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이 진로문제를 놓고 일대 혼란에 빠저들고 있다.
모든 세력이 각기 통합을 얘기하지만 속내는 제각각이다.대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아무런 가닥도 잡지 못하고 있다.이렇게 통합논의가 표류하는 저변에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이해득실이 자리하고 있다.제세력 모두 기득권 포기를 외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은 기회있을때마다 기득권 포기를 외치고 있다.열린우리당은 이미 정당으로서의 존재이유를 잃은 지 오래다.국민지지율은 10%안팎에서 고착화된 형국이다.한나라당의 4분의1정도에 불과하다.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그러다보니 재보궐선거에서 0대40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 밖에 없었다.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의원 수십명이 미련없이 간판을 버리고 떠난 이유다.일부 의원은 6월15일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지도부는 탈당움직임을 배반행위라고 맹비난하면서 이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열린우리당의 가진 기득권이 107명의 의원을 한데 묶어놓고 있는 울타리뿐인 상황에서 울타리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결국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6개월 전부터 그토록 포기하겠다고 외쳐왔던 기득권의 유지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얘기하는 제3지대 신당도 따지고보면 같은 맥락이다.의원 20여명을 기획탈당시켜 당밖세력과 창당준비위를 뛰운 뒤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신설합당에 참여시키겠다는 게 제3신당의 요체다.당이 통째로 신당에 참여하게 되면 그 당은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접수하게 되는 셈이고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의원들은 큰 저항없이 자연스럽게 지역을 차지할 수 있다.다수의 열린우리당 의원들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큰 탈당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합당에 반대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같은 이유다.당대당으로 합치면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에 흡수되는 모양새가 될 수 밖에 없다.내용적으로도 목소리를 내기는 한계가 분명하다.의석수에서 열린우리당의 8분의1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다.특히 대다수의 민주당 원외들은 열린우리당 현역의원들에 지구당을 뺏길 가능성이 높다.원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박상천 대표 입장에선 이들의 목소리를 마냥 무시할수 없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 대신 의석 20석의 중도개혁통합신당과의 통합에 기운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으로선 의석이 비슷한 중도통합당과 합해도 나름의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초읽기에 들어간 열린우리당의 분열 상황에서 이삭줍기 등을 통해 당세를 불릴 수도 있다.중도통합신당과 합당하고 열린우리당 분열세력을 끌어들여 의석 50여석을 가진 정당을 만든다면 내년 총선에서 승부를 걸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음직하다.여러가지 면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 보다는 후자가 손해볼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따지고보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다.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마당에 통합의 주도권을 열린우리당에 내주고나면 탈당의 명분마저 상실하게 된다.민주당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범여권재편과정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된다.향후 재야세력과의 연대도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민주당과의 통합을 서둘러 조기에 성과를 내야하는 이유다.
국민중심당은 아예 홀로서기로 가닥을 잡았다.의석 5석으로는 범여권 통합에 합류해봐야 표시도 나지 않고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는 점을 모를리 없다.그럴바에야 대선국면까지 버텨 몸값을 높이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어차피 충청권표에서 대선성패가 갈리는 만큼 대선전이 박빙의 게임으로 갈 경우 어떤 세력이든 충청권의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중심당에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결정적인 국면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입지가 한층 커질 수 있고 이는 총선국면에서도 절대 유리하다.
이렇듯 제세력의 생각이 다르다보니 통합논의가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각기 남의탓만 하며 허송세월하는 양상이다.결국 6월14일 열린우리당의 분열이 어떤 모양새로 결롤지어질지가 큰 변수다.친노세력을 남겨놓고 의원이 탈당한다면 범여권은 긍극적으로 친노 대 비노중도신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친노와 비노가 각기 대선후보를 내고 막판 후보단일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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