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서너 명이 함께 마시면 유쾌(愉快)하고
둘이서 마시면 한적(閑適)하며
조용히 혼자 마시면 이속 (離俗) 즉, 속세를 떠날 수 있다.
- 임어당의「생활의 발견」中 -
사람이 적을수록 그 맛과 향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차(茶). 특히 많은 것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CEO에겐 참모들의 백마디 조언보다, 때로는 혼자
마시는 차 한 잔이 더 큰 위로다. 스트레스는 물론 두뇌를 혹사시키는 분들에겐 훌륭한 치료제가 되는 중국의 명차, 보이차(普?茶)를 소개한다.
제갈공명이 선사한 茶 :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보이차의 명성을 들어봤을 것이다. 중국 서남지역의 소수민족들이 즐겨 마셨다는 보이차는, 제갈공명이 선사했다고 하여「공명차」라고도 불린다.
제갈공명이 남방을 정복하기 위해 남나산을 넘을 때였다. 오랜 전쟁에 지칠 대로 지친 병사들은 눈병까지 퍼져 더 이상 행군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제갈공명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바위에 꽂았고, 신기하게도 그 지팡이는 금세 차나무로 변했다. 그리고, 제갈공명의 명령에 따라 그 나무의 잎을 따서 끓인 물을 마신 병사들은 모두 기력을 회복하고 눈병도 나았다
세월의 향기가 있는 茶 : 대부분 차에는 유통기한이 있고 신선할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지만, 보이차는 오랜 기간 숙성을 거친 것일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래서 보이차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골동품’이라고도 한다. 다른 차들이 자연의 순수(純粹)를 마신다면, 오래 묵힐수록 독특한 향이 나는 보이차는 ‘오랜 세월의 향기’를 마신다고 할까?
1745년 스웨덴의 무역선「예테보리號」가 중국에서 다시 예테보리로 돌아오던 중, 항구를 900m 앞두고 암초에 부딪쳐 침몰했다. 그리고 한 개인탐험가의 끈질긴 추적 끝에 241년이 지난 1986년, 예테보리호는 다시 세상에 나왔는데, 그 속에서 발견된 오래된 상자 하나가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그것은 바로, 차가운 바다 속에서 241년을 버텨온 보이차 상자. 상자를 열면 분명 끔찍한 냄새가 날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봉과 동시에 보이차 특유의 은은한 차 향기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가의 진단결과, 그 차는 지금도 안심하고 음용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판정되었다.
보이차, 어떻게 만들어지나? 대부분 차는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찻잎을, 언제 따고, 어떻게 처리하며, 어느 곳에 보관하는 가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달라진다. 그런데, 보이차는 여기에 한 가지 더, 발효 과정이 추가된다. 즉, 녹차와는 종이 다른 중국 운남성에서 자라난 대엽종 찻잎을 크기별 부위별로 구분한 다음, 각 제조방식에 따라 적절히 배합하여 압축시킨 후(緊壓), 서늘한 곳에서 자연 발효시키는 것. 그 과정에서 차 속에 있던 찻잎은 검고 반지르르한 흑갈색으로 변하고, 유해성분들은 미생물에 의해 서서히 분해되어 맛이 부드럽고 향이 있으며 인체에 유효한 성분만 남는다.
발효기간은 최소 6년, 오래 묵힐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보이차의 참 맛을 즐기려면 30년 이상 발효된 것이 좋다. 단, 시중에는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와 발효연도를 부풀려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사려면 다소 고가라 하더라도 반드시 중국 운남성 현지에서 직접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 수입, 판매하는 국내업체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
숙취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 보이차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 기능에 있다. 사실, 보이차를 기호음료로 마시기보다 치료목적으로 마시는 경우가 더 많다. 보이차는 숙취를 제거하고 소화를 도우며 가래를 녹인다. 또한 위를 깨끗이 하고 침이나 체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도 으뜸이며 임상실험 결과, 보이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인체에 콜레스테롤과 혈중지질을 억제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이차는 동맥경화, 고혈압, 비만을 예방하고 풍(風)을 다스리는 데에도 탁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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