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경향도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국민 지지율이 20% 안팎에 머무는 지도자가 적지않다.전직 청와대 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세계 지도자들의 인기는 평균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물론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은 지지율이 20% 안팎이다. 최근 살아니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한때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적이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가 다원화하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런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어째튼 정치의 신뢰도가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다.
최근의 우리 정치가 이를 대변한다.
18대 임기가 시작된지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원구성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하는 일 없이 2개월째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갔다.어느 국민이 이런 정치를 지지하겠나.
한마디로 짜증이 날 뿐이다.정치는 4류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권에는 이런 정치불신과 연결되는 재미있는 말이 하나 있다.
정치에서 ‘절대’라는 말과 ‘중립’이라는 말은 믿지 마라는 것이다.한마디로 ‘정치사전에 절대와 중립은 없다’는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다.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게 합의되는가하면 합의된 게 한시간만에 뒤집히는 게 정치다.
과거엔 당선권을 보장받았던 비례대표 후보가 선관위로 가는 차 안에서 순위가 뒤바껴 뱃지를 달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선거때마다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절대 복당은 없다"고 강조하지만 금뱃지를 단 의원을 복당시키지 않은 경우는 단 한번도 없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은 '절대 복당은 없다'던 입장을 슬그머니 바꿔 친박 무소속 인사들이나 친박연대 의원들을 전원 복당시켰다.그게 정치다.
정치에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나라당에는 과거 민중당 출신이 꽤 있다.민중당은 좌파정당이었다.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때 한나라당의 핵심중 핵심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은 바로 민중당 사무총장 출신이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민주당 출신이긴 마찬가지다.핵심 좌파가 보수본당인 한나라당의 핵심이 돼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은 원래 운동권 출신이지만 한나라당에서 금뱃지를 단 케이스였다.지금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의 유력한 중진이 돼있다.
정치에 절대라는 말은 없다는 작은 사례들이다.
정치권에서 흔히 듣는 얘기중 하나가 ‘나는 중립’이라는 말이다.특정후보에 줄서기 하기 보다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말은 그럴듯하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이기는 편이 내편’이라는 기획주의적 속성의 다른 표현이다.
정치에서 중립이 가능할까.해답은 아니오라는 게 중론이다.정치에서 중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치를 오래한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다.
경쟁하는 상대의 힘이 5대5로 팽팽할 경우에는 수사학적 차원에서 중립이 가능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예컨데 A가 B에 비해 힘이 센 상황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의미는 사실상 A편을 들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예컨데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상황에서 중립을 선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실상 친이명박 후보쪽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정치사전에 절대와 중립은 없다’는 말이 새롭다.

카테고리
이웃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