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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와이너리|송점종 지음|생각의나무|304쪽|3만2000원

세계 최초ㆍ국내 유일의 와인 MBA(경영학 석사) 송점종 우리자산관리 대표(사진)가 16개국 최고 와인과 포도 농장 얘기를 담은 <와인&와이너리>를 펴 냈다. 그는 2001년 프랑스 보르도 경영대학원에 개설된 와인 경영학석사 과정 1기생이자 글로벌 와인석사 1호인 와인광.JJSong 와인문화연구소장이기도 하다.

1977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16년간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며 와인을 공부한 그는 국가별 와인 산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체험한 와인 비즈니스 에티켓,와인 바를 운영하고 즐기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녹여 냈다. 와인 MBA답게 세계 와인 시장의 흐름과 전망,와인 산업의 구조,양조 과정과 마케팅의 이면까지 펼쳐 놓는다. 사진작가 장영준씨의 고감도 포도밭 사진을 곁들여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그는 코냑 지방의 와인이 타닌과 당도 부족으로 홀대받다가 증류를 거쳐 40도의 독주로 거듭난 뒤 오크통 숙성을 통해 고급 술로 재탄생한 과정처럼 "새로운 창조는 늘 엉뚱한 곳에서 시작된다"고 얘기한다. 우리나라 와인의 시초도 1960년대 태풍에 떨어진 사과로 만든 '애플 와인 파라다이스'라면서 "위대한 파괴가 위대한 생명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국산 포도의 원가가 프랑스의 10배에 달하고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아 와인 산업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와인 수입을 제외하고 가능한 와인 산업이라면 전문적인 와인 셀러(저장고)를 만드는 것.그래서 그의 다음 목표는 '와인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했다가 고객이 원할 때 제공하는 사업'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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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와인은 적포도를 담갔다가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 포도즙만을 가지고 화이트 와인과 같은 방법으로 양조한 와인을 말한다. 로제 와인의 역사는 와인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수민 와인나라아카데미 강사는 "18세기 이전만 해도 기술이 부족해 지금처럼 짙은 붉은색을 뽑아내지 못했다"며 "때문에 레드 와인이라 해도 로제 와인처럼 색이 옅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데 영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즐겨 마시던 보르도 와인을 진분홍색을 뜻하는 단어인 '클라렛'(claret)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이후 로제 와인은 프랑스 남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생산됐는데 이는 기후와 관련이 있다. 프로방스와 같은 남부지방은 더운 여름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것은 부담이 됐지만 지중해성 기후로 청포도를 재배하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후 적포도로 화이트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로제 와인을 즐기기 시작했다.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레드와인 제조법과 같이 포도껍질 채로 압착해 발효하다 과즙이 핑크색을 띠면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남은 과즙을 발효하는 방법이 있다. 두번째는 레드 와인 포도품종을 압착한 후 바로 포도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그 과즙을 발효하는 방법이다. 적포도는 껍질을 제거해도 과즙에 색소가 남기 때문에 옅은 핑크빛이 돈다. 마지막으로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블렌딩해 만드는 것인데,이 방법은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제 샴페인에만 허용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엄경자 소믈리에는 "로제 와인은 적포도 껍질의 타닌 성분이 소량만 포함돼 있어 숙성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일부 최고급 와인을 제외하고는 장기 숙성용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문에 가장 최근 빈티지를 구입해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로제 와인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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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얼마 전 눈길을 끄는 통계가 발표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로제 와인 판매량이 전체의 22%로 화이트 와인(18%)을 앞지른 것. 또 영국에서는 로제 와인소비가 지난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요즘 로제 와인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로제 와인은 그동안 레드 와인에 묻혀 오랜 시간빛을받지못한‘들꽃’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와인 애호가들과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와인시장의새로운‘디바’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의 로제 와인 생산지로는 남부 프로방스 지방,론 지방의 타벨,중서부 루아르 지방의 앙주 등이 손꼽힌다. 프로방스는 연간 1억병가량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 중 70% 이상이 로제 와인이다. 프로방스의 로제 와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색이 옅고 타닌 함유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프로방스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도멘 느 오트의 '방돌 로제'(8만원대)가 대표적인 와인으로 그르나슈,생소,무르베드르,시라 4개 포도 품종을 블렌딩해 만든다. 색은 옅은 장미빛을 띠지만 맛은 매우 드라이하고 향이 강하다.

타벨 지역에서는 주로 그르나슈 품종으로 로제를 생산하며,생소 등을 혼합해 만들기도 한다. 주황빛이 감돌며 향이 풍부하고 타닌감이 상대적이 강하고 단맛이 적은 것이 특징.'엠 샤푸티에 타벨로제'(3만원대)는 연한 황갈색을 띠며 잘 익은 살구향에 탄탄한 구조감을 갖춘 와인으로 로버트 파커로부터 88점을 받았다. 칠링해서 식전주로도 즐겨 마신다.

앙주에서는 주로 밝고 환한 색의 로제 와인을 생산한다. 1170년에 설립된 샤토 드 페스레는 수세기 동안 여러 주인을 거치다 1991년에 가스통 레노트르가 인수해 재정비했다. '샤토 드 페스레 로제 앙주'(2만원대)는 그롤로(70%),카베르네 프랑(30%)을 블렌딩해 만들었으며 과일향과 함께 옅은 감초향이 균형을 이뤄 가벼운 여운을 남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생산되는 '화이트 진판델'은 불그스름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블러시 와인'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미국에서 로제 와인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었다. 1972년 셔터홈이라는 양조장에서 포도 품종의 일종인 진판델을 대량으로 발효하던 중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들은 발효가 중단된 와인을 처분하기 위해 '화이트 진판델'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색이 옅어 화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 와인은 달콤한 맛으로 예상 밖의 인기를 얻었고,이후 많은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화이트 진판델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셔터홈 화이트 진판델'(2만원)은 핑크빛에 딸기,수박의 향이 인상적이다. 딸기ㆍ라즈베리ㆍ시트러스 향과 미세한 기포가 느껴지는 갤로사(社)의 '터닝리프 화이트 진판델'(1만5000원)과 함께 미국의 가장 대중적인 로제 와인으로 손꼽힌다.

스페인은 '고품질ㆍ합리적 가격' 전략으로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템프라뇨','가르나챠','보발' 등과 같은 스페인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 다른 품종의 로제 와인에 비해 색깔이 진하고 화려하며 질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북부 리오하 지역에 1970년 설립된 와이너리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가 생산하는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로사도'(2만5000원)는 템프라뇨(80%)와 가르나차(20%)를 블렌딩해 만들었다. '로사도'는 '로제'의 스페인식 발음이다. 짙은 체리색깔에 꽃향기가 풍부하다. '블루넌 핑크 아이스'(4만5000원)는 독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블루넌이 2003년부터 스페인 중동부 발렌시아 지역에서 생산한다. 템프라뇨(85%)와 그르나슈(15%)를 블렌딩해 만들었으며 잔에 얼음을 넣고 마실 때 맛과 향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독특한 와인이다.

톡 쏘는 탄산이 매력적인 스파클링 와인에도 로제가 있다. 본래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 품종으로만 만들도록 제한돼 있으나,샹파뉴 지방에서 로제 샴페인을 만들 때만 예외적으로 레드와 화이트를 섞어 만들기도 한다. 로제 샴페인은 청포도인 샤르도네와 적포도 피노누아를 블렌딩해 만든다. '동 페리뇽 로제 1998'(60만원대)은 최고급 로제 샴페인으로 풍부한 향과 약한 떫은 끝맛이 인상적이며 일반 로제 와인과는 달리 9~11년의 병 숙성을 거쳐도 로제 와인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 밖에 로제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간치아 브라케토 다퀴'(3만2000원)가 있다. 이탈리아의 다퀴 지역에서 만든 와인으로 과일향과 장미향의 여운이 길게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