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분을 만났다.
인상이 단아하고 차분해 보이시는 분이라 만나자고 할땐 부담스럽고 어려웠다. 퇴근길에 잠깐 만나서 저녁 먹자고 하셔서 거절 못하고 나갔다.
빵집에서 만나자고 하니 깔깔웃으며 흔쾌이 그러자고 하셨다.
먼저 도착해서 정확하게 장소를 알려 드려야지 하고 서둘러 나갔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도착하셔서 떡하니 기다리고 계셨다.
나이 많으신분 같지 않게 굉장히 밝은신분이다.
아기처럼 천진하게 목소리도 떨려하시며 당신이 저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을 보따리 보따리 싸서 들고 택시를 타고 오셨다한다.
젊은 내가 미안하고 어찌나 황송하던지..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저녁먹고 혜어졌다.
집에 와서 보따리를 풀어보니 친정엄마처럼 갖가지 밑반찬을 반찬통에 깔금이 담아 놓았다.
아이들이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인것을 아시고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 넣으신거다.
하나 한나 풀어놓으면서 그분 얼굴이 떠올랐다.
살림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장바구니 들고 재래 시장가는 것이 행복하시다는 분이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좋은사람 많이 알고 가는거라고 하시며 수줍어하신다.
난 그 분의 반찬에서 정과 아름다운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늦게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반찬을 접시에 담아 놓으니 "엄마 정말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는다.
나도 넉넉한 아줌마가 되어 베풀고 살아가야지 조금 손해보더라도 '그럴 수 있지' 하고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