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경닷컴 > 뉴스
원문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020285221&intype=1

'3년 만에 막 내릴 위기의 100년 정당 기치.미련없이 집권당 둥지를 떠나는 의원들.의원들 조차 헷갈리는 여러 갈래의 신당흐름.대상도 분명치않은 구름잡는 통합신당 결의.'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서 좌표를 잃은 채 표류하는 열린우리당의 현주소다.

정치상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혼란 그 자체다.

현 진행상황만도 우리 정치사에 여러 진기록을 남기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원내 제1당인 집권여당이 민심이 등 돌렸다는 이유만으로 창당 3년여 만에 간판을 내리려는 행태는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열린우리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평민당이 민주당으로,또 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변신을 거듭했지만 이는 당세확장 차원의 리모델링 성격이 강했다.

엄청난 정치적 파장과 함께 '야합'시비에 휘말렸던 1990년 3당합당 조차도 여대야소 구도의 타개라는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는 점에서 현 여당 사태와는 차이가 있다.

여당에서 선거 공천탈락이나 비리혐의,당내 갈등 등 특별한 사유없이 연쇄탈당이 이어지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핑계로 여권이 '야당 의원 빼가기'를 한 예는 종종 있었지만 여당 의원들이 스스로 울타리를 박차고 나간 경우는 거의 없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이 각각 대선 직전에 탈당한 것은 유력한 대선후보진영에 합류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당 의원들이 2003년 민주당과 결별을 할 때도 정치개혁에 대한 이견이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신당 창당이 유일한 명분이자 목적인 이번과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달랐다.

한발 더 나아가 여당은 분당 위기에 처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 의장을 중심으로 여당의원 20∼30여명이 내주 초 탈당하면 여당은 둘로 쪼개진다.

민주당에 이어 참여정부하에서만 여당이 두 번이나 갈라지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아울러 여당이 3∼4개의 신당으로 분화되는 초유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한 개혁노선과 김한길 강봉균 의원을 축으로 한 중도 실용주의 노선이 갈리는 가운데 김부겸 정장선 임종석 의원 등 재선그룹은 민주당 의원들과 동시탈당을 통한 신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 한 쪽에서는 탈당을 설득하고 다른 쪽에서는 만류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당론으로 결의한 대통합신당의 종착역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누구와 하겠다는 것인지 대상조차 모호한데다 당 해체도 빠져 있다.

"도로 열린우리당을 하자는 것이냐"는 비판과 함께 탈당의 빌미가 되고 있다.

커가는 불확실성 속에 관망파 의원들의 고민은 쌓여가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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