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이명박정부엔 부동산이 없다

이명박 정부엔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현 국토해양부 장관,2006년 12월-2008년 2월)이 없다.이용섭 전 장관은 관세청장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비서관을 지낸 뒤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건교부 장관을 지냈다.이용섭 전 장관이 건교부 장관을 맡을 때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2006년 12월이었다.

 

 지난 2006년은 연초부터 전국 집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른 한해였다.좀 과장해서 아파트값이 자고나면 억(億)씩 오르는 소리에 서민들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던 시절이다.서민들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장만하려고 대출을 받아 서둘러 내집 마련에 나섰다.이대로 가다가는 집 마련할 길이 까마득해 보였기 때문이다.투기군들도 가세해 단타족까지 등장했다.단타족들은 수천만원씩을 남기고 집을 산뒤 한 두달만에 빠져나가는 행태를 반복했다.이러다보니 집값이 자연스레 떠밀려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금리도 낮은 데다 대출처를 찾지못한 은행들마저 주택으로 눈을 돌려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렸다.

 이런 와중에 당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코너에 몰렸다.추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주택수요 억제채과는 달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확정되지도 않은 신도시 건설 발언을 했다.이로 인해 집값이 더 불안해졌다는 언론과 야당의 집중포화로 온통 집값을 올린 원흉으로 죄를 뒤집어 쓰고 물러나야 할 판이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건교부 장관을 선임하는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노무현 주변에 있는 자들의 처신이 얼마나 뛰어났던가.등에 짚을 얹고 불속에 뛰어들겠다고 나서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이 때 홀연히 나선 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이용섭 장관이었다는 후문이다.이 장관은 이리저리 사태를 파악한 뒤 도박을 걸었다.물론 당시 부동산 시장을 잘 읽은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나중에 나왔다.
 
 이 장관이 건교부로 옮기기 전에는 2006년부터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책을 내놓기 시작하던 때였다.정부는 하반기에 분양가 상한제,원가공개,비축형 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메가톤급 안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당연히 2007년부터는 시장이 얼어붙을 일만 남은 셈이었다.이용섭 장관은 이 수를 잘 읽은 것 같다.정부가 이미 대책을 마련해 놓은만큼 자신이 장관을 맡아도 별 노력들이지 않고 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본 것이다.판단은 정확했다.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거래는 끊겼고 그 여파로 가격은 내려가기 시작했다.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아니다.안정이라함은 시장이 조용해야 하는데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밑으로 요동쳤기 때문이다.불안정한 요인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을 뿐 언제 떠오를지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튼 이용섭 장관은 운이 좋은 인물이다.장관을 두차례(청와대 혁신비서관을 포함하면 10여년을 청장 장관을 한 셈)하면서도 시끄러운 부동산 문제가 별 문제없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용섭 장관은 재임당시인 2006년 12월부터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까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철저하게 수행했다.한나라당과 부동산 시장의 거센 반발도 무시했고 건설업계의 아우성도 못들은 척 했다.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입장도 노무현 정부의 코드를 그대로 따랐다.

 

 그런 그가 민주당에 입당한 뒤 18대 국회의원이 되자 현 종부세법에 대한 개정안에 서명한 것을 보고 역시 변신의 귀재라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법안 제출에 서명하면서 종부세는 재경부 소관이라 건교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는 말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건교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종부세의 강화 필요성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하던 사람이다.정치인으로 변신했다고 과거의 말이 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물론 한나라당처럼 종부세 기준을 6억원으로 9억원으로 올리는 것과같은 큰 틀을 바꾸는 법안은 아니다.소득이 없는 고령의 1세대 1주택 소유자들이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다.종부세 납부 대상자로 1세대 1주택 소유자의 경우 나이와 소득수준, 주택보유기간 등을 고려해 해당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하지만 이 또한 표풀리즘이다.장관 때는 이마저도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용섭 전 장관은 앞으로 국회에서 국토해양위원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자신이 장관으로 재직하던 부서를 맡아 국회의원으로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온갖 비밀을 다 알고 있는 그가 어떤 식으로 의원활동을 할 지는 알 수 없다.앞으로 그의 행동과 말을 잘 살펴볼 것이다.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망가진 것에 대해 그의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그의 원죄이기도 하다.언론이 감시의 눈초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이 전 장관이 얼마나 이쁘게 보이겠나....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이런 인물이 없다.안타까운 일이다.모두가 대통령 뒤에 숨거나 언론의 뒤에 숨으려고만 한다.장관이 장관으로서 역할을 못하니 국민들이 청와내와 내각을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부동산 정책은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시장 참여자들이 정책의 일관성과 방향에 믿음을 가져야 시장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그런데 이명박 정부에는 이용섭 같은 총대를 메고 돌격할 수 있는 ‘부동산 장관’이 없다는 점이 이쉬운 대목이다.

 

 시장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국면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장관이 확신에 찬 소신으로 대국민 설득을 해나간다면 규제를 완화해 도심의 주택공급도 늘리고 집값을 오히려 안정시킬 수 있는 묘책을 마련 할 수도 있을 터이다.그러나 현재 장관이 복합한 지금의 부동산을 컨트롤 하기에는 좀 버거워 보인다.정종환 국토부 장관의 능력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다.부동산 시장을 정부가 강하게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국통해양부 출입기자로서 기자실 간사로서 그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교통 물류 분야에는 정 장관은 전문가이지만 주택은 단순히 원칙론 밖에 없는 듯 해서 하는 말이다.

 

현 단계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풀어야 할 주택문제와 국가경제의 활력을 불러넣어야 할 건설산업을 일으키는 소방수가 필요하다.그래서 차기 내각 개편 때 교체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물론 그 시기는 이르면 연말쯤 가야 할 것이다.그 때까지 정 장관이 새로운 해법을 들고 나타난다면 장수할 수도 있다.그가 장수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순풍을 달았다는 증거일게다.
<③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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