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과의 코드맞추기가 만만치않아서다.

  단적인 예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문제다.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을때부터 FTA처리에 찬성해온터라 반대목소리가 큰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고 입장을 바꾸기가 쉽지않다.

 실제 사적에선 "개인 손학규로는 FTA 처리에 찬성이지만 민주당 대표로선 그럴 수 없다"고 토로한다.

 기회있을때마다 "FTA처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원론을 되풀이하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당 대표로서 반대해야 하는 그의 난감함이 묻어난다.

 손 대표는 FTA문제로 다른 지도부와 몇차레 충돌한 적이 있다.FTA처리라는 소신에 무게를 싣다가 민주당 본류 반대론자들의 신랄한 공격을 받은 것이다.그래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자칫 지도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적어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미 한차례 코드맞추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그였다.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발판으로 손쉽게 이겨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어차피 대선이 어려운 만큼 정통성있는 후보를 밀어주자'는 민주당의 정서를 읽는데 실패한 탓이다.한나라당 시각으로 접근한 게 패인이었다.

 그런 그이기에 민주당이 반대하는 FTA는 그에겐 아킬레스건과 같은 것이었다.자칫 또다시 코드맞추기 실패를 반복할 수 있는 위기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를 '구해준' 것은 다름아닌 정부였다.정부의 어설픈 협상은 탈출구가 안보였던 손 대표에게 비상구를 만들어줬다.

 부실협상을 빌미로 자신의 찬성소신을 가리고 자연스럽게 반대입장에 설 수 있게 돼서다.정부 덕분에 마음고생을 던 것이다.요즘 손 대표의 표정이 부쩍 밝아진 이유다.

 한때 FTA 적극 찬성론자였던 손 대표는 한미 쇠고기협상에 대해 정부를 연일 성토하며 FTA의 17대 국회 처리반대 입장의 선봉에 선 모양새다.마치 언제 자신이 찬성했었느냐는듯이.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단독회동에서 할말을 다 하느라 두시간의 회동시간중 한시간반을 썼다고 한다.

 그렇다고 손 대표가 민주당 정서나 지지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아직도 갈길이 멀다.기본적인 노선에서 민주당 본류와는 시각차가 여전하다.

 정부덕분에 급한 불은 껐지만 손 대표에겐 근본적인 고민거리도 남아있다.7월전당대회가 끝나면 손 대표는 야인으로 돌아간다.총선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가까운 인사들을 국회에 집어넣은 만큼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했다.그렇더라도 원외로서 차기행보를 하는데는 한계가 노정될 수 밖에없다.한나라당을 탈당할 때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앞으로 갈 길은 길고 외로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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