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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싱가포르 F1(포뮬러원) 그랑프리를 지켜봤습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 스포츠행사를 위해 창이공항에서부터 요란한 간판이 붙어있더군요.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올해 열리는 총 17차례의 F1 중 14번째였습니다. 작년에 처음 시작했는데,전체 F1 중 유일하게 밤(저녁 8시~10시)에 열리고 있지요.

 

 전용 경기장(서킷)이 아니라 시내 도로를 활용한다는 것도 여타 대회와 차별화된 점입니다.

 

 F1은 축제와도 같았습니다. 경기장 주변엔 저녁식사와 술 또는 수영을 즐기면서 관람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았지요.

 

<F1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열린 마리나베이 경기장을 고층에서 내려다본 모습. 사진 오른 쪽에 간이 수영장이 설치됐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F1을 후원하는 기업 임직원 중 상당수는 '패독'이란 전용 관람석에서 식사를 하면서 구경했지요.(패독 입장료의 기본 가격은 8500싱가포르달러,원화로는 약 700만원입니다.)

 

 결승전 직전까지 경주장 뒷편에선 많은 정비요원들이 F1 머신을 점검했습니다.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엇갈리는데다 사소한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모두들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었지요.

 

 각 F1 팀마다 2대씩 머신(경주차)을 출전시키는데,정비요원은 대략 20여 명이 배치됐습니다.

 

<결승전 직전 F1 머신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스쿠데리아-페라리 팀.>

 

 경주 시작 전 패독에서 나와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F1대회의 글로벌 파트너인 LG전자가 관람석 통로 옆에 부스를 하나 설치했더군요. 유니폼을 입은 여성 도우미는 관람객들에게 종이로 만든 부채를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관람객들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최고급 경주차를 보러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중적인 세탁기,냉장고,TV 등을 전시한 게 썩 어울리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LG전자는 팀을 직접 후원하는 게 아니어서 경기장 주변에 광고판을 설치하고 전시부스를 만드는 등의 홍보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LG전자가 F1 경주장 내 관중석 주변에서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전시했습니다.>

 

 도중에 레드불 레이싱-르노 팀의 마크 웨버 선수를 만났습니다. 호주 출신인 웨버는 올해 F1 종합성적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10여 분간의 인터뷰였습니다.)

 

 경기 직전이지만 표정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밤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더니 "잠자는 시간을 조절했다. 오후 1시에 일어나서 좀전에서야 아침을 먹었다."고 말하더군요.

 

 밤에 열리는 경기이지만 조명이 밝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실제로 경기장 도로 양 쪽으로 2~3m 간격으로 촘촘하게 대형 조명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또 "실수하면 진다."고 했습니다. 어찌 들으면 당연한 말이지만,이는 싱가포르 F1의 독특한 성격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싱가포르 F1의 경우 전용 서킷이 아니어서 도로 폭이 좁습니다. 드라이버들이 앞 선수를 추월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수만 하지 않으면 처음 출발 때의 순서가 끝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요.

 

 (이날 경기에서 1순위로 출발했던 맥라렌-메르세데스 팀의 루이스 해밀턴 선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추월이 쉽지 않은 탓에 재미가 반감됐습니다.)

 

<레드불 레이싱-르노 팀의 마크 웨버 선수.>

 

 웨버 선수에게 F1 드라이버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첫 째는 기술,둘 째는 머신에 대한 이해도,셋 째는 적응력"이라며 명쾌한 답을 내놓더군요.

 

 큰 키가 경주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고 묻자,"키 큰 드라이버가 불리한 것은 사실지만 여자를 사귀는 데는 유리하다"고 농담하더군요.

 

 (공식 웹사이트를 보면,만 33세인 웨버 선수는 현재 영국에서 동거 중인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됐는지,웨버 선수는 이날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연료 공급을 위해 잠시 피트(경주차를 정비하는 곳)에 들렀다가 정비인력과 사인이 맞지 않아 연료공급 호스를 꽂은 채 출발했던 겁니다. 급정거를 했지만 아까운 10여 초를 허비했고 관람객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경기 중반께 두 번째로 피트에 들어선 이후 균형을 잃으면서 트랙 옆 보호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웨버는 이날 경주를 아예 포기해 버렸죠.(총 20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5명이 중도 탈락했습니다.)

 

<경기 도중 파나소닉-도요타 팀의 정비 요원들이 피트에 들어선 F1 머신에 연료를 주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내년 10월17일 F1 대회가 열립니다. 장소는 전남 영암이죠. 싱가포르(9월26일)와 일본(10월3일)에 이어 아시아 3연전 성격입니다.

 

 좀 외진 곳이어서 걱정되기는 하지만,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면 흥행에 성공할 것입니다.

 

 참고로,싱가포르에서 많이 운행되는 현대차 쏘나타 택시 사진을 띄웁니다. 종전엔 도요타나 혼다 택시가 대부분이었는데,최근들어 쏘나타 및 로체 택시로 급속히 바뀌는 추세라고 합니다.

 

 전체 택시의 절반 가량은 현대·기아차 택시인 듯 보였습니다. 특히 신형 모델이어서 구형인 일본 차와 대조를 보이더군요.

 

<싱가포르 시내에서 운행 중인 쏘나타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