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간의 지역구 칩거를 마치고 상경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당권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박 전 대표는 7월 전대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대권을 준비하는 박 전 대표로선 현실정치 여건상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당권에 도전했다 실패하면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총선을 통해 당내외 자파 의원을 60여명이나 확보,그 누구보다 당권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오히려 박 전대표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친이측의 집중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다.박 전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친박 세력을 치려다 오히려 덩치를 키워준 친이측으로선 박 전 대표의 당권 장악을 좌시하지 않을 게 자명하다.친이는 숫자면에서 80여명이나 된다.친박 인사 30여명이 입당하더라도 숫자면에서는 여전히 우위다.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이 낙마함으로써 구심점을 상실한 친이측은 벌써부터 당권경쟁에 대비해 대타를 찾고 있다.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정몽준 의원이 현재로선 최적임자다.과거 대선출마 경험이 있는데다 나름의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어서다.친이측이 똘똘 뭉쳐서 민다면 충분히 승산도 있다.역설적이지만 정 의원이 당내 세가 전혀없다는 게 친이측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다.친이가 정 의원을 미는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박 전대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패한다면 박 전대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외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논란도 박 전 대표로선 피해가기 어려운 부담이다.자신은 잘못된 공천에 대한 반성과 이에따른 원위치라는 원칙을 강조하지만 당내 시각은 곱지않다.당권을 노리고 자파세를 키우기 위해 당선자들을 조기에 복당시키려한다는 시각이 만만치않다.박 전대표로선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복당과 당권이 무관하다는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당권 포기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여대야소 구도도 박 전대표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과반의석 확보를 토대로 각종 경제 민생 개혁조치를 밀어부치려 할 가능성이 높다.당장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월국회를 추진하는 게 단적인 예다.힘을 앞세운 정국운영은 자칫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경제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이 대통령과 반발하는 야당 사이에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자칫 이미지를 깎일 수 있다는 얘기다.대표가 돼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실패하면 타격을 입고 돼도 별 실익이 없는 대표자리에 박 전 대표가 연연할 이유가 없다.박 전 대표는 당권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이미 당내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세를 형성했다.대표가 아니라도 당내의 확실한 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됐다는 얘기다.따라서 박 전대표는 자신이 직접 당권도전에 나서기 보다는 측근들을 지도부에 집어넣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선거때 지원유세 불가방침에도 불구하고 SOS를 요청한 강창희 전 의원의 지역구를 전격 방문했던 것도 이런 기조와 무관치않다.강 전 의원이 당선됐을 경우 자신을 대신해 강 전 의원이 대표경선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이런 맥락에서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출마 대신에 대리인을 지도부에 포진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차기구도에 유리한 차기 당권이나 아니면 곧바로 대권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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