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치면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답은 정치인이다.
평소에 카메라 앞에 나서길 좋아하다보니 그게 몸에 배 번개를 카메라 플래쉬로 착각하고 웃는다는 우스갯소리다.
실제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 나서길 좋아한다.정치는 표를 먹고사는 직업이다.선거에서 이기려면 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대중정치인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대중성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TV다.비주얼 시대인 만큼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러다보니 방송 카메라만 등장하면 발언권을 얻으려고 한바탕 전쟁이 일어난다.여야 할게 없다.여야의 아침 회의때 이런 장면을 목격하는 건 어렵지 않다.
국회 상임위도 마찬가지다.카메라 앞에서 창피할 정도로 발언경쟁을 하던 의원들은 카메라가 퇴장하면 갑자기 신사가 된다.
카메라 플래쉬를 둘러싼 에피소드도 많다.한 야당 의원이 자신의 발언기회를 가로챈 의원을 회의가 끝난 뒤 외진 방으로 끌고가 문을 걸어잠근채 얼굴이 부을 정도로 때려줬다는 얘기는 농담이 아니다.
상임위회의 도중에 때마침 등장한 방송 카메라 때문에 발언 순서를 놓고 여당 의원끼리 멱살잡이를 했다는 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이다.
최근 야당 중진과 만난 자리서 이런 정치권의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그 중진이 한술 더떠 대뜸 하는 말이 “그건 구문”이란다.
그가 소개한 뉴 버전은 이렇다.“죽은 사람중 금니가 유난히 잘 보이는 사람이 정치인”이라는 것이다.“번개가 치니까 카메라 플래쉬인줄 착각하고 웃다가 벼락이 금니에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다.
카메라 플래쉬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정치인의 행태를 빗댄 말이다.카메라 하면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게 바로 우리 정치인들이다.
그러니 정말 촌철살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과거에도 언론을 의식한 정치인의 행태는 지금과 다를 게 없었다. “신문 부고란을 빼곤 어디든 (신문에)나는 게 좋다”는 전직 대통령의 얘기가 ‘정치인의 언론에 대한 구애’를 함축하고 있다.
신문이 TV보다 더 영향력이 있을 때 얘기지만 행태는 다를 바 없다.신문이 TV로 바꼈을 뿐이다.정치가 존재하는 한 번개치면 웃는다는 웃지못할 정치인의 행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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