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소장 엄중구)가 고 도상복 화백의 가짜 그림을 진짜로 감정해 줬다는 주장을 제기해 ‘엉터리 감정’ 파문이 예상된다.
 도 화백의 유족측은 지난달 20일 한국화랑협회(회장 이현숙)와 한국미술품감정협회(대표 송향선)가 감정업무 제휴를 위해 지난해 1월1일 출범시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올 2월 도 화백의 가족이 가짜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6호 크기‘라일락(31.8×40.9cm)’을 진품으로 감정한 뒤 감정확인서까지 발급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9일 도 화백의 딸 문희,성희씨가 오는 26일 K옥션의 메이저 경매에 출품된 도 화백의 작품을 미리보여 주는 프리뷰 행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사실상 국내에서 근현대미술품을 감정하는 유일한 곳인 미술품감정연구소가 지난해 변시지 화백의 그림 ‘소년과 조랑말’에 이어 이 같은 사건이 터져 만약 위작으로 판명 날 경우 공신력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 화백의 딸 문희씨는‘라일락’의 경우 아버지가 그린 화풍과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희씨는 “아버지는 생전에 배경으로 빨간계통의 색감을 쓰지 않았는 데 이 그림은 붉은색이 바탕화면에 깔려있는 데다 사인도 영문자‘도상봉’이 아닌 ‘상봉도’로 표기돼 있다"며“꽃병의 마티에르,명암 등이 기존의 작품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가가 위작임을 밝힌 작품을 작가에게 진위 여부 문의도 하지 않은 채 진품감정서를 발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술품감정연구소측은 이 작품이 도 화백의 1953~1954년 작품이 확실하다고 반박했다.
 모 화랑 대표는 “두 단체의 통합으로 우려했던 미술품 감정 독점현상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미술품 감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할 통로가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중구 미술품감정연구소장은 “천경자 화백도 자신의 작품 ’미인도‘에 대해 가짜라고 주장한 적이 있지만 작품의 진위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유족 측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이작품은 진품이 확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한편 도상봉의 작품 '라일락'이 이같은 위작 논란에 휩싸이자 K옥션은 지난달 26일 메이저 경매에 이작품을 올리지 않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신세계백화점이 경매 장소를 제공하고 의류업체 쌈지를 비롯해 세아제강,톰보이,벽산엔지니어링 등이 공동 출자한 미술품 경매회사 옥션별(대표 천호선)이 다음 달 25일 첫 경매를 열고 출범한다.

옥션별이 내세우는 전략은 미국 유럽 등 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유망한 국내 작가 작품과 저평가된 고미술품을 발굴해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것. 싼 추정가를 통해 응찰자를 끌어들이기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작가의 뛰어난 작품 위주로 경매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첫 경매의 출품작은 총 150여점.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김수자 최정화 이수경 홍성철 등 한국현대 미술품 70여점을 비롯해 앤디 워홀,캐트린 코프만 등 해외 미술품 50여점,고미술품 30여점 등을 전문가 감정을 거쳐 경매에 부친다.

출품작 중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설치작가 김수자씨의 보자기 판화 '7가지 소원'(2004년작·추정가 미정). 연못에서 오순도순 헤엄치는 두 마리 거북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다. 고미술품 중에서는 추정가 10억원대의 도자기 '조선철화죽문호'가 간판 작품이다.

해외미술품으로는 앤디 워홀의 '전기의자'를 비롯해 캐트린 코프만의 '블루',사진작가 신디 셔먼의 '무제' 등이 주목을 받는 작품으로 꼽힌다.

천호선 대표는 "이제 미술품도 시장과 고객에게 가격 결정권이 맡겨져야 할 때"라며 "옥션별은 대형백화점과 공동 작업을 추진함으로써 미술시장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품작은 다음 달 18~24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미리 볼 수 있다. (02)6262-845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