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개각을 한지 하루만에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용산 재개발지역 주민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주민 등 6명이 숨지는 대형 사상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않아도 여당조차 “개각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인사 배제에 따른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라 엎친데 덮친 격이다.
더욱이 강제진압의 지휘선상에 이번 개각서 영전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등이 포함돼 있어 난감함은 더 크다.
매번 꼬이는 개각…이번엔 그냥 넘어가다 했더니
이 대통령은 인사복이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지난해 조각부터 코드인사를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고소영 내각’‘강부자 내각’등의 비난을 받으며 첫 출발부터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망사가 됐다.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인사실패로 지지율을 까먹었다.
두번째 인사는 지난해 7월 개각이다.세명이 교체됐다.
그 때는 장관 후보자들은 그런대로 무난히 넘어갔지만 차관 경질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을 놔둔채 최중경 제1차관을 경질한 결과다.
시장의 신뢰 상실 등 여당내에서조차 비판이 거세지자 신임이 두터운 강 장관은 유임시킨채 최 차관을 경질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에대해 ‘전쟁에서 패한 지휘관은 남고 지휘관의 명을 받고 일선에 나섰던 장수가 홀로 책임을 지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번에는 그래도 무난히 넘어가나 싶었다.
야당도 딱히 각을 세우지 못한 터였다.마음에 드는 인사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큰 하자를 발견하기도 쉽지않아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그러니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원세훈 장관과 김석기 청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최악의 경우 이번 사태가 ‘제2의 촛불’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준표 “미적거리단 민심떠나”김석기 청장 사퇴요구
한나라당은 겉으론 평온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있다.인사소외에 대한 불만이 강하다.
당청소통을 내세워 여러차례 당 인사의 장관 기용을 건의했던 한나라당은 이번에 완벽하게 물을 먹었다.
당 대표는 개각발표가 임박해서 전화로 인선내용을 통보받고 “불가사의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홍준표 원내대표는 "미적거리단 민심이 떠난다"며 김석시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거론했다.한마디로 뿔이 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직계인 한 핵심당직자 조차 이번 개각에 대해 “걱정스럽다”며 “청와대 인사에 정무적 감각이 전혀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당직자는 “지금 개각을 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청와대가 해달라는 것을 다 해줬는데 청와대는 바깥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도했다.
그는 “최근에도 일 때문에 이 대통령을 만난적이 있는데 개각 얘기는 없었다”며 “극히 몇사람이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겨냥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인사문제로 여권 내부가 꼬여 법안 심의에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며 “쟁점법안의 2월 국회 처리도 물건너갈 수 있다”고 까지 했다.
청와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도 서슴지 않는다.
인사 효과 하루로 뚝…청와대 '다음엔 정치인'여 달래기 나서
청와대는 곤혹스럽기 짝이없다. 인사효과가 채 하루도 가지 못했다.
청와대는 선 진상규명 후 조치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민심이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번 사건은 매우 휘발성이 강한 민감한 사안이다.민정수석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급히 보고한 것 자체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그렇지않아도 ‘쇠고기파동’ 이후 경찰에 대한 일각의 비판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사회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이 경찰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자칫 급격한 여론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이튿날 이 같은 일이 벌어져서 당혹감이 더하다”고 했다.
제2의 촛불로 이어질 경우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야당은 경찰청장에 내정된 김석기 청장과 국정원장에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사청문회가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한나라당도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
변수는 민심추이다.민심이 크게 악화된다면 김 청장 등이 정치적 책임을 저야하는 상황을 맞을수도 있다.당장 한나라당 일각선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전방위 설득작업에 나섰다.자칫 인사청문회가 꼬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리는 다음 개각때 한나라당 의원들을 다수 입각시켜주겠다는 약속이다.벌써부터 홍준표 안상수 임태희 최경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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