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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의 ‘아고라’가 신문기업과 포털 사이의 빙벽을 깨는 못이 됐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 파문으로 들불처럼 번진 촛불시위 과정에서 일부 신문의 논조에 불만을 가진 네티즌들이 ‘아고라’에서 광고주 대상의 불매 운동을 펼쳐 신문기업을 군색하게 밀어 붙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지난 7월부터 한달 사이에 국내의 유력 신문사 다섯 곳이 뉴스 공급을 중단했다. 전에 없이 신속하고 전격적인 공급 중단의 파장은 신문업계 전체를 동요시켰다. 포털의 권력 남용(?)을 집중 성토하는 보도가 터져 나왔으며 규제 제도 도입의 여론몰이가 이어졌다.

 

사실 ‘아고라’만 아니었다면, 아니 ‘쇠고기’ 문제가 아니었다면 신문사와 일부 포털사업자간 공동 비즈니스모델이 실현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지난 5월 문맥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운 뉴스뱅크협의회(이하 뉴스뱅크)와 국내 2대 포털사업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혼례(계약)’를 치르기로 하고 날을 받아뒀었다.

 

뉴스뱅크는 조선, 동아, 한국경제 등 기존 10여개 참여 신문사 외에 제휴선을 확대해 40여곳까지 늘려 사업 성공의 기대치를 높여 왔었다. 뉴스뱅크 모델은 이용자들이 기사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포털과 약속된 광고 인벤토리에 기사와 매칭이 되는 광고를 게재해 분배하는 것이다.

 

공동 비즈니스 구현 코앞에서 ‘촛불’

 

따라서 아고라나 카페 등 이용자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 중인 다음과 뉴스뱅크의 제휴는 ‘꿩 대신 닭’의 성과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또 이러한 공동 사업화가 다른 포털사업자 즉, 네이버를 압박할 수도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보도사진 판매를 위해 ‘뉴스뱅크 이미지’, ‘뉴스뱅크 미니’, ‘뉴스뱅크 RSS' 등 다양한 모듈을 개발하는 등 배수의 진을 친 상태였다. 사실상 뉴스 콘텐츠 저작권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사업으로 인터넷 유통 시장에서 마지막 기회를 본 것이다.

 

물론 동아일보가 지난 4월 NHN과 디지타이징 및 기사 공급 장기 계약을 맺는 등 포털과의 관계 설정에서 서로 다른 전선이 형성된 것은 언론계로서는 뼈아픈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경향, 한겨레, 매경을 포함 총 4개 매체가 NHN에 ‘상생모델’이라는 빌미 하에 장장 5년간 발목을 잡히게 됐기 때문이다.

 

NHN과 본 계약을 맺은 신문사들조차도 달콤한 꿀맛은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과거 기사 자원에 대한 디털화가 중요한 일이기는 했어도 5년 동안 콘텐츠 공급을 확약한 것은 실수”임을 공공연히 자인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구글과 ‘아웃링크’를 전제로 하는 공동 제휴 모델이 깨진 것도 후회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언론사-구글 제휴모델을 깨는데 활용된 과거 기사 디지털화를 추진해야 할 NHN은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향후 수익성을 낙관할 수 없는 예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HN과 본 계약을 맺은 한 신문사 관계자는 “서로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고 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의 포털 규제 압박이 강도를 높이고 있어 언론사들의 행보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5월 NHN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규정하면서 포문을 연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한나라당 등이 한 목소리로 규제제도를 시사해 언론-포털 관계 설정에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포털 규제 찬성하지만 방법론은 무성

 

일단 신문사들은 포털사업자들과 공존 공생과 관련된 협의에 본격 착수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뉴스 공급을 중단하고 있는 언론사들 역시 ‘재개’보다는 정부의 포털 규제 흐름을 지켜보자는 쪽이다. 하지만 규제 제도가 가지는 맹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

 

7월말 구성된 한국신문협회 포털TF도 “포털은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신문법, 언론중재법 등에서 정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3의 법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포털TF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신문사 관계자는 “포털 규제 지상주의가 언론사를 살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며 현실론을 피력했다.

 

포털 규제 발의 법안 중에는 현재의 포털 뉴스 서비스를 못하게 하는 것도 있다. 포털 초기화면 뉴스 비중이 50% 미만일 경우 ‘기타인터넷간행물’이 돼 보도, 여론조성 기능을 할 수 없도록 한 신문법 개정안은 대표적이다. 포털 플랫폼을 활용해 광고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언론사들로서는 동의만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언론사들이 실질적으로 희망하는 것은 포털의 뉴스 편집권 남용을 차단하는 부분인데 이것을 법안에 담는 것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의 특성상 인위적인 편집이 아닌 자동 편집이 될 경우 인터넷 뉴스 부문에 전력 투자를 한 대형 신문사와 통신사 위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즉, 포털 뉴스 편집권만 겨냥했을 경우 소수 언론사만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면 디지털 뉴스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입법 단계부터 신문업계의 의견을 반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사 공동 비즈니스 모델인 뉴스뱅크에 앞서 뉴스 저작물에 대한 신탁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언론재단의 뉴스코리아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뉴스뱅크는 콘텐츠 유통과 광고를 함께 포괄하는 것으로 포털과 저작권 보호라는 선행 작업이 필요한 만큼 법적인 뒷받침이 된다면 그만한 원군도 없다고 하겠다.

 

콘텐츠 유통과 광고, 두 마리 토끼 잡기

 

뉴스뱅크는 8월 초 이용자가 블로그, 카페 등에서 합법적으로 뉴스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서비스를 10월중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드림위즈,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등 중소 포털사이트다. 당연히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업자를 의식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9월 중순 현재 포털사업자들과 공개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포털 관련 규제제도 도입이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서다. 뉴스 서비스의 큰 변화도 예상되고 있어 포털사업자들은 지나친 규제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물론 메이저 포털사이트는 혁신적인 서비스 방안을 조기에 공개하는 등 정치권과 언론의 대포털 공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로부터 ‘편파적’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온 네이버는 지난 6월 ‘최근의 오해에 대해 네이버가 드리는 글’을 통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다독이면서 말문을 열었다.

 

네이버가 공개한 획기적인 서비스 개편 방안인 오픈 캐스트(Open cast)의 경우 개방형 정보 유통 플랫폼 전환을 골자로 하고 있어 발표 초기 시장 내 큰 반향을 불러 모았다. 또 완전히 편집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 되던 초기화면 뉴스 편집은 이용자에게 완전히 넘기는 것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다음도 가세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 내용을 수용, ‘아고라’ 서비스에 대해 엄격한 모니터링에 들어가는 한편 차기 계약시점부터 인링크와 아웃링크를 구분 적용하고, 뉴스페이지 내 배너광고의 매출을 배분키로 하는 새로운 온라인 뉴스 유통구조를 제안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실현됐을 경우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반응이다. 특히 포털사업자가 뉴스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이번 기회에 강화되는 저작권 보호를 기반으로 뉴스 유통 시장 내 주도권을 쥐려고 하지만 포털사업자의 시장 수성 의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저작권 지키면 돈된다“ 뒤늦은 결속

 

언론사가 포털사이트에 완벽히 장악된 것은 비단 트래픽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에서도 우열이 판가름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가 전통매체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이용자 인식 조사 결과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것을 인터넷 생태계 파괴로 규정한 언론사들이 저작권자와 유통사업자간 상생으로 신생태계 구축을 이뤄야 한다고 자각한 것은 때늦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언론사들은 단순 판매보다는 유통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웹2.0 환경을 자각했다.

 

뉴스뱅크의 경우 OSP에 뉴스를 전면적으로 개방해 매쉬업(Mash-Up)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용자가 뉴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오픈 뉴스 네트워크’를 기초로 하고 있다.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서 저작물의 합법적인 이용을 허용하는 저작권자와 유통사업자간 협업모델이 요구된다.

 

현재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서비스는 전체 트래픽의 평균 20~30% 수준으로 일일 2억5천만~3억 페이지뷰(PV)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에 콘텐츠를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페이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광고수익이 10~20배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사들은 뉴스 트래픽으로 인한 연간 광고 시장 가치를 최소 1천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처럼 언론사가 포털사이트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종속적 모델로는 연간 100억원 내외에 머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언론사는 저작권을 고리로 더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을 갖고 있다.

언론사들은 기존의 뉴스 유통시장에서는 저작재산권이 직접 침해 또는 침해 방조가 일어나는(저작권법 제16~22조) 것은 물론 저작인격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자는 복제, 공중수신, 배포 등에서 즉, 카페, 블로그에서 광범위하게 저작권 침해가 이뤄지고, 이메일 및 프린트하기 등 불법복제 서비스도 제공되는 경우다.

 

콘텐츠 유통과 광고 결합한 모델 부상

 

후자는 기사 페이지에 디스플레이 광고를 함부로 삽입(저작권법 제13조)하는 부분이다. 반면 언론사가 광고를 삽입시켜 포털로 전송한 기사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누락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포털이 임의로 수정하는 뉴스 제목, 내용, 형식에서도 저작인격권의 침해 사례가 양산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뉴스 저작권자인 언론사가 저작물에 대한 통제력을 100% 확보하고 있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저작권자가 통제하는 시스템을 통해 임의로 기사와 사진을 삭제할 수도 있고 콘텐츠 보존기간도 설정하게 된다면 포털 종속 구조는 사실상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 표시 영역, 즉 뉴스 본문이 나오는 뉴스 페이지 영역에 저작권자의 주도로 광고를 삽입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광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대다수 언론사가 공동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광고 중심의 수익모델이 조기에 정착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뉴스/미디어 시장 내의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은 주지하다시피 포털에 기울고 있다. 인터넷 통계기관인 코리안클릭 자료(2007년4월기준)에 따르면 6대 포털 뉴스 사이트는 종합일간지에 비해 UV와 PV가 각각 30.3%, 58.9%나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힘을 합쳐 움직인다면 가능하다는 분석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광고네트워크를 추진하는 인터웍스미디어 김지연 미디어팀장은 “포털과 언론사 시장 점유율은 각각 72.2%와 13.3%지만 월 광고매출은 각각 26억원과 23억원으로 엇비슷하다”면서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 차장은 “한국신문협회 47개 회원사의 UV와 PV를 합산하게 되면 전체 UV는 네이버, 다음 등에 이어 5위지만, 뉴스면 UV만 고려할 경우 네이버에 이어 2위에 이른다”면서 “언론사들의 광고를 통합 운영할 경우 높은 도달률과 광고 볼륨으로 양적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포털의 협력이 관건…언론사 결속도 이슈

 

온라인 광고 솔루션 기업인 소나무미디어 김명기 대표도 “뉴스 콘텐츠와 광고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방식이 정착하게 된다면 포털을 비롯 다양한 파트너사를 통해 대량의 뉴스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이 경우 뉴스 콘텐츠의 내용에 타겟팅 된 광고(Content Embedded AD, CEA)가 콘텐츠 일부로 포함돼 배포된다.

 

물론 선결적으로 정리돼야 할 것들이 있다. 언론사들이 대거 참여해서 충분히 양질의 광고 인벤토리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포털과의 협상을 통해 포털 뉴스 페이지 내에 광고 영업권을 따내야 한다. 현재 분위기라면 대포털 협상도 해볼만하다는 견해가 많다.

 

김 대표는 “뉴스 콘텐츠와 광고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방식의 정착 관건은 포털을 비롯 다양한 플랫폼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갖는 것”이라면서 “저작권 법제는 물론이고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규제 논의도 시장을 키우는 방향에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뉴스 저작권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철저히 관리되도록 이해 관계자들의 합의를 도출해야 하고, 저작권자와 유통사업자의 합리적 수익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 쟁점이 해소되면 결국 이용자의 편이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뉴스의 유통가치를 수직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언론사 내부의 의견 일치를 선행과제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한겨레엔 육근영 미디어기획팀장은 “신문사닷컴 등 기존 매출에 피해를 주지 않고 만족할만한 플러스 알파가 검증돼야 한다”면서 “여러 차례 정치사회적 부침을 거듭하면서 수세국면에 서 있는 포털사업자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연내까지 결론을 못내면 양측은 전에 없는 갈등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언론사의 배수의 진이 포털과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지는 불과 3개월만 남은 것이다.

 

촛불이 언론사의 정치적 결속을 이끌어 냈고 다시 산업적으로 승화시키는 촉매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 또 이 과정에 ‘저작권’이란 최대 공약수가 똬리를 틀고 언론-포털 상생 논의의 분위기도 끌어가고 있다. 퀴고(quigo)나 쿼드란트원(quadrantONE)처럼 커질지는 이용자를 포함 모든 뉴스 관계자들의 몫이 됐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간하는 미디어 전문 월간지 '미디어퓨처'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작성 시점은 9월 초입니다.

덧글. 조선일보는 지난 9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자사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외반했다며 1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덧글. 이미지는 신문사의 공동 비즈니스 모델 흐름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 정부 부처 일각에서 인터넷 규제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결의'하고 '중계'한 인터넷에 피해의식이 쌓인 정부의 '과잉통제'라는 비판 못지 않게 부정확한 정보로 명예훼손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양산되고 있어 적정한 제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국가의 인터넷 규제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제한적 본인 확인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빈번한 게시물 삭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출범 이후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인터넷 전반에 ‘규제 칼날’이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사뭇 다른 양상이다. 우선 대포털 공세가 전방위적이다. 5월초 공정거래위윈회가 NHN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한데 이어 국세청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야후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또 포털의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포털 제재를 골자로 정보통신망법과 신문법ㆍ언론중재법 등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달 초에는 활동을 시작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첫 번째 심의과제로 포털 댓글을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 포털 규제책 도입 논의도 활발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재발의가 예고된 '검색서비스사업자법'과 '신문법' 개정안은 한 마디로 뉴스 서비스를 포함 포털의 여론조성 기능을 억제하고 검색 광고 등 기업 영리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마련된 이
규제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포털의 뉴스유통은 인터넷신문으로 정의된 상태에서 뉴스편집이나 배치, 제공규모 등의 자율성이 현저히 구속되는 상황에서 지속될 수 있다.

현재 포털은 신문법에 규정돼 있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언론사로 정의돼 있다. 그러나 현행 신문법 내 인터넷 신문 규정 요건 가운데 ‘독자적 기사생산’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포털사이트를 인터넷 신문으로 정의하는 신문법이 통과될 경우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부여된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가 오래도록 반발해왔던 실명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즉, 2007년 주요 사이트에 제한적 본인 확인제, 즉 인터넷 실명제를 운영토록 한 것을 전면화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하루평균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포털, 동영상UCC, 언론 등 36개 사이트에만 적용 중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인터넷 실명제 확대는 물론이고 영장없이 개인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는 인터넷 게시물로 권리 침해를 받은 자가 침해사실을 소명할 경우에 서비스제공사업자는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으나 침해사실 소명 절차 보다는 다른 긴박하고 사회적인 이유에 따라 게시물 삭제가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

정부가 추진중인 인터넷 규제정책의 결정적인 문제는 인터넷을 통제 대상으로만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순간부터 인터넷 정책은 꼬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정부의 인터넷 규제 시사 방침들이 정치적 피해의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고 그 실효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외교통상부의 <인터넷 여론 형성 과정: 독도 괴담 사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특정 게시글에 대한 ‘언어순화 및 과장된 표현의 자제 권고’, “인터넷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대통령 발언,  한나라당의‘인터넷 사이드카’ 추진 해명 등에서 보듯 정부의 인식은 인터넷을 순화의 대상으로만 이해하고 있어서이다.  

특히 이러한 분위기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이전부터 인터넷과 포털에 대해 보여줬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지식대중에겐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가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네이버 평정론’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7일 구속된 나우콤 문용식 대표도 촛불집회 생중계 기반을 제공한 인터넷 방송사이트 ‘아프리카’ 유명세 때문에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 대표는 5공때 학생운동으로 수감된 이력을 갖고 있는 등 참여정부의 권력 중추인 386 운동권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다.

물론
포털이 언론으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포털을 중심으로 불거져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글쓰기를 포함 전사회적인 사이버 교육 부재도 인터넷 불신을 키우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포털을 비롯 인터넷을 적정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관점으로만 접근할 경우 또다른 사회적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찰청이 수사권한은 주어지지 않지만 '인터넷 대응 및 분석팀(가칭)'을 신설할 예정이고, 한나라당도 인터넷 사이드카 논란을 빚고 있는 '여론민감도 체크 프로그램'을 8월쯤 가동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이 19일 인터넷 통제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인터넷 이용자의 불안감과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첫째, 지식대중이 인터넷을 활용하는 수준이 괄목할만하게 고양된만큼 규제정책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울 것이며 둘째, 포털뉴스의 중립성, 선정성 논란 등은 기본적으로 뉴스 서비스 제공자인 포털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가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찰돼야 하며 셋째, 표현의 자유는 가장 우선시돼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포털의 공론장 기능을 어떤 식으로든 폐쇄한다거나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의 활발한 소통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 규제정책이 도입돼서는 안된다. 촛불집회로 지지도가 추락한 이명박 정부가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보다는 손쉬운 통제정책에 손대는 것은 제2, 제3의 촛불집회를 자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개원 이후 신문방송 겸영, KBS 사장 인선, 언론단체 통합 등 미디어 환경 변화를 놓고 찬반 논란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 포퓰리즘과 민심의 산실로 엇갈린 영예를 얻어가는 인터넷 여론이 어떤 물길을 잡아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네이버가 촛불집회를 끌어 안는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온라인미디어뉴스에 따르면 네이버는 12일 오후 4시 '최근의 오해에 대해 네이버가 드리는 글'을 통해 자사의 미흡함에 대해 반성하고 이용자 소통을 증진시키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 공지문을 통해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순위 조작', '아프리카 닷컴 금칙어 설정', '특정 정치세력에 불리한 게시물 삭제' 등 이용자들이 촛불집회 과정에서 제기한 의문들을 적극 해명했다.

 

우선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순위는 "특정 소수의 이해나 압력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검색 이용만을 반영한다"는 종전입장을 재확인하며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또 촛불집회 생중계를 지원한 사이트인 아프리카 닷컴 도메인에 대한 금칙어 의혹은 "2년전 독일월드컵시 악용사례가 불거져 그때 뉴스 댓글에 한해 금칙어로 지정했을 뿐 검색어로 차단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칙어 지정후 상황변화에 따라 해제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운영상 오류로 6월5일까지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네이버는 특정 정치세력에 불리한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하지 않는 점을 밝히면서 "기준과 원칙에 따라 변함없이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또 네이버는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정부 광고를 노출한 부분은 네이버의 광고기준에 부합해서 등록했을 뿐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광고일지라도 광고기준에 벗어나지 않으면 네이버는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포토갤러리' 채널에 '촛불문화제'를 부각시켰다. '내 시선으로 담아낸 촛불문화제'를 소재로 현장 사진을 별도로 모으는 서비스를 개설하며 12일 오후 초기화면에 배너 공지까지 낸 것.

 

또 13일 '여러분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습니다'라는 게시판을 개설하고 이용자의 의견과 궁금증을 듣고 있다.

 

네이버가 이같은 이례적인 조치를 한 데에는 일부 이용자들로부터 두달째 계속되는 촛불집회를 외면했다는 의혹을 제기받으면서 반네이버 정서가 확산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등에 이용자가 폭주하면서 트래픽 순위가 밀린 점도 거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떨어지는 주가도 문제다. 11일 현재 NHN 주가는 188,000원으로 지난 4월 하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로서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이번 해명이 이용자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네이버의 뒤늦은 '촛불집회' 합류(?)에 대해 이용자들은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한편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 인터넷 언론, UCC 및 포털 규제 조치를 서두르고 있는 데다가 일부 유관 부처에서 법률안을 가시화하고 있어 앞으로 네이버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