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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민주와 헤어지기 전에 내가 쓴 편지를 건네주니 자기도 편지를 썼다고 하면서
예쁜 편지봉투에 담긴 편지를 나에게 주고는 결국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이제 아빠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가족과 멀리 떨어져 홀로 한국에 남는다는 약간의 두려움, 아쉬움 같은
감정이 눈물로 표현되고 있으리라.
공항까지 오는 차 안에서 민주를 두고 떠난 다는 것에 나의 마음도 가라 앉아 있었고
남 모르게 슬쩍 눈시울도 붉어졌지만 그렇다고 나마저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민주가 수시 1차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것이 브라질로 되돌아가는 내 발걸음을
많이 가볍게 하지는 못했다.
엉엉 우는 민주를 안아주고 그 등을 토닥거려 주면서 “몸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고,
할머니 말씀 잘 듣고…”하는 상투적인 말로 작별인사를 마치고는 뒤돌아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딸 아이를 시집 보낼 때 눈물 흘리는 아버지들이 제법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이미 그 일부를 마음으로 겪었으니 그때 다시 눈물을 흘리더라도 훨씬 덜 하리라.
비행기가 이륙하고 상의 안쪽 주머니에 두었던 민주의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깨알 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쓴 편지의 첫 마디가 ‘아빠! 평생 같이 study 그룹 다니고,
함께 도서관 가고, 같이 친척분들께 인사 드리러 가고, 등등 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벌써
브라질로 돌아 가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내가 민주에게 건넨 편지의 첫 마디는 ‘민주야! 너와 함께 study 그룹 다니고, 도서관 다니고,
오가는 버스안에서 대화하고 했던 지난 3개월 동안 아빠는 너무 행복했다!’였으니 민주와 나는
서로 통하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편지 내용 중에서 가장 나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는 구절은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적힌
‘지난 3개월 동안 정말 아빠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어’이다.
그리고 ‘아빠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 제일 친한 친구인 딸, 민주가’로 마치는 그 편지가
무척 귀해서 브라질에 도착할 때까지 틈틈이 꺼내 읽다 보니 열 번은 훌쩍 넘긴 모양이다.
이 편지는 딸에게서 받은 훈장으로 내 삶 속에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고.
2008년 8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