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의 여의도는 치열하다.수많은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어깨가 부딪힐 정도다.끼니를 때우러 걷고 있는 사람들을 신경쓰며 걷는 것도 여간한 일이 아니다.
 그 가운데 걷지 않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주로 ‘아주머니’들이다.‘찌라시(전단지)’를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이다.수만명이 부대끼며 사는 곳인 만큼 식당도 경쟁이 치열하다.소문도 빠르고 다들 주머니도 다른 지역보다 두둑한 편이다.이들을 끌어드리려는 식당들이 여의도 직장인에게 전단지를 떠넘기듯이 던진다.
 그런 아주머니들중 한 사람을 안다.전단지를 나눠주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고마운 일은 전단지를 받아주는 일이다.해서 되도록 전단지를 받는다.점심식사 자리에 도착하면 손에 쥔 전단지가 한 움큼이다.그렇게 받아주다보니 매일같이 만나는 한 아주머니와 안면을 트게됐다.인사하는 사이가 됐다.
 이 아주머니는 퇴근시각이 넘어가면 식당 전단지가 아닌 노래방 전단지를 나눠준다.좋게 말하면 ‘투잡’이고 반대로 말하면 ‘두탕’을 뛰고 있는 셈이다.한번은 저녁에도 뵙게돼 나눠주는 전단지를 으레 받았다.그리고선 아무 생각없이 가던 길을 갔는데, 문제는 다음날 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도 저녁시간에도 이 아주머니가 ‘쌩까기’ 시작한 것이다.당신이 들고 있는 전단지가 빨리 사라져야 자신의 일이 끝나는데도 뭔 일인지, 다른 사람에게는 전단지를 받아달라고 사정을 해도 나에게는 절대 주지 않았다.인사도 하지 않았다.
 몇번을 그렇게 지나가자 궁금해졌다.내가 뭔가 잘못한 일이 있는지도 염려가 됐다.다음번 마주쳤을 때 물었다.
 “전단지 왜 안줘요?”
 “아저씨는 전단지 가져가기만 하지 절대 오지 안 잖아. 뭐하러 그걸 줘.절대 오지도 않으면서.”
 감동했다.전단지를 보고 그곳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받은 건 아니다.그저 아주머니의 일을 덜어드리려고 했던 것일 뿐인데, 아주머니는 CEO의 마음으로 전단지를 돌린 것이다.
 대개 아르바이트를 하면, 받은만큼만 한다고 생각한다.전단지 아르바이트도 오늘 받은 만큼만 모두 소진하면 된다.그것이 실제 매출과 연결된다고하더라도 아르바이트생이 더 가져가는 보너스는 없다.그러나 여의도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아주머니는 단지 손에 든 전단지가 소모되기만을 바라며 일을 하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