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앱스토어 모바일 혁명 1년…아이폰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통신(유선 이통)]

1년 전인 2008년 7월11일. 광파리는 애플이 내놓은 ‘앱스토어’란 걸 보면서 총 맞은 것처럼 놀라 자빠졌습니다. 휴대폰과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때 아이팟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아이튠스를 이용해보지도 않은 터여서 충격이 컸습니다.

이젠 다들 아는 얘기지만 앱스토어는 어플리케이션을 사고 파는 온라인 장터입니다. 누구든지 애플이 공개한 툴킷을 사용해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앱스토어에 올려놓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애플한테 30%를 수수료로 떼어주지만 잘만 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총 맞은 것처럼 놀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앱스토어가 나오기 1년쯤 전 삼성전자가 자사 휴대폰에 애완동물 게임을 탑재하고 임원들한테 사용해보라고 권장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이걸 대단한 자랑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앱스토어가 등장하면서 이런 건 ‘뻘짓’이 되고 말았습니다.

[앱스토어 1주년 특별 페이지. 한국 아이튠스에서는 뜨지 않습니다.]

애플은 어플리케이션 552개를 진열해놓고 앱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사실 552개도 대단합니다. 552개면 없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앱스토어에 올려진 어플리케이션은 65,000개나 됩니다. 공짜도 있고 0.99달러짜리, 9.99달러짜리도 있습니다. 다운로드는 15억회에 달했답니다.

초창기엔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베이비 쉐이커’가 대표적입니다. 아이폰을 마구 흔들어 아기가 울음을 멈추면 아기 눈에 X표를 긋는 게임입니다. 소비자 비난이 쇄도해 앱스토어에서 퇴출됐죠. 가격이 999.99달러나 되는 ‘아이앰리치’란 어플리케이션은 사기로 드러나 열흘도 안돼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초기에는 애플과 개발자들이 다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왜 내 것은 올려주지 않느냐, 뭐가 문제란 말이냐…원성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 와중에도 ‘앱스토어 백만장자’가 끊임없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이 뜨면서 한두 달만에 수십만, 수백만 달러를 번 개발자가 속출한 겁니다.

 

[왼쪽은 ‘베이비 쉐이커’, 오른쪽은 ‘아이파트 모바일’]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방구 어플리케이션이 붐을 일으켰습니다. 아이폰에서 각종 방구 소리가 나오게 하는 ‘아이파트 모바일(iFart Mobile)’이 뜨자 비슷한 어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미국 전역이 방구 소리로 시끄러울 지경이었죠. 급기야 비즈니스 모델 침해 여부를 놓고 법정소송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폰은 ‘무적전설’로 변해갔습니다. 애플이 그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려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가능하지도 않았을 테고 휴대폰 시장에서 단숨에 자리 잡기도 어려웠겠죠. 애플은 이제 아이폰 세 번째 모델과 아이폰3.0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아이폰 구경도 못한 채 아이팟터치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저는 뉴스 어플리케이션과 모바일게임 서너개를 샀고 공짜 어플리케이션 10여개를 내려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의 뉴스 어플리케이션을 써보면서 미디어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스 어플리케이션(공짜)과 고스톱 게임(1.99달러)]

이제 우리나라에도 아이폰이 들어온다고 하죠. 전파연구소 인증을 받았고 망 연동 테스트도 끝냈다고 합니다. KT만 내놓을지, SK텔레콤도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사는 정액요금제입니다. 요금제가 마음에 들면 아이폰으로 갈아타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아이팟터치만 만지작거릴 생각입니다.

지금도 “아이폰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러느냐”며 따지듯이 묻는 분도 있습니다. 아이폰이 모바일 시장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꿨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말이 나올 수도 있겠죠. 아이폰이 국내서도 출시돼 ‘모바일 주권’이 소비자와 개발자한테 넘어가는 걸 보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 광파리는 트위터에서도 광파리(Kwangparee)입니다.

애플, 앱스토어, 아이폰, 아이팟터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모바일 혁명
posted at 2009/07/11 19:08:00 트랙백(0) | 댓글(15) | 스크랩
Today : 4,995 | Total : 4,033,303
skin by freelo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