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때아닌 이념논쟁으로 뜨겁다.서구에선 사라진 이념대결이 한국에선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특히 정치권은 색깔싸움이 도를 넘는 형국이다.

 

 이념대결의 중심축에는 원내제1당인 한나라당과 2당인 민주당이 있다.한나라당은 알려진 바 대로 보수정당이라고 주장한다.민주당은 중도개혁 정당 또는 온건 진보(따뜻한 진보)를 자임한다.자유선진당은 정통보수를 자칭한다.

 

 3당의 주장대로라면 각기 색깔이 뚜렷히 구분되는 것 처럼 비쳐진다.과연 그럴까.아니다.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모두 중도 보수정당에 가깝다.

 

실제 정책적 차별화도 쉽지않다.한나라당과 선진당 사이엔 차이가 아예 없다.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도 남북문제 등 일부를 제외하곤 차별화가 쉽지않다.

 

 이런 맥락에서 색깔 구분은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감성적이다.엄밀히 말하면 한나라당과 선진당은 보수,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도라고 하는 게 옳다.세당 모두 아니라고 하겠지만 실상은 세당 모두 보수당이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집탕당이라 할 수 있다.이념정당으로 규정짓기가 쉽지않다.두 당 모두 인적 구성의 스펙트럼이 너무 크다.세당 모두 펄쩍 뛰겠지만 세당을 합해도 크게 어색하게 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선 한나라당 내부를 들여다보자.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진짜 좌파정당인 민중당 출신이다.말그대로 진짜 좌파에서 보수로 전향한 것이다.

 

여기에 원희룡 김성식 의원 등은 어쩌면 민주당에 더 어울린다는 지적도 있다.일부 의원은 민주당 보다 오히려 왼쪽에 가 있는 느낌마저 준다.

 

 민주당은 과거부터 상대적으로 색깔 고민이 많았던 당이다.오죽하면 이념과는 상관없는 개혁이라는 용어를 줄곧 당의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사용했을까.

 

개혁은 이념의 잣대가 아니다.보수도 추구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민주당이 사용해온 중도개혁이니,개혁정당이니 하는 표현 자체가 옳지 않다는 얘기다.

 

 민주당에는 물론 좌파에 가까운 세력이 있다.학생운동권과 재야출신 상당수가 그들이다.거꾸로 우파에 가까운 사람도 적지않다.전직 장관 출신 등 한나라당 색깔에 딱 맞는 사람도 적지않다.

 

 이라크 파병안과 출자총액제한제,종합부동산세 등 색깔이 걸린 법안을 놓고 당내 불협화음이 잦았던 건 이런 이유다.실제 파병안 등을 놓고 당론조차 정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않았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이념정당과는 거리감이 있다.솔직히 잡탕정당이라는 표현이 적확하다.두 당 소속 의원들을 보면 색깔상 우에서 좌까지 다양하다.보수다,아니면 진보다 라고 규정하는 게 사실 어렵다.

 

 최근의 이념논쟁에 대해 한 인사는 “우리 사회의 주도층은 우파도 좌파도 아닌 잡파”라고 말했다.무색무취의 중도세력이 사회의 주도층이라는 것이다.

 

 일리있는 지적이다.각종 정책을 놓고 집권여당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면 정체성은 과연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특히 이명박 대통령까지 중도강화론을 들고나오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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