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17대 국회가 종료됐다.
17대 국회는 탄핵바람으로 시작해 탄핵바람에 대한 심판으로 막을 내렸다.
2004년 선거직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일순간에 선거분위기를 바꿔버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역풍에 '추풍낙엽'신세였고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공짜 선거'를 치렀다.
열린우리당의 흥망성쇠는 17대 국회의 역사를 대변한다.
열린우리당 창당과 탄돌이들의 득세,민심이반에 따른 열린우리당 해체에 이은 열린우리당 세력의 대선과 총선 참패에 17대 국회의 모든 게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탄핵 전 까지만해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탈당해 만든 열린우리당은 호남에서조차 민주당에 밀리면서 50석이상이면 성공이라는 얘기가 나올정도로 사정이 좋지않았다.
심지어는 수도권에 내세울 후보들조차 변변치 않았다.
그런 열린우리당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구세주였다.열린우리당은 한순간에 탄핵역풍을 타고 200석 이상을 석권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기세를 올렸다.
결국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과반이 넘는 152석을 확보했다.
초선이 무려 108명이나 됐다.이게 향후 '백팔번뇌'속에 흔들리다 4년도 채 못돼 문을 닫는 운명을 예고했는지도 모른다.
108명 중에는 금뱃지를 달 준비도 미처 덜 된 의원들이 적지않았다.이른바 '탄돌이들'이다.탄핵바람에 몸을 싣고 뱃지를 거의 줍다시피한 것이다.
그러니 열린우리당은 17대 출범직후부터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단적인 예가 당선자 워크숍서 나온 한 초선의원의 원색적인 발언.한 재선의원이 '초선들 군기를 좀 잡겠다'며 웃으면서 한 말을 전해들은 한 초선 당선자가 '그러면 물어뜯겠다'는 살벌한 말로 응수한 것이다.아마도 여기서부터 '싸가지'라는 용어가 열린우리당에 따라붙게 된 것 같다.
틔는 말과 코드인사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동반 하락한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10%대에서 요지부동이었다.
표되는 인기정책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국민은 이미 등돌린 뒤였다.재보궐선거에서 연전연패였다.주요 선거서 텃밭인 호남을 제외하곤 한번도 이기지 못하는 진기록을 세웠다.당 대표는 3개월에 한번씩 교체됐다.
결국 창당 3년만에 열린우리당은 당 해체를 공식 논의하기에 이른다.
천정배 의원 등 일부 의원이 탈당을 시작했고 곧이어 김한길 의원 그룹이 당을 떠났다.이 과정에서 간판만 바꿔단 당이 세개나 등장했다 사라졌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3년9개월여만에 문은 닫는다.'도로열린우리당'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후 민주당과 합해 통합민주당으로 오늘에 이른다.
참여세력을 보면 4년을 돌고돌아 사실상 과거 민주당을 되돌아 간 것이다.도로민주당인 셈이다.
포장에 포장을 거듭했지만 국민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대선에서 530만표차의 참패를 안겨줬다.4개월후 치러진 총선서도 국민은 이들을 철저히 외면했다.
4년전 탄핵역풍을 타고 뱃지를 달았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은 거의 전멸했다.탄돌이들은 예외없이 떨어졌다.
4년전의 잘못된 선택을 시인하고 이들을 심판한 게 바로 18대 총선이었다.민주당이 얻은 의석은 81석으로 4년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나다시피했다.
한때 열린우리당과 17대 국회를 좌지우지했던 탄돌이들은 더이상 국회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민주당은 지지율이 여전히 15%안팎에서 맴돌고 있다.열린우리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그만큼 뿌리깊다는 방증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잇단 헛발질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재보궐선거가 있다.이번에는 전패의 악몽을 깰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때 꿈을 안겨줬던 탄핵바람은 이제 민주당에 떨쳐버리기 힘든 악몽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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