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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아니 중국은 세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지구상의 어떠한 지식인도 깊은 잠에서 깨어난 용 ‘중국’이 지난 30년간 발전해온 궤적을 보고 중국의 미래를 점쳐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2008 올림픽을 치르면서 중국의 위력을 세삼 실감했다. 부분적으로 비판할 구석이 있다손 치더라도 ‘한다면 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중국의 미래를 점치기는 중국의 인구만큼이나 변수가 많아 쉽사리 점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머물고 있는 수많은 외국언론의 특파원들은 그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랍 기포드는 미국의 국영라디오 NPR의 베이징 특파원으로 6년간 일했다. 한 나라에 특파원으로 그 만큼 일했으면 웬만큼 그 나라 사정을 알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끝내 답을 찾지 못하고 중국의 동쪽 끝 상하이에서 서쪽 국경인 코르카츠까지 312번 국도를 타고 4,825킬로미터 종주를 결심한다.


  그는 이같이 긴 여행을 하고서도 섣불리 결론을 못 내린다. 책 첫머리부터 중국 전문가들도 중국이 현재 잘하고 있으며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판다 옹호자’, 또 하나는 중국은 모두에게 위협적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드래건 킬러’로 나뉜다며 꼬리를 내리고 시작한다.  

  올림픽을 앞두면서 테러가 빈발했던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지역이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과 관련한 전망에선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하지만 그가 만난 현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영국과 스코틀랜드와 같은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랍 기포드는 티베트와 관련, “티베트자치구도 희망의 초점이 변한 것 같다. 젊은 도시인들은 티베트가 절대 독립하지 못할 것이니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낫다고 체념한 것 같다.”고 보았다.

  신장위구르 지역 사람의 증언은 어떤가?  “한족에게 동화되지 않도록 저항하는 유일한 길은 한족 학교에 가지 않는 거예요. 하지만 한족 학교에 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도 없고 좋은 직업도 못 구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남동생을 억지로 학교에 남겨서 제가 받지 못한 교육을 받게 하고 좋은 대학에 가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위구르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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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로드

          (랍 기포드 지음,신금옥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2008)


1부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길 잃은 영혼들


1. 혼란

중국 전문가들도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이 현재 잘하고 있으며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판다 옹호자’, 또 하나는 중국은 모두에게 위협적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드래건 킬러’다.

중국은 정말 하루 단위로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어떤 날은 중국이 정말 서계 패권을 거머쥘 것이며, 정부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한 것 중에 가장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은 1978년 이래 국민 4억 명을 빈곤에서 구제했다고 한다. ‘4억’ 명은 남미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치다.

  그러다 그 다음날이면 또 중국의 모든 것은 사상누각으로서 곧 무너져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공산당이 인민들을 대하는 행태에 넌더리가 나고, 중국 정부가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행위로 희생되는 무고한 비용, 인명 희생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나는 선택이 있는 곳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잦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며, 거기에는 정치적 변화의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국인들은 어디에서 일할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일단 사람들이 피자 토핑 선택권을 얻고 나면, 조만간 정치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건설현장과 주방, 시장에는 저임금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빈부 격차를 비탄하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네, 사는 게 물론 힘들죠. 일도 고달프고요. 그래도 시골에서 사는 것보단 백만 배 낫습니다.”

이것이 상하이의 문제다. 중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는 사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상하이를 찾아온 사람들은 도시의 속도와 화려함, 그리고 전설적인 도시에 있다는 단순한 흥분에 눈이 멀어 그 너머에 진짜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한다. ‘상하이만’ 가본 사람은 중국이 확실히 나날이 번영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상하이를 떠나기 전날, 나는 젊은 공산당원 두 명을 만났다.

“요즘 공산당원들은 이데올로기와 전혀 상관없어요. 그들은 단지 모범학생일 뿐이에요. 사람들은 공산당에 가입하는 것을 영광스런 일로 생각하죠. 그리고 모범생은 모두 가입하도록 요청받아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3. 작은 불씨 하나가 들판을 불태우다

중국은 급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돼서 그만큼 도시들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도시를 확장하려면 자연히 땅이 필요하다. 농민들이 땅을 장기간 임차해 사용하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중국의 모든 땅은 국가 소유다. 그래서 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국가의 대표 격인 그 지역 관료에게 있다. 그들은 지금 농민들에게서 강제로 땅을 빼앗아 개발자들에게 팔고 있다.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며 권력을 잡은 공산당 관료들이 이제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농민에게서 땅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앙 관료들은 그런 관행이 농민들 사이에서 당에 대한 분노를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제도적인 견제와 균형 없이 탐욕스러운 지방 관료들을 통제하기란 매우 어렵다. 중국에서 수 세기 동안 전해져오는 “제아무리 힘센 용이라도 동네 뱀에는 못 당한다”는 속담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토지 수탈은 중국 대부분 도시의 외곽에서 계속되고 있다.

농민들은 땅에 대한 보상금을 제의받긴 하지만, 그 보상금이란 것은 대부분 시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만약 농민이 이를 거절하면, 지방 관료와 개발자는 폭력배를 동원해 농민을 구타하고 강제로 땅에서 쫓아낸다.

안후이성에서는 가끔, 도시로 떠나지 않고 남은 농민들이 들고일어난다. 공산당은 자체 통계에서 2005년에 농촌 지역에서 8만 건 이상 소요가 일어났다고 시인했다. 이 수치는 10년 전보다 네 배나 많은 숫자다.


4.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든다

마오 주석이 “혁명은 축하연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다. 마오는 중국을 파괴했다. 그는 지식인들을 수없이 죽이고 중국의 문화유산을 전멸시키고 대가족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인구 폭발 문제를 초래했다. 1953년에 중국의 인구는 5억 8천여만 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약 13억 명으로, 5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두 가지 부분에서는 마오가 이룬 업적을 부인할 수 없다. 첫 번째는 대중의 건강과 수명이다. 1949년 당시 중국인의 평균 수명은 35세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1975년에는 63세, 지금은 71세가 되었다.

마오가 개선한 두 번째 부분은 여성의 지위다. 그는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든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를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여성들은 공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책임을 지는 지위에까지 올랐다.

 

5. 그곳의 농민들은 어떻게 에이즈에 걸렸을까?

나는 에이즈 마을로 알려진 허난성 남부로 갔다. 해외 비정부기구 NGO들은 허난성 한 곳에만 HIV 감염 환자가 적어도 30만 명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순전히 현지 공산당 정부가 발생시키고, 악화시키고, 은폐해온 것이다.

1990년대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시장 경제 쪽으로 좀 더 이동함에 따라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내려가는 보조금이 끊겼고, 각 지방정부는 자금을 확보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그래서 허난성 위생청은 일반 농민들에게 피를 사들이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피를 팔려는 농민은 헌혈차로 안내되어 팔에 바늘을 꽂았다. 뽑힌 피가 곧바로 가운데 있는 큰 통으로 들어가 섞이면, 의사가 거기에서 혈장을 추출했다. 그렇게 하고 나서 피는 다시 그의 팔을 통해 수혈되었다.


2 부  반란을 꿈꾸는 실크로드의 이방인

     

8. 승려와 유목민

심지어 티베트자치구까지도 방향을 바꿔 경제발전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정치 범죄(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것)로 체포되는 사람들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마치 희망의 초점이 변한 것 같다. 많은 사람, 특히 젊은 도시인들은 티베트가 절대 독립하지 못할 것이니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낫다고 체념한 것 같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볼 때, 티베트 문화는 지나치게 퇴색되어 결국에는 정체성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떤 시나리오든지 간에 티베트와 그 주변 지역들이 변화하는 것은 단순히 중국화 된다기보다는 필연적인 세계화의 과정이라고 해야 할 듯싶다.

 

9. 더 이상 하늘에 기대지 않는다

오늘날 중국 도시들을 보며 느끼는 놀라운 사실 하나는 젊은 세대(35세 이하의 모든 사람)가 거의 비(非)정치화되었다는 점이다. 나이든 지식인들도 대부분 오직 살아남기 위해 정치 변화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톈안먼 사태 이후 20년간 추진된 경제개혁에 찬성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11. 중국은 식민 세력인가?

“점점 많은 위구르인이 아이들을 한족 학교로 보내고 있어요.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그렇게 하죠. 거기에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위구르 학교에서도 그렇게 하죠. 거기에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위구르 학교에서도 1학년 때부터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요. 원래는 3학년 때부터였는데……. 아마 20년이 지나고, 30년, 50년이 지난 뒤에는 아무도 위구르 말을 하지 못하고, 읽지도 쓰지도 못하게 될 거에요. 바로 스코틀랜드 사람들같이요. 그렇게 우리 언어를 잃어버리게 될 거예요. 지금만 해도 말은 하지만 글을 쓸 줄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요.”

“중국은 식민 세력이에요. 중국은 우리를 점령하고 우리 자원을 짜내고 있어요.” 공개적으로는 아무도 그런 말을 할 수 없지만, 위구르인들끼리는 늘 그런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현실을 깨달아야 해요. 신장이 독립할 희망은 더 이상 없어요. 그게 제가 계속 이야기하는 거예요. ‘자, 앞으로 나아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걸 최대한 이용하자’라고요.”


12. 바다에서 빛나는 바다로

옛날에 세계에서 우루무치가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였다는 말은, 우루무치가 시대에 매우 뒤처져있음을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우루무치는 이미 중국 서부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고 또한 오늘날 중국인의 영향력은 점점 국경 너머 중앙아시아로 흘러넘친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하지만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