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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에 Aline라는 여직원이 견습사원으로 입사했다. 20살이 갓 넘은 그녀의 역할은
리셉셔니스트(포어로는 recepcionista라고 부름)로 외부로 부터 전화가 걸려오거나
손님이 방문하면 담당자에게 안내해 주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이다.
Aline는 인터뷰할 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우리는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보이면 영업부서로 전근 시킬 복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recepcionista 지만
까다롭게 선별하고 싶었다. Aline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잠재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공식적으로 탈락했다는 통보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다른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전화와 이메일로 ‘꼭 일을 하고 싶으니 부디 기회를 달라.’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여태까지 인터뷰한 사람들 중에서 이 처럼 적극성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인터뷰에 참여했던 관리팀장 클로비스도 Aline의 적극성에 마음이 들었는지 한번 기회를 주고 지켜
보자고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Aline는 열흘 전부터 견습사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브라질에서는 직원이 입사하면 총 90일간의 견습기간이 허용된다. 이 기간은 고용주와 견습
사원이 서로의 관심 사항들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기간이다. 고용주는 인터뷰나 이력서에 나타난
내용들 처럼 이 사람이 정말 능력을 갖추었는가?
인터뷰에서 보인 것 처럼 성실하고 똑똑한가?
성장 잠재력은 얼마나 되는가?
맞은 바 소임을 다 하겠는가?
다른 사람들과 팀웍을 잘 맞추는가? 등등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물론 견습사원도 회사에 근무하면서 여러가지 사항들을 관찰한다.
일은 생각했던 것 처럼 만족스럽나?
다른 동료들은 이 직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내가 이곳에서 열심히 하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회사가 월급은 제때 주는가?등등...
사실 90일의 견습기간은 직원에게 보다는 고용주에게 매우 유용하다. 이 기간이 지나 해고하면
우선 직원이 수령할 사회보장세 (우리나라의 퇴직금에 해당) 금액의 50%를 벌금으로 추가 지급
해야 하고, 1개월간은 해당 직원이 원래 퇴근시간보다 2시간 먼저 나가서 다른 직장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정도야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고를 당하는 직원이 ‘밑져야 본전’식으로 엉뚱한 이유를 들먹이며 노동법원에 제조하는 경우가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90일 견습기간을 45일 단위로 나누어서 견습사원을 평가한다. 정말 성실하고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면 45일만에 바로 정식직원으로 등록한다. 확실히 모르겠으면 견습기간을 45일
연장해서 총 90일을 겪어보고 최종적으로 가부를 결정한다. 이 직원은 아니다 싶으면 45일
만에도 바로 연장없이 집으로 돌려보낸다.
오늘 Aline를 45일이 아닌 열흘 만에 해고통보를 했다. 꼭 일을 하고 싶다는 본인의 간절한
마음을 잊어 버렸는지 출근 다음 날 부터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로 Orkut (우리나라 Cyworld
같은 싸이트)를 들락날락하고 애인에게 온 이메일이나 사적인 통화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Aline에게 업무 인계를 하던 Jordania가 걱정스러웠는지 좋게 충고를 하기도 했다. 회사내에서
맨발로 돌아다니고 동료들이 쉬고 있는 휴게실 소파에 누워있는등 철없어 보이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이 사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처음 출근하면서 이미 제출했어야 하는 노동수첩을 아직도 가져오지 못하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 것도 이상해서 결국 ‘내일부터는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를 했다.
노동수첩에 견습기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45일만에 정리가 되었다고 하면 본인으로서도
향후 직장을 물색하는데 불리하기 때문에 열흘간 일한 것만을 지급하고 마무리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마음에 차는 직원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하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된다.
2007년 10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