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기회있을때마다 탈당불가를 외친다.절대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는다.그 밑바닥에는 한나라당 후보가 돼야 대선승리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당 지지율이 50%를 넘나들면서 한나라당 후보=당선이라는 등식이 회자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탈당하면 홀로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지금의 높은 지지율도 한나라당이라는 안정적 터전에서 가능하다는 판단이다.누구든 당을 떠나는 순간 한나라당 지지자들 다수가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자칫 끝없는 지지율 추락의 나락으로 빠질수도 있다.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97년 대선때 높은 지지율을 믿고 탈당해 독자 출마했다가 실패한 이인제 의원이 타산지석이다.이 의원은 신한국당 후보인 이회창씨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30%대로 치솟자 대선을 한달 보름여 앞두고 국민신당을 만들어 대선후보로 출마를 강행했으나 거대한 양당의 견제에 막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양당의 협공에 지지율이 2주만에 반토막이돼 고전끝에 1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에 머물렀다.
누가 탈당하든 따라갈 의원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잔류에 무게를 싣는다.두 후보 진영에 포진해있는 30-40명의 현역의원 대다수가 두 주자의 정치적 기반이 한나라당 지지자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큼 한 주자가 이탈한다고 동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어차피 의원들의 관심이 내년 4월 총선인 만큼 잘 나가가는 한나라당을 떠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실제 양측 캠프의 의원들 조차도 당을 떠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그럴까.공유할 수 없는 권력의 속성,범여권의 총체적 분열에 따른 원식력과 이를 근거로 한 다자구도 필승론에 대한 유혹,결과승복이 어려운 첨예한 양자대결 구도와 막판에 돌발할 가능성이 높은 공천갈등은 경선추이에 따라 두사람을 언제든지 갈라서게 만들 수 있는 잠재적 뇌관들이다.
우선 국가권력을 승자가 독식하는 한국정치의 속성상 타협은 현실적으로 어렵다.이미 한나라당이 이명박당과 박근혜당으로 사실상 양분된 상황이다.대선후보 쟁취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만 남은 셈이다.결과를 승복하기 어려운 구조다.결국 두 사람은 지는 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선룰 갈등도 이와 맥이닿아있다.국민투표 67% 반영을 둘러싼 대립을 서둘러 수습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실제 8월 경선까지 가기까지는 곳곳이 지뢰밭이다.경선세부조항은 두 주자에게 필연적으로 유불리를 안겨줄 수 밖에 없다.여기서 한 주자에게 불리한 악재가 돌발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개연성이 다분하다.특히 검증문제는 핵폭탄이다.검증공방속에 지지율 변화가 일어난다면 경선전에 이별을 선택할 가능성이 적지않다.한나라당의 주인임을 강조하며 탈당불가를 외쳤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범여권의 분열에 따른 원심력도 그 어느때보다 크다.범여권 대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범여권에서 여러명이 대선주자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친 노무현 세력이 후보를 낼 게 분명하고 여기에 민주당 중심의 중도통합세력이 후보를 내보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천정배 의원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이 주축이 되는 개혁세력이 독자후보를 세울 경우 범여권에서만 세명의 후보가 나오게된다.적어도 친노후보와 중도통합당 후보등 두명의 출전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여권의 분열은 빅2에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당내 경선보다는 나름의 지지기반을 토대로 독자출마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뜨릴 가능성이 적지않다.이명박 박근혜가 각자 출마하더라도 승리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다자구도 필승론이다.두 사람은 각기 40%대와 20%대의 지지를 받고있는 만큼 독자출마에 대한 유혹은 그만큼 더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정치인 개개인의 정치생명과 직결된 공천갈등이 더해지면 이별은 필연적이다.경선에서 패한 진영의 총선공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경우 당을 같이할 이유가 없어진다.총선공천은 의원들의 지상과제다.벌써부터 일부 인사가 특정캠프에 합류하지 않으면 공천이 어려울 것이라고 압력을 행사,논란이 된 게 이를 예고한다.과거 카리스마가 강한 김대중 전 대통령 조차도 국민회의 창당과정에서 자신과 거리를 뒀던 의원들의 이름이 담긴 살생부가 돈 뒤 여기에 포함된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공천문제는 그만큼 치명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나라당 빅2의 싸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둘이 함께갈지 갈라설지 예측하기는 쉽지않다.나가면 죽는다는 두려움과 다자구도에서는 승리할 수 있다는 유혹이 동시에 그들을 끌어댕기고 있다.유혹이 두려움보다 크다면 결국 독자출마의 길을 택할 것이다.

카테고리
이웃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