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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菜根譚 前集005)

耳中常聞逆耳之言,心中常有拂心之事,纔是進德修行的砥石。

若言言悅耳, 事事快心,便把此生埋在鴆毒中矣。

 

전집 다섯 번째 장은 ‘良藥(양약)은 입에 쓰다’는 귀에 익은 속담으로 시작합니다. 이 속담의 출전은 『說苑(설원)』正諫(정간) 편에 나오는 孔子(공자)가 한 말로, “良藥苦口而利於病 忠言逆耳而利於行” 즉, “양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잘 듣고, 충고의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몸가짐에 이롭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逆耳之言, 즉 ‘귀에 거슬리는 말’은 곧 충고, 충언, 拂心之事(불심지사)는 마음에 걸리거나 거리끼는 일. ,

纔是(재시)는 ‘바로 ~이다’ 정도의 뜻. 砥石(지석)은 칼을 가는 데 쓰이는 숫돌. 그래서 1문장은 전체로

 

“耳中에 늘 逆耳之言을 듣고 心中에는 항상 拂心之事를 지니면, 그것은 곧 덕을 쌓고 몸가짐을 닦는 砥石이 된다. ”

 

2문장의 같은 명사를 겹쳐 쓴 言言, 事事는 ‘말마다, 일마다’, 便(편)은 ‘이는 곧’ 정도로 풀이하면 되고, 다음의 把(파)는 현대 중국어에도 쓰이는 것으로 뒤에 오는 목적어를 받는 조사입니다. 그러므로 2문장은

 

“만약 (듣는) 말마다 달콤하고(悅耳;열이), (하는) 일마다 흡족하면(快心),이는 곧 此生(이 삶)을 鴆毒(짐독) 中에 묻어버리는 것이다.”

 

옛날 중국 남쪽지방에 올빼미를 닮은 짐(鴆)새가 있었는데, 이 새의 깃털을 술에 담구면 치명적인 독이 우러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鴆毒, 또는 鴆酒라고 불러서, 죄인을 賜死할 때 사약으로 썼고 때로는 암살의 수단으로도 활용됐다고 합니다. 左傳(좌전) 閔公(민공) 元年 조에 나오는 宴安酖毒(연안짐독)은 ‘안일하게 지내는 것은 짐주를 마시고 제손으로 목숨을 끊는 행위와 같다’는 뜻으로 鴆毒의 대표적 용례로 꼽힙니다.

 

莊子 養生主(양생주) 편에는 庖丁(포정) 즉, 소를 잡는 백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얼마나 솜씨가 교묘한지 한번도 칼날이 소의 뼈에 닿는 일이 없이 수월하게 소를 해체합니다. 그 솜씨의 비결을 묻자 庖丁은 “나는 생긴 것을 거스르지 않고 칼을 쓰기 때문에 19년동안 천마리나 되는 소를 잡았지만 아직도 내 칼날은 ‘금방 숫돌에 갈아낸 것처럼 새롭다(新發於硎)’”고 대답합니다. 硎(형)은 砥와 같은 숫돌입니다. 칼이란 것은 쓰면 이빨이 나가기도 하고 기름이 끼어 무뎌지며, 그냥 두더라도 녹이 슬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일본 사무라이들은 자신의 검을 갈고 닦아 늘 새것처럼 날카롭고 반짝이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온 정성을 쏟았습니다. 여기에서 新發硎이라고 하면 늘 자기를 갈고 닦아 눈빛이 炯炯(형형)하고 자세가 바른 사람을 말합니다. 숫돌에 칼을 갈 듯 고전을 읽고 생각을 바르게 가다듬는다는 말입니다.

이 장에서 말하는 ‘덕을 쌓고 몸가짐을 닦는’ 숫돌 개념은 바로 莊子의 新發硎을 말하는 것입니다.

 

숫돌은 요새는 잘 볼 수 없는 물건이 됐지만, 20년전만 하더라도 부엌칼을 가는 용도로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었습니다. 크기는 벽돌만 한 것이 칼을 많이 갈수록 숫돌도 깎여나가서 반들반들한 곡면이 되지요. 색깔도 흰것에서 노란 것, 누런 것, 갈색, 회색, 검은것 등 다채로왔던 기억이 납니다. 

옛사람들에게는 ‘내 마음의 숫돌’을 하나씩 마련해서 늘 거기에다가 자신을 갈고닦는 것이 참공부였습니다. (2008-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