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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 회장이 어제 애플 이사회에서 물러났습니다. (보도자료) 2006년 8월에 애플 이사가 됐으니까 3년만입니다. 왜 물러났을까요? 물러난 걸까요, 밀려난 걸까요? 이 사안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겠죠.
테크크런치 기자가 간명하게 분석했더군요. “적의 적이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아시다시피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과 애플의 공적이었습니다. 적의 적이니 둘은 친구가 됐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싸움은 구글과 애플이 MS를 협공하는 판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양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닙니다. 모바일웹 시장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부딪치고 있습니다. 애플이 만든 앱스토어를 구글도 만들었고, 애플이 간신히 자리를 잡은 컴퓨터 운영시스템(OS) 시장에 구글도 뛰어들었습니다. 게다가 구글은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로 아이폰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두 회사가 멱살잡이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구글이 애플 앱스토어에 올리겠다고 신청한 구글 보이스 어플리케이션을 애플이 거절한 겁니다. “왜 안된다는 거야?”, “그건 안돼”, “그런 법이 어딨어?”,“아무튼 안돼”… 이런 식으로 티격태격 했겠죠. 애플로선 변명이 궁색했을 겁니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왼쪽)와 구글 CEO 에릭 슈미트. 비즈니스 인사이더]
애플은 왜 구글 보이스 어플리케이션을 거절했을까요?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구글 보이스는 통신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AT&T에 아이폰을 공급하는 애플로서는 AT&T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거절 배후에 AT&T가 있다는 소문이 나돈 건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구글 보이스 어플리케이션은 구글과 애플이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줬습니다. 더군다나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즉각 애플의 구글 어플리케이션 거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CC 위원장이 개방주의자란 얘기가 흘러나오는 걸 보면 애플 측에 불리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이 애플 이사직을 사임한 것은 바로 이 시점입니다. 그런데 물러난 걸까요? 밀려난 걸까요? 글쎄요.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그동안 고마웠어. 이젠 나가줬으면 해”라고 말하자, 슈미트가 “알았어. 내 발로 걸어 나갈께”라고 했겠죠. 아무튼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이걸로 끝났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갈라선 시점이 참으로 묘합니다. 공적인 MS는 지난 6월 끝난 2009 회계연도에 상장 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구글과 애플의 협공이 성공한 시점에 둘은 적이 된 것이죠. 이제 미국에선 MS-구글-애플이 사안에 따라 손을 잡는 ‘IT 삼국지’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광파리>
*** 광파리는 트위터에서도 광파리(Kwangpare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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