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나라당내 갈등상황에 대해 의미있는 화두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4월초 회견에서 "나는 이미 대통령이 된 만큼 국내에는 경쟁상대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열흘이 지난 뒤에 또 "내 경쟁자는 국내에 없다.민주당뿐 아니라 어느당에도 없다.경쟁 상대가 있다면 외국의 지도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한번도 아니고 거듭 '경쟁자가 없다'고 얘기하는 속내는 분명하다.자꾸만 한나라당의 복잡한 당내상황이 친이명박 대 친박근혜계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표출이다.

 대통령이 된 뒤 당무에서 손을 뗐는데도 자신이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게 싫은 것이다.당무는 당에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지 왜 자꾸만 자신의 이름이 갈등의 연결고리로 등장하느냐는 반문인 것이다.

 다분히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 "공천과정에서 (이 대통령에게)속았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이 대통령을 갈등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 바로 박 전 대표라는 점에서다.

 친박 무소속의 복당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도 박 전 대표다.총선때 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를 보이콧한 차원을 넘어 친박 무소속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대거 당선돼 당밖세력을 만들어준 것도 역시 박 전대표다.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차기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일리 있는 얘기다.이 대통령은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우여곡절끝에 박 전대표를 꺾고 본선에 진출해 대통령이 됐다.단임제 헌법상 이 대통령은 차기 대권 경쟁상대가 아니다.논리적으로는 맞는 얘기다.성과와 실적으로 평가하는 기업회장 출신의 논리로보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의 인식에는 '현실 정치'가 결여돼있다는 점이다.이 대통령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한나라당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당원이다.이 대통령이 당선자들을 한꺼번에 청와대로 초치한 것 자체가 이를 대변한다.

 이 대통령은 상대가 아니라고 부인하더라도 박 전 대표의 입장은 다르다.이 대통령은 여전히 강력한 자신의 경쟁자다.지난해 경선때 아슬아슬하게 대권후보 자리를 내준 것으로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당내 중요사안에 대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파워가 있다.총선 공천에서 자파 의원이 대거 공천에 탈락한 것도 이 대통령 입김때문이라고 박 전 대표는 보고 있다.이 대통령의 신의를 거론하며 강력 반발한 이유다.

 게다가 차기 경쟁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의 힘은 클 수 밖에 없다.이 대통령이 직접 경쟁자는 아니더라도 대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로선 극복대상일 수 밖에 없다.반대편에 서있는 입장에선 더더욱 그렇다.더욱이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 

 현실정치는 다르다.이 대통령이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닐지라도 극복대상임에는 분명하다.'경쟁자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넘어갈 수는 없는 있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박 전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당내 당(20석)을 만들 수 있다.당밖인사까지 포함하면 자파 의원수만 60여명에 이른다.박 전 대표를 경쟁상대가 아닐지라도 협력의 상대로 인정해야 할 이유다.

 애써 박 전대표를 무시하기 보다는 상대로 인정하고 타협하는 자세는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통합의 정치의 출발점이다.당내 화합도 이루지 못하면서 정치권의 협력과 나아가 국민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실적과 성과가 아니라 양보와 손해가 전제되는 게 현실정치다.현실정치를 인정하지 않는한 원할한 국정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당장 당내에서부터 사단이 날 것이다.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로 가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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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암 | 2008/04/26 13:57 | DEL | REPLY

파산된 한나라당을 집권여당이 있게 한 오늘날 공과는 인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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