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연예인 자살'에 해당하는 글 1건

  최진실 자살은 국민적 비극이다. 특히 중.장년층 국민들은 최진실이 겪었던 우울증 증세를 함께 앓고 있다. 

  그녀가 왜 극단적인 죽음이라는 길을 선택했을까? 평범한 사람들로선 암만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남의 험담하기를 밥 먹듯이 하고 그러한 행위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신종 ‘막가파’들에겐 더더구나 이해가 안 될 사건이다. 


  하지만 최진실을 비롯한 연예인들이 잇따라 자살한 이유를 살펴보면 그들의 영혼은 너무나 여리고 순수하다. 그들에게선 삶의 목적이 너무나 분명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왜 사느냐?’는 삶의 의미를 잃게 된 순간 삶도 끝내는 선택을 하는 것도 닮음꼴이다.‘삶의 의미를 잃게 되었으니 더 이상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죽음의 변을 토로한다면 그 누가 그 죽음을 비판할 수 있으랴. 그들에겐 죽음을 선택하는 그 자체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지키려는 순수함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죽으면서 어떠한 말을 남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본질을 들여다 보라. 백발백중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잃게되었기 때문에 생을 마감한다. 설사 우발적이거나 우울증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그들이 죽음과 맞바꿀 정도로 소중한 것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자살은 순수하다.  


  자살을 현실도피로 단정하려는 사람도 많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고난 영혼이 새순처럼 보드랍고 순수한 사람에겐 현실도피로 몰아세우기는 너무 가혹하다. 더구나 상처받은 영혼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과거 이웃나라 일본에서 정치인들이 자살하는 사례를 자주 보아왔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그러한 일이 남의 일처럼 여겨져 왔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나라에도 정치인 기업인 정부고위관료에 이르기까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살 소식을 간간이 접하게 된다. 그들이 자살한 이유를 보아도 공통점은 하나로 모아진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은 서로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을 보면 ‘명예’문제로 귀착된다. 그들에게 삶의 의미는 명예였다. 그들은 명예를 위해 모든 것 다 바쳤다. 때문에 그것을 잃으면 삶도 접어야 한다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의 행위는 순수하다고 할 수 있다.       


  최진실은 연예인이다. 연예인은 팬의 사랑을 받기위해 산다. 팬의 사랑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기다. 따라서 그들에겐 삶의 목적은 분명하다. 인기다. 세속적인 관점에선 ‘인기’를 저급한 욕망으로 치부할지 모른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인기는 매우 심오한 철학이 있다. 연예인에게 인기는 자신의 연기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일거수일투족에 이르기까지 팬들에게 감동과 기쁨, 때론 애잔한 슬픔을 느낄 수 있도록 봉사하고 희생한 결과물이다. 팬들은 실망하면 그 뿐이지만 연예인들은 매우 아파한다. 이 때문에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하고, 때론 목숨을 건 연기에 도전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자제에 자제를 거듭한다. 창의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에게 자제력을 발휘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그런데 팬들은 그러한 ‘끼’를 타고난 연예인들에게 자제력을 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 연예인들은 팬이 원한다면 모든 걸 희생하고 참고 또 참는다. 그들은 이렇게 해서 인기를 얻는다. 팬들의 사랑은 그러기에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들에게 사랑은 삶의 전부인 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모두 사랑 때문에 생을 마감하듯이 그들도 그만큼 순수한 것이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보았듯이 순수함은 어리석음과 성급함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보았으면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을까? 인생은 전광석화처럼 결론이 나는 100미터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자살을 순수함으로 미화하기에는 너무 어리석다. 그리고 이처럼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행동도 어리석긴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젠 제발 이렇게 순수한 영혼들에게 아무 생각없는 험담으로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한다. 세상이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들의 심장은 보통 사람보다 튼튼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오산이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감수성이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는 사람들이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가정불화와 경제적 파탄과 같은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좌절의 정도를 훨씬 크게 느끼게 된다"며 "얼굴이 알려진 스타인만큼 고통을 쉽게 드러내기 어렵고,주목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주변을 의식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부분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진실의 자살로 모방 자살이 걱정된다. '저렇게 유명한 사람도 자살하는데 나쯤이야'라는 생각에 쉽게 목숨을 끊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이은주 씨가 자살한 이후 1개월간 총 1160명이나 자살해 유명인의 자살이 없던 다른 해 같은 기간보다 425명이나 많았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고 최진실이 저승에서나마 영혼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탤런트 이은주, 가수 유니, 탤런트 정다빈, 안재환 등 상처받은 영혼들에게도 다시한번 애도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