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행사는 '비교시승'입니다. 자동차담당 기자나 고객들,오피니언 리더들이 주 대상입니다. 대표적으로 제네시스와 BMW,벤츠를 맞붙였고, 쏘나타와 어코드를 비교하기도 했지요. 가장 최근엔 해치백 스타일인 i30를 폭스바겐의 골프와 비교시승하는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결과는 '항상' 성공적이었습니다. 국산차의 품질이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똑같은' 모델이냐 하는 게 첫 번째입니다. i30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번에 시승에 나온 i30는 새 차였습니다. 공장에서 막 나와 몇 번의 '다듬질'을 거친 모델이었죠.
반면 '골프'의 경우 렌터카업체에서 빌린 모델이었습니다. 특히 비교대상이 된 골프FSI의 경우 작년 3월 국내서 단종됐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 도로 주행을 거친 모델이었습니다. '새차'와 '헌차'가 비교된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비교시승 대상입니다. 상당수가 차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현대차가 이렇게 맞대결을 펼친 것을 보면 분명 i30의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겠지"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기 십상인,'보통' 사람들이었다는 얘깁니다. 결과는 자연스레 "i30가 품질에서 뒤지지 않는다"로 모아졌겠지요.
하지만 자동차 전문사이트 등에선 골프와 i30를 비교하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가격만 두 배 차이날 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두 모델은 애당초 비교가 힘들다는 것이었죠. (일반인들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끼지는 못하겠지만요.)
그렇다면 현대차가 왜 이런 비교시승 행사를 연달아 열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예컨대 "i30가 폭스바겐 골프에 견줄 수 있는 모델이구나"란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반값'에 말이지요.
요즘 현대차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차를 잘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의 인식은 도통 바뀌질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대차=저가차'란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과거 GM과 같은 미국차들은 품질 문제를 많이 겪었습니다. 일본차에 밀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미국차들은 와신상담 끝에 이제 과거와 같은 저품질의 차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일본차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본차의 품질이 미국차를 압도한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JP파워의 초기품질조사(Initial Quality Study)에 따르면, 1998년 최상위 메이커와 최하위 메이커간 품질 격차는 '257' 포인트에 달했습니다.하지만 이 차이는 작년 '81' 포인트로 대폭 좁혀졌습니다. 어중간한 메이커들의 품질 차이는 사실 크지 않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브랜드 가치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2002년과 2003년 도요타와 포드의 브랜드 가치는 엇비슷했지요. 2003년 불과 30억달러 정도의 차이를 보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격차는 2006년 420억달러로 벌어졌습니다.(비즈니스 위크 조사)
재밌는 것은 이 브랜드 가치의 격차가 순익 추이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는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서 순익 폭이 급증했고, 포드는 반대로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져버렸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지금은 품질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가 회사의 존망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는 얘깁니다. 현대차가 '프리미엄'을 강조한 제네시스를 만들고, 이를 해외 시장에 적극 내다팔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은, 고되고 또 인내를 요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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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목을 집중하려 하지 말것.
제네시스 미국판 광고만 봐도 딱 나오더만. 3시리즈와 같은 가격으로 7시리즈와 같은 실내크기라... 그냥 그렇게 장사 해먹고 배나 불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