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과 여의도가 이렇게 달라도 되는 겁니까”
광화문은 정부청사가 있는 곳으로 정부고 여의도는 각당과 국회가 있는 정치판을 의미한다.정부에서 일하다 18대 총선서 뱃지를 단 한 의원은 활극을 연상케하는 여의도 정치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문제가 있으면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간극을 좁히는 게 상식인데 여의도 정치판에는 그런 게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기자들 몇명과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다.
그는 처음엔 말을 잘 하려 하지 않았다.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 “그런 건 잘 모른다”“그런 건 정치 전문가한테 물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유도성질문을 피해갔다.
그런 그가 구태정치가 도마에 오르자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할말이 많은듯했다. “국회에 와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더라”며 “정부와 국회가 이렇게 달라도 되는 거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몇차례 조언을 했더니 ‘지금 그런 얘기할 때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며 “그 다음부터는 충고같은 건 할 생각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서로 의견이 다른 게 오히려 자연스런 거 아니냐”면서 “상호간에 다른 의견이 있다는 점 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게 우리 정치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로 이견이 있으면 만나서 논의하고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을 하는 게 민주주의 기본인데 우리 정치엔 그 기본이 실종돼있다”고 했다.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하기 보다는 힘을 앞세운 여당의 강행 처리와 야당의 회의장 점거가 되풀이 되는 게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정치권에는 적대적 공생관계가 형성돼있다”며 “여야 관계가 바로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지적했다.여당 강경파가 172석이라는 수의 우위를 앞세워 강공을 펴니까 야당도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강대강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는 논지다.
여당의 강경파와 야당의 강경파가 상호 대립각을 세우며 절묘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다보니 여냐 야의 합리적 세력은 발붙일 곳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에서 일하다 여의도에 오니까 적응이 안된다”며 “같은 서울인데 이렇게 다른 세상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그는 “여야관계나 당내서나 상호 다른점을 인정조차 하지 않는 풍토에서 할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그러니 조용히 지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카메라앞에서는 의원들이 경쟁도 잘 하더라”고 꼬집었다.“카메라 불만 켜지면 너도나도 서둘러 자리를 잡고 얼굴을 내미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통에 때론 자리를 잡기조차 쉽지않다”며 “그런데는 끼고 싶지 않다.절대 사양”이라고 했다.
“창피한 일”이라고도 했다.“우리 정치가 여기저기서 칼들고 휘둘러대는 난장판 같다”고 한마디로 요약했다.관료를 지낸 그가 험한 정치판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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