꺼진 이후 투자도 부진하고 창업도 부진하고 정부 정책도 자주 빗나갔지요.
안되겠다 싶어 밖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매일 인터넷으로 외신을 뒤졌습니다. 어느 순간 입이 근질근질해지더군요. 얘기하고 싶은 게 많아진 겁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열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데스크가 블로그를 끌고 가기가 쉽지 않지요. 맨날 바쁘니까. 결국 블로그를 열지 못하고 IT부를 떠났어요.
이제야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글로벌 IT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막상 블로그를 열고 보니 겁이 나네요.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려면 스페셜리스트라야 하는데 기자는 제너럴리스트잖아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아는 것 위주로 쓰겠습니다. 공정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자주 들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