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Julio의 블로그
부담 [브라질에서 산다는 건]
작년 연말즈음 '브라질에서 산지 어언 10년이 넘었으니 그 간의 에피소드들을 한번 정리해서 글로 옮겨보자'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무척이나 쓸 것이 많을 것 같았는데 제목과 테마는 제법 떠오르지만 막상 글을 시작하려니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몰입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음이 바뻐서 였겠지...

매주 수요일 아침에는 좀 일찍 출근해서 회사 근처의 Bella Paulista 카페에서 각 테마별로 포함시킬 내용들을 열심히 적어보기는 했지만 막상 글로는 엮어 내지를 못했다.

그러던 중 아버님이 위급하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서 상파울로를 떠나온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다행히 아버님 병환의 치료 가닥을 잡아가고 아버님이 병원에서 치료 받으시는 것을 도와 드리는 것 이외에는 딱히 중요한 일이 없으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서 한국 경제신문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차분하게 글쓰기를 시작한 셈이다.

외국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몇가지 심적인 부담이 있다.

그건 이민자나 주재원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 경우에는 아무래도 가장 큰 부담이 부모님들의 건강이 아닐 수 없다. 상파울로 - 서울간의 소요 여행시간은 28~ 32시간은 잡아야 한다. 그러니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아무리 빨리 달려와도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불효를 할 때가 다반사이기도 하다.

동국무역에 근무하던 S 선배는 아버님이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달려갔다. 겨우 고비를 넘기셨다고 해서 한참을 병상을 지키다가 더 이상 상파울로 사무실을 비워 둘수도 없고, 아버님 상태고 고만하시니까 서울을 떠나 브라질로 향했다. 상파울로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임종 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와같은 우여곡절이 참 많이도 발생한다.

또 다른 부담이라면 병치료에 대한 부담이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같은 국민 의료보험 제도가 없다. 개인 의료보험 회사에 가입 해야 하는데 등급에 따라서 가격이 큰 차이가 난다. 유태계 병원 Einstein, 독일계 병원 Oswaldo Cruzo 과 같은 최상급 병원까지 커버가 되는 의료보험을 4인가족이 가 입하려하면 매월 U$500~600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약간 낮은 등급의 병원들도 제법 괜찮은 곳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의사들 처럼 딱이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그래서 아주 위급한 상태가 아니라면 그냥 한국에 출장이나 여행갔을 때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제법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시립의료 시설 (보건소라고 생각하면 됨)을 이용해야 하는데 항상 위험부담이 따른다. 우리 교회의 청년 D군의 아버지는 척추수술을 위해서 입원했다가 마취가 잘못 되는 바람에 하룻만에 돌아가셨다. 그래도 막상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다. 70년대, 80년대 우리 나라도 의료사고가 나더라도 환자 가족들이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억울해 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브라질 상황을 그렇구나하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이들의 교육문제이다. 한국 사람들은 자녀들이 한국 학교, 브라질 사립학교, 외국인 학교등 제대로된 교육을 받는데 많은 투자를 한다. 문제는 학교 교육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다. 성적으로 너무 개방되어 있다는 점, 마약 복용하는 청소년들이 이미 무척 많고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는 점, TV에서는 폭력적 아니면 선정적인 프로그램들이 판을 친다는 점등이 아이들의 성장 환경으로써는 문제가 심각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어느 정도 자율을 허용하면서도 항상 성장과정을 주시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그렇치 않으면 한순간에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범죄사고에 대한 부담이다. 상파울로는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권총강도 당하였다는 소식은 다반사로 들리는 이야기중 하나이다. 한번은 한국에 방문와서 친구가 운전하는데 교차로에서 신호에 걸렸다. 나도 모르게 사주경계(?)를 했다. 브라질에서는 그때 권총강도들이 달려드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긴장한 상태에서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데 그 습관이 나온 것이다. 그러고는 '아 참! 내가 한국에 와 있지."하고 속으로 쓴 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외국에 산다는 것은 그 곳이 어디든지 항상 부담을 안고 살기 마련인 모양이다.

2007년 8월 10일

posted at 2007/08/10 16:51: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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