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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시장에서 ‘액면가 100원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액면가 500원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액면가를 낮추면 낮출수록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싸다는 이미지를 줘 유동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액면가 100원짜리 코스닥기업은 올해 들어 배로 늘었다.지난해말 9개사에 불과했지만 현재 주주총회 승인을 기다리는 3곳을 포함해 18곳으로 급증했다.올해 액면분할을 결의한 코스닥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 10곳보다 2배 증가한 22곳이었고 이 가운데 9곳이 액면가를 100원으로 쪼개기로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200원으로 분할한 2곳을 포함하면 절반이 액면가를 500원 아래로 내린 셈이다.
 

 주주총회 시즌이 아님에도 최근 한달간 세고와 흥구석유 JS픽쳐스 등 3곳이 액면가를 1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특히 흥구석유는 종전 액면가가 5000원이었지만 500원을 건너뛰고 100원을 선택했다.이에 앞서 대유베스퍼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지엔코 디에스피 에코에너지 등도 이런 유행에 동참했다.빅텍과 덕산하이메탈은 액면가를 500원에서 200원으로 조정했다.올해 상장한 외국기업 코웰이홀딩스는 액면가를 0.1달러로 정하기도 했다.모두들 거래활성화를 액면분할 이유로 들었다.
 

 액면가 5000원이 주류인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에선 10곳 중 9곳이 액면가 500원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젠 500원에도 만족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주가 하락기에 액면가 500원을 한번 더 쪼개 거래주가를 낮추면서 거래량을 늘려 유동성 효과를 보려는 기업들의 욕구가 올 들어 커진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액면가 100원은 너무 싸서 오히려 기업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만연했다.특히 거래주가만 낮게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비난의 목소리 속에서 액면가 100원을 감행하려는 곳은 많지 않았다.오히려 글로포스트 IC코퍼레이션 등 5곳은 지난해 액면가를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STX팬오션의 상장과 함께 급반전됐다.STX팬오션이 지난해 9월 액면가 100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코스닥기업들의 100원 액면분할 부담을 덜어줬다는 것이다.STX팬오션은 현재 시가총액이 4조원대지만 주가는 2085원에 불과하다.발행주식수는 20억주,거래주식수는 1억주를 넘나든다.STX팬오션의 소액주주는 1분기말 기준 15만명으로 다른 해운사에 비해 10배 가까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하지만 액면가 100원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STX팬오션는 상장 직후 엄청난 거래량으로 인해 호가가 폭주,매매체결지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대형주로선 가격변동성이 매우 커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또 세고와 같이 액면가 500원일 때 하루 거래량이 보통 수백만주에서 많게는 수천만주에 달하는 회사에 거래활성화를 위한 액면분할은 넌센스라는 지적도 많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실제로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기업이 아니라면 액면분할은 기업 본질가치에 도움이 안되는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주가 2000원짜리 기업이 액면가가 100원이라면 실제 주가는 10만원에 달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엄청 싸다고 생각하면서 소모적인 매매를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