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그래서 당신들은 불편해할지 모르는. 내가 살아온데로 본 영화 이야기들.
<아프간 피랍자 현장에서>정말 죄송합니다 [현장에서]

<정말 죄송합니다.>




"시신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고 그냥 잡혀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우리 아이들만 풀려나  정말 죄송합니다.”

 

13일 밤 10시 30분께 경기도 분당 정자동 아프가니스탄 피랍 자 가족 사무실. 아프간 피랍 자 중 김경자 씨와 김지나 씨가 풀려났다는 정부 공식 발표가 전해졌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기뻐 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묘한 분위기였다. 두 명의 풀려난 피랍 자 가족들은 기쁜 내색도 못하고 죄라도 지은 듯 “죄송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남은 19명의  피랍 자 가족들 심경이 어떨지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기자회견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풀려난 피랍 자 가족’들 얼굴은 한층 밝아 보였다. 한 달 남짓한 시간의 마음고생이 조금은 덜어진 듯 상기된 얼굴 이었다.언론과 인터뷰했다가 딸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달 여 동안 기자들과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던 김경자씨 아버지도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남아있는 가족들이 있어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말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 간 가족들이 겪은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했다. ‘피살됐다 ’와 ‘풀려났다’가 반복되는 외신의 ‘오보(誤報)’ 틈바구니 속에서 가족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 네티즌 들이 올리는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했으며 고 배형규 목사 등 두 명의 피랍 자가 피살되는 가슴 아픈 순간을 겪기도 했다. 한 피랍 자 가족은 매일 다가오는 협상 시한에“생지옥도 이보다 더한 생지옥이 있겠는가?”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매일 피랍 자 가족 사무실에 모여 피랍 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국 대사관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호소했고 UCC를 제작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는 아프가니스탄에 직접 찾아가기 위해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으며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두바이에라도 가서 사랑하는 아들. 딸들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호소하려고도 했다.

그런 노력들이 조금은 통했는지 13일 저녁 마침내 2명의 피랍 자들이 풀려났다. 그나마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아직 풀려나지 못한 피랍 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풀려난 가족도, 취재하는 기자도 모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김경자씨 와 김지나씨의 가족들은  피랍 자 전부가 풀려날 그 날까지 피랍 자 가족 사무실에 나와 함께 기도하고 봉사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오직 남은 인질 전원 무사귀한 만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2명의 석방이 좋은 징조가 되어  하루 빨리 모두가 함께 환히 웃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posted at 2007/08/14 20:24: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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