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는 고통이다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 2007/11/06 17:31:00 | |
| 트랙백 주소 : | ||
8년 동안 책을 18권 쓰셨다는 KTF의 엔터테인먼트팀에 계신 전** 팀장님을 최근 만나게 됐다.
나의 첫 질문.
"무슨 책을 그렇게 많이 쓰셨대요? 책 쓰기 힘들지 않으신가요?"
"글쎄요..쉽다고는 말 할수 없겠지만,그냥 계속 쓰다보니 몸에 붙어서 어려운 줄은 잘 모르겠네요.그냥그냥 써져요."
좌절!!
거기서 끝났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텐데,팀장님의 말씀이 이어졌다."임기자도 기사 항상 쓰니깐 알겠지만 기사 계속 쓰다보면 기사 쓰는건 그냥 몸에 붙쟎아요..책 쓰는 것도 그냥 그거랑 비슷해요."
"아닌데요..전..음.."
글 쓰는 건 나한테 고통이다.너무 힘들다.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든,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든,심지어 기사 작성을 위해 수첩에 필기를 하는 것 조차 모두 만만치 않다.우리 회사 기사입력기의 하얀 화면에서 커서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막막할 때가 많다.메모를 하기 위해 수첩을 폈다가 하얀 공백을 보면 답답하기까지 하다.내가 소질이 없어서 그런가.
사실 전 팀장님과 나의 글쓰기를 같이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긴 하다.이 분은 중학교때부터 시인이 되는게 꿈이셨던 분이고,나는 본래 글에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채 자라왔기 때문이다.하여간 전 팀장님은 정말 대단하다.사회 초년병 시절에 이미 소설가로 등단했고 시집도 냈다.나는 팀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세상은 그를 작가라고 부른다.남자가 인생에서 자신의 삶을 걸어볼 만한 것으로 주저없이 시인을 꼽는 분이니 더 말할 것도 없겠다.
기자 간담회를 가서 한 마디 남겨달라고 하거나,다른 사람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가서 댓글을 다는 행위도 모두 글쓰기에 들어가니,사는게 쉬운 일이 아니게 된다.결국 따지고 보면 세상은 글쓰기의 연속인데,나는 거기에 직업도 글쓰는 직업을 택했다.글쓰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이 이런 블로그까지 만들어 끊임없이 글을 써야 하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가..
그럼 나는 변태인가? 스스로 계속 자학하는..?
어느날 글을 쓰다 너무 힘들어 아내에게 물었다. '내가 변태인 것 같아?'
아내의 답변..'우리 신랑이 변태는 아니지.'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나보고 변태는 아니라고 하니...그런가 보다.
그런데 나는 맨날 이렇게 제일 힘들어하는 글을 계속 쓰고 있을까.이건 운명일까.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나의 이 고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
댓글(10) l 트랙백(33) l 스크랩 | |



카테고리
프리랜서로 일을 했습니다. 책읽기도 좋아했고 글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고 읽기를 좋아했지요.
하지만 기사를 쓰는 것은 공정이 복잡하고 마감시간이 있고 제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습니다.
직업을 바꿔볼까 몇번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혹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가 없었기때문에 아니 이것만도 못하면 어떨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하던 일을 계속했지요. 그러나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인 일은 한계가 있나 봅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물쩡하다 지금은 나이도 있어 그만두고 평범한 주부로 아이들 키우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 다행이긴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왜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그 일을 계속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진작에 내가 하고싶던 다른 일로 일찌감치 변경을 하든지 아예 아이들 키우는 일에 좀더 일찍 전념했다면 더 나았을텐데 왜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 견뎠을까...지금도 어떤 때는 마감에 쫓기던 강박증 같은 느낌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제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다른 길로 갔으면 성공하고 만족했을까 뭐라고 확신할수는 없지만 나이가 드는 지금 분명한 것은 이게 아닌데 라고 느끼는 일을 계속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는 것입니다.
물론 더러는 늦은 나이에도 자기 길을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그렇지 못하니까요. 인생이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 않은 것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