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렇지, 삼성이 덜 떨어진 ‘갤럭시’로 만족할 리 없지. 아침에 인터넷에서 삼성의 두 번째 안드로이드폰 ‘모멘트(Moment)’를 보면서 느낀 소감입니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팔고 있는 ‘갤럭시’는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삼성이 왜 이렇게 내놨을까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모멘트는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에 모멘트를 공급할 거라고 합니다. 오늘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획을 발표합니다. 스프린트가 미리 보도자료를 냈는데, 슬라이드 아웃 쿼티 자판을 갖춘 폰입니다. 다음달 1일 발매하는데 2년 약정에 179달러. 우리 돈으로 20만원쯤 됩니다.
이 폰은 화질 좋은 AMOLED 터치스크린에 320만 화소 카메라/캠코더를 탑재했습니다. 화면 크기는 3.2인치. 아이폰(3.5인치)보다 약간 작습니다. 무선인터넷 WiFi와 GPS 기능도 내장했죠. 구글검색 G메일 구글맵 등 각종 구글 서비스는 기본이고 페이스북 트위터 플리커 등도 쉽게 접속할 수 있습니다.
[삼성 모멘트 사진]
또 한가지 특징은 800㎒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어 빠르다는 점입니다. 스프린트 보도자료에는 지금까지 나온 휴대폰으로는 가장 빠른 축에 든다(one of the fastest wireless phones available today)고 씌여 있습니다. 스프린트의 3세대 서비스(EVDO 리비전A)용입니다. LG텔레콤 오즈도 리비전A지요.
어떻습니까? 밝혀진 스펙이나 동영상만 봐도 제법 폼을 갖췄습니다. 삼성이 첫 번째 안드로이드폰 갤럭시를 내놨을 때는 안드로이드를 그대로 탑재해 돋보이는 점이 없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봐야겠지만 미국인들이 혹할 만한 강점을 두루 갖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시다시피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 운영시스템(OS)입니다. 소스가 공개돼 있어서 휴대폰 메이커로서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고 이동통신사 요구에 맞춰 개발하기도 쉬울 겁니다. 안드로이드폰 선발주자는 휴대폰 메이커로는 대만 HTC이고 이동통신사로는 미국 4위 사업자 T모바일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3위 사업자 스프린트입니다. 2위 사업자 AT&T와 1위 사업자 버라이즌도 최근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버라이즌은 모토로라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런 상황에서 세계 2위 휴대폰 메이커인 삼성이 미국 시장에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습니다. 이건 무얼 의미할까요?
한 마디로 안드로이드폰 싸움이 본격화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까지는 후발주자인 T모바일 HTC 등이 안드로이드 시장을 끌고 가는 형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메이저들이 나섭니다. 미국 1~3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나서고, 휴대폰 메이커로는 세계 2위 삼성, 3위 LG, 4위 모토로라가 가세합니다.
그러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MS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파트너들이 ‘윈도모바일 6.5’를 탑재한 휴대폰을 연말까지 20개 국가에서 30여종 내놓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파트너에는 삼성 LG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에 맞서 “윈도폰”이란 명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삼성과 LG는 양쪽에 발을 들여놓은 셈입니다. 양사는 안드로이드폰 시장을 앞장서서 끌고가긴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으로는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모델이 우선이고 MS와의 오랜 관계도 생각해야겠죠. MS 눈치를 보면서 윈도폰도 내고 안드로이드폰도 내는 전략을 펼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도 점차 안드로이드폰 열풍이 확산될 것 같습니다. 삼성 LG 팬택 등이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고 이르면 연내에 제품을 내놓을 거라고 합니다. 아이폰이 나오면 안드로이드폰으로 맞짱뜰 것이란 얘기도 나돌고 있죠. 아무튼 이젠 안드로이드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네요.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