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20여일만에 극적으로 봉합됐다.한때 분당위기까지 갔던 싸움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대 쟁점이었던 일반 국민투표율 최저 67%보장 조항을 막판에 양보함으로써 급한 불은 껐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각기 나름의 전과를 올렸다.박 전 대표는 기싸움에서 이겼다.3월 경선시기 협상과 지난달 강재섭 대표 사퇴논란에 이어 세번째다.그토록 고집했던 67%조항의 배제를 관철함으로써 실리를 챙겼다.적어도 국민투표율이 67%보다 낮아진다면 국민투표에서 불리할 것으로 여겨지는 박 전 대표로서는 그만큼 유리해진다.

 외형상 박 전 대표의 판정승처럼 보이지만 실제 실리는 이 전시장이 챙겼다고 보는 게 맞다.선거인단을 3만여명 늘리고 전국 순회경선을 전국 동시경선으로 바꾼 것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에게 절대 유리하다.노무현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던 2002년 민주당 경선도 지역별 순회경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2위주자가 선두주자를 따라잡는데는 순회경선을 통한 바람몰이가 결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 전 시장은 위험요소 하나를 줄인 셈이다.거꾸로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박 전 대표로서는 중요한 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다.

 이 전 시장이 양보하는 모양새로 통큰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이 전시장에게는 또다른 플라스 알파다.이미지게임에서의 승자는 이 전시장이다.이 전시장은 결정적인 고비때 양보했다는 기록을 남김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갈등국면에서 적어도 박 전 대표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서게됐다.전체적으로 이 전 시장이 남는 장사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강재섭 대표 연출에 이명박 전 시장 주연,박근혜 전 대표 조연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애당초 강 대표는 절충안에 67%룰을 집어넣지 않았더라도 이 전 시장은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박 전 대표를 15%포인트 앞서가는 1위주자가 경선유불리 문제로 인해 판을 깰수는 없다는 점에서다.결국 강 대표가 이 조항을 넣음으로써 이 전 시장에게 양보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양보와 통큰 정치인 이미지는 결국 강 대표가 만들어준 셈이다.자연스럽게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양보를 수용하는 조연자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곤궁한 처지로 몰았다.박 전 대표측에서 얻은 것도 없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며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외형상 박 전 대표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실리면에서 이 전시장이 이긴 게임이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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