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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가 미국에서 과연 빛을 볼까요?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이 어제(9월29일) 인구 130만의 동부지역 작은 도시 볼티모어에서 ‘좀(XOHM)’이란 브랜드의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상용화는 처음입니다.
모바일 와이맥스라고 하면 생소할 텐데요, KT 와이브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텔 주도로 와이맥스 기술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모바일 와이맥스에는 한국 와이브로 기술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했거든요. 다른 점이 있다면 와이맥스는 유선 인터넷을 대체할 수 있는 고정형도 있다는 점입니다.
스프린트는 모바일 와이맥스를 설명하기 위해 이런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핫스팟이라고 생각해 보라.’ 바로 이것입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핫스팟에서만 쓸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을 도시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 바로 모바일 와이맥스입니다. 그것도 더 빠른 속도, 더 싼 요금, 더 좋은 품질로 가능합니다.

[XOHM 홈페이지 화면. ‘볼티모어가 하나의 거대한 핫스팟이라고 생각해 보라’는 카피가 눈에 띈다. 오른쪽 위는 가정용 와이맥스 모뎀, 아래는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노트북용 와이맥스 카드.]
속도는 다운로드 2~4Mbps(초당 2~4메가비트), 업로드 1~2Mbps라고 하니까 현행 3세대 이동통신의 2배에 가깝습니다. 요금은 홈인터넷은 월 25달러, 노트북으로 이용하는 이동형(on-the-go)은 월 30달러, 하루짜리는 10달러입니다. 홈인터넷+이동형 결합상품도 한정판매하는데 월 50달러입니다.
XOHM 와이맥스를 이용하려면 노트북에 꽂아 쓰는 무선카드나 홈모뎀을 사야 합니다. 무선카드는 삼성전자 제품이 먼저 나왔습니다. 가격은 59.99달러. 홈모뎀은 지셀 모델인데 79.99달러라고 합니다. 스프린트는 연내에 USB 모델과 와이맥스 모뎀 내장 노트북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중국 ZTE 제품도 나옵니다.
볼티모어 뿐이 아닙니다. 연내에 워싱턴DC와 시카고에서도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에는 필라델피아, 보스턴, 달라스-포트워스로 확대합니다. 전국망이 깔리기 전에는 와이맥스망과 3세대 이동통신망을 함께 쓸 예정입니다. 와이맥스 망이 깔리지 않은 곳에선 이동통신망을 쓴다는 얘기죠.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올려진 모바일 와이맥스 기술진화 흐름도]
이 서비스는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는 4세대 이동통신 초기 기술인 모바일 와이맥스가 시험대에 오른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서비스가 성공하면 모바일 와이맥스는 4세대 기술로 살아남게 되겠죠. 두 번째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와이맥스 네트워크와 장비를 공급한다는 점입니다.
2010년 이후에 상용화될 4세대 이동통신 기술후보로는 LTE(롱텀이볼루션)와 모바일 와이맥스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LTE는 현행 3세대 기술인 WCDMA에서 진화한 것이라서 AT&T, 버라이즌, NTT도코모 등 선발사업자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이 기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겠죠?
모바일 와이맥스는 신기술입니다. 아직 기술표준도 확정되지 않은 LTE에 비해 현재까지는 앞서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기술이라서 투자를 많이 해야 하고 실패할 위험도 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프린트와 같이 판을 뒤집고 싶어하는 후발사업자들이 모바일 와이맥스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와이맥스를 맨 먼저 상용화한 사업자는 한국의 KT입니다. 2006년 6월30일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니까 스프린트보다 2년 이상 빠릅니다. 그리고 와이맥스를 인텔이 주도하고 있지만 모바일 와이맥스는 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한 한국 기술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스프린트의 모바일 와이맥스 XOHM 브랜드 로고]
스프린트의 와이맥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게 성공한다면 4세대 이동통신의 중심은 급격히 와이맥스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스프린트가 실패한다면 유럽이 주도하는 LTE가 천하통일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이길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스프린트의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는 정말 어렵게 탄생했습니다. 지난해 5월 스프린트와 클리어와이어가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합의하면서 잘나가는가 싶었는데 스프린트 회장이 쫓겨나면서 무산됐습니다. 급기야 원천기술 보유자인 인텔이 구글이랑 컴케스트 등을 끌어들여 수습을 했지요.
모바일 와이맥스가 미국에서 성공할까요?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KT 와이브로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지역에 한계가 있다는 게 가장 큰 흠입니다. 전국망을 갖추려면 수조원대 투자가 필요하겠죠. 글로벌 로밍에서도 한참동안 이동통신에 뒤질 겁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끝)
제가 5, 6월에 쓴 모바일 와이맥스 관련 글 3꼭지 링크합니다.
2008/6/19 KT 와이브로가 전화도 된다면
2008/6/11 영국과 핀란드가 한국 와이브로 기웃기웃
2008/5/9 누가 와이브로를 죽었다 했는가
스프린트 보도자료 링크했습니다.
스프린트의 XOHM 사이트 링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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