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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이곳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리라”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이 지옥문의 문구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사실 이 지옥문 문구가 등장하는 이후부터 책을 읽는 것은 대단한 인내를 요한다.(그나마 지옥문 구절은 책의 앞쪽에 있다.) 하지만 (필자 같은) 보통의 현대인이 읽기엔 너무나 따분하고 졸린 이 ‘고전’작품은 “누구는 지옥으로 보내고, 누구는 천국으로 보낸” 기준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그나마 지루함이 약간 덜해진다.

<단테 초상>
바로 단테의 신곡에서 천국행과 지옥행을 나누는 기준이야말로 현대인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히포크라테스 같은 위대한 현인들이 “예수를 알지 못했단 이유”로 지옥에서 살아야만 하는 등, 고대의 (모범적) 유명 인사들은 죄다 지옥의 맨 위층에 어두침침한 우울한 기후 속에서 무기력하게 ‘멍 때리며’ 살아야만 하기 때문. 그나마 도덕에서 둘째가면 서러워할 정치가인 로마공화정을 지키고자 했던 카토가 “자살”(다른 자살자들은 지옥중에서도 중죄인들이 가는 제 6지옥으로 간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지옥행을 벗어나 연옥의 문지기가 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지옥행의 기준에 대해 일찍이 마키아벨리는 “나는 천국보다 지옥에 가고 싶다. 천국이 기후야 더 좋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인간들(정치가들)은 모두 지옥에 가 있으니까”라며 단테의 구분 기준에 정면으로 딴지를 걸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소크라테스도 못가본 천국에서 로마법대전을 만든 유스티니아누스1세는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고, 솔로몬왕의 경우도 명판결의 공적을 인정받아 천국에 입적했다. 세상에 법률가들이 천국에 가다니!!! 서울대 안경환 교수 역시 “단테처럼 법률가를 천당에 보내는 경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극히 드문일”이라고 지적한다. (변호사 천국이라는 미국에선 결국은 변호사가 지옥에 간다는 내용의 유머가 널려있다고 하지 않나.)
이처럼 단테의 신곡이 친법률가, 친법률적 성향을 띠는데 대해 안경환 교수는 신곡이라기 보다 오히려 ‘법곡(法曲)’이라고 부를만하다고 지적한다.
안 교수에 따르면 단테 신곡의 중심은 지옥편이고, 법의 역할이 가장 중시되는 곳이 지옥이라고 한다. 단테가 설계한 지옥세계는 아홉개의 지옥으로 나눠지고, 매 지옥마다 별도의 감방이 있다는 것. 같은 지옥에서도 죄수는 그가 범한 죄의 경중에 따라 제각기 다른 옥에 수감된다. 예를 들어 제8지옥의 겨우, 열 개의 작은 감방으로 구성되는 식인 것이다.(부연하자면 이 8지옥의 마지막 감방에는 신용사회에서 가장 큰 죄악인 각종 위조사범들이 수감돼 있어,당시 번창한 상업도시로 위조화폐 유통이 사회문제화 됐던 피렌체의 실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특히 단테가 중범죄로 분류한 것은 남색과 고리대금업으로 남색을 범한 죄인중에는 성직자와 학자가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신성한 성직을 돈을 받고 판매한 교황도 지옥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댓가를 치르는 식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엄한 법이 지옥에서 넘쳐나는 현상에 대해 안경환 교수는 “법은 캄캄한 곳에서 빛나기 때문에 지옥에서 법의 역할이 강조된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천국편은 명확한 정교분리와 법치주의의 원리가 제시되는 ‘차원 높은 법률가의 경전’이라고 평한다. 신곡이 기독교 정신을 구현한 고전이지만 “예수천국, 불신지옥”류의 무지막지한 주장과는 근본적으로 차원과 철학이 다르다는 설명인 셈이다.
단테는 신곡 천국편에서 위대한 법의 황제의 영혼을 통해 강력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주장하고,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을 빌려 궤변의 폭력을 휘두르는 세속의 법학에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지고지선한 천국의 발언. 이것이야 말로 단테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주장은 아닐지. 바로 단테가 천국의 입을 빌어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단테도 법률가들을 천국에 보내고 싶어 보낸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힘을 싣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법률가들을 천국에 입적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제발 법률가들이 착각하지 말기를...)
전직 대통령의 장례문제를 놓고 현대판 ‘예송논쟁’이란 표현이 나올 만큼 구질구질한 행정처리가 이어졌고, 곧이어 애매모호한 관련 법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또 최근 들어 ‘법치주의’란 용어를 둘러싼 사회각계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애꿎은 법률의 잘못 이라기 보다는, 제대로 법정신을 발현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의 잘못이라는게 아마 대부분의 생각일 듯 하다.
<참고한 책>
안경환, 법과 문학사이, 까치 1995
주경철, 테이레시아스의 역사, 산처럼 2002
Dante Alighieri, The Divine Comedy, H.F.Cary(trans.), Grolier Classics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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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이라는 것을 이용한 주도권, 명분 다툼을 하고 있는거겠죠 ㅎ~
예수님 이전에 선한일을 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나요? 였었어요
교리 공부를 주관하시던 보좌신부님게서 모두 연옥에 있다가
예수님께서 데리고 가셨다..라고 하셨어요 ;;;
제가 이해가 안간다라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로즈마리님 천당가시려고 예수님 믿으시나요? 하시더군요 ㅎㅎ
그건 아니지만 ..이라고 생각했고 궁금한게 많았지만 신부님께서
그말씀을 하신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만 하시고 싶다라는 표현을 하신것 같아
그만 두었어요 ..그뒤에도 궁금해서 다른 본당신부님께 질문을 했더니
예수님을 모르더라도 선한일을 하면 천당에 간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사도는 하늘로부터 온다는 신념을 굳건히 가지고 있는사람인데
중세시대 교황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 제 생각이 꼭 맞는것도 아니라는
불경스러운 생각이 간혹 들기도 합니다
엉뚱한 질문이지만, 많은 역사책을 섭렵?하시는거 같은데
책은 다 구입해서 보시는건가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