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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싸움터로 변했다.
 3,4일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측과 국회경위들간에 모두 네차례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민주당 관계자와 국회 경위를 합해 모두 100여명에 이른다.

 욕설과 고성,주먹질,발길질이 난무한 이틀간의 국회는 더이상 민의의 전당은 아니었다.

 대화와 타협이 있어야할 자리엔 볼썽사나운 몸싸움이 대신했다.

 당리당략에 따른 ‘그들만의 싸움’에 민생 경제는 실종됐다.

 

  미국 등 선진국 의회처럼 경제위기 타개를 적극 뒷받침하기는 커녕 해머와 전기톱,소화기 소화전에 이은 물리적 충돌사태까지 세계에 알려 국가신뢰도를 까먹는 주범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 언론이 몸싸움 추태를 적나라하게 전해 우리 국회는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당장 여당 대표 스스로 “법을 만드는 국회에 법이 없다”고 개탄할 정도다.

 

 지각개원과 예산안 처리시한 넘기기를 막먹듯이 해온 국회다.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두 법 위반이다.

 날치기 처리를 방지하기 위해 개정한 국회법은 야당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

 국회의장석이 아예 야당의 농성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여당과 이를 막으려는 야당의 몸싸움은 일상화됐다.
 

 여야 모두 중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조차 잊은듯하다.

 “다수결을 따르되 소수의견을 존중한다”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한 각계각층의 요구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무조건 회의장 점거에 나서는 민주당의 행태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진지한 협상 보다는 다수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일 생각부터 하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정치실종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상황이 이럴진대 여야는 지루한 네탓공방만 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야당이 본회의 농성을 풀면 대화를 하겠다”고 하고 민주당은 “악법들에 대한 폐기입장을 밝히면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회기(8일)중에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극단적인 충돌은 피하게됐지만 국회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야의 극한 대치속에 경제살리기에 필요한 각종 법안들은 기약없이 표류하고 있다.

 쟁점법안은 물론 경제살리기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법안들조차 2월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국회가 경제살리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끝내 합의와 협의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최대 쟁점인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의 협의처리를 제의했으나 민주당은 합의처리 입장을 고수,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미디어법의 2월 협의처리 입장을 제시했다 당내 반발에 부닥쳐 사실상 이 마저 철회했다.

 오전 오후에 걸친 마라톤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이다.
 

 이에따라 김형오 국회의장은 오후 8시40분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국회에 온통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질서유지권이 발동돼 경위 65명과 방호원 90여명이 본회의장에 투입되게 됐다.평균 무술 3단인 경위들 중엔 여성이 6명으로, 이 중 5명은 결혼해 모두 자식을 두고 있지만 닷새째 집에도 못들어가고 있는 상태다.
 

 질서유지권이 발동됐지만 본회의장 진입은 쉽지 않다.

 회의장 앞·뒤 6개의 출입문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바리케이드와 쇠사슬로 막았다. 현재로선 국회 로텐더홀(로비)로 나 있는 정문출입구 3개문을 뚫고 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진입 후엔 의장석 확보가 관건이다. 국회법상 안건 처리는 의장석에서만 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미디어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은 국가보안법 등 4대개혁법을 놓고 대치했던 4년전과 너무 유사하다.

 여당의 색깔에 맞는 이른바 이념법안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여당이 강행처리를 공언하고 야당이 이를 막겠다며 회의장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것도 닮은꼴이다.

 4년전 여당은 열린우리당이었다.국회의석은 과반을 넘긴 152석이었다.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이다.그들은 끝내 4대 개혁법안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했다. 
 지금의 여당인 한나라당은 의석이 172석이다.마음만 먹으면 못할게 없는 의석이다.한나라당이 미디어 법안을 밀어부치려 하는 것은 4년전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민심만 잃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열린우리당의 교훈인 셈이다. 


 이제 관심은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몇개를 통과시킬 것이냐 여부다.국회의장이 언급한 여야간 이견이 없는 53개 법안만 통과시킬지 아니면 한나라당이 공언한 쟁점법안 85개를 통과시킬지 여부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화해를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연대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정치적 외풍없이 일할 수 있는 내년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당 화합을 포함한 보수진영의 결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30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 이 총재를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정운영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원할히 하기위한 여러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이진영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박근혜 총리 기용론이나 박 전 대표에게 협조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런 흐름과 맥이 닿아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내정하면서 “이제 우리도 화합의 정치를 해야할 때"라는 여론이 확산된 게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한 측근 의원은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이제 시기만 남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 대통령이 몇가지 안을 갖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해안에는 내년2월로 예상되는 개각시 박 전 대표를 총리로 발탁하거나 박 전대표의 양해하에 친박 인사를 내각에 중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사이에 쌓인 앙금을 털고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회동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 5월10일이 마지막이었다.

 박 전대표측의 변화도 감지된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경제위기에 닥치는 등 여러가지로 정치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 대통령이 화해책을 제시하면 박 전 대표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무엇보다 신뢰를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박 전 대표가 최근 전문가 내각을 주문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이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하기 보다는 탕평인사를 통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진정성있는 충고라는 것이다.

 대야관계에 대해선 일단 자유선진당과의 연대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때 거국내각 구성 등을 통한 범야권과의 협력방안도 검토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여권은 자유선진당 인사의 장관발탁 등을 고리로 정책연대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