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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봄날>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비양도는 그야말로 요즘 제주도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다. 월요일 아침 9시, 한림항에서 들어가는 배를 타고 도착한 비양도는 아주 작고 아담한 섬이다. 고현정이 잠옷 차림으로 달려 나오던 선착장의 빨간 등대도 그대로 있고, 고현정이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보건소도 그대로다.

단, 보건소는 비양초등학교 분교를 세트로 빌려 사용했던 것이라 취재진이 갔을 때는 비양도에서 유일하게 남은 초등학생 두 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다른 관광지를 생각하고 오시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비양봉에 있는 등대에 올라가서 보는 풍경 외에는 특별한 경치도 없고 유명한 유적지도 없으니까요. 하루쯤 조용하게 와서 쉬었다 가면 그것으로 족한 곳이죠.” 비양리 사무소에 있는 고순애 씨는 그간 사람들의 질문이 민망한 듯 대답했다.

섬은 조용했다. 60가구에 80명 정도가 사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도 많았다. 그나마 사는 사람도 물질하러 가고, 뭍으로 나가고 해서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걸어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도 20분이면 족하다.

비양봉을 중심으로 마을 반대편은 바람이 많이 불어 사람이 살지 않는 곳. 배에서 내렸을 때는 보이지 않던 억새가 아직도 비양봉 능선을 따라 수도 없이 피어 있다. 아직도 가을빛이다. 비양도에 푸른빛이 돌려면 4월 중순은 지나야 한단다.
선착장을 등지고 섰을 때 왼쪽 길로 섬을 돌아봤다. 가는 길에 코끼리를 닮았다는 코끼리 바위와 어린아이를 업은 여인 형상의‘애기업은돌’을 볼 수 있다.

비양도에서 새로 생긴 곳이라면 펄랑 주변에 만들어진 산책로.

펄랑은 우리나라 유일의 염습지로 밀물 때는 해수가 밀려들고 썰물 때는 다시 담수호가 되는 곳인데, 그 사실을 알고 보면 제법 신비롭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본 후에는 비양봉에 오른다.

114m 높이의 오름으로 20분 정도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오름 꼭대기에 오르면 제주에서도 유일한 등대가 있다.

등대 밑에 자리를 잡고 비양도 마을과 제주 바다를 감상하며 오래도록 앉아 있는 일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넉넉한 시간.

비양봉을 내려와 출출한 기운이 들면 보말죽을 맛보아야 한다. 비양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 별식은 바다고둥인 보말을 안의 내장과 함께 끓이는데 전복죽보다 고소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죽을 쑤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오름을 오르기 전에 미리 시켜두고 가면 시간이 딱 맞는다. 호돌이식당뿐만 아니라 민박집에서도 대부분 주문하면 보말죽을 끓여준다.

비양도를 다녀간 여행객의 반응은 극과 극이란다. 요즘은 배를 타고 들어왔다가 1시간여 만에 나가는 관광객도 많다 한다. 제주가 그리워 어느덧 제주를 닮아버렸다는 비양도. 그 사연과 시간을 느끼기엔 하루가 너무 짧다.    

▒ Infomation
Tel 064-796-7522  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 9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번 배가 왕복한다. 한림항 주차 무료, 편도 요금 1500원, 소요 시간 15분  민박 민경상회 064-796-8973  |  아람이네민박 064-796-8490  맛집 호돌이식당 064-796-8475 보말죽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