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터넷 섬나라? [뉴미디어 세상] 2009/05/21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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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열렸던 구글 Searchology 발표를 들으면서 난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게 있었다.바로 일본이었다.이날 발표를 하는 사람들마다,마치 약속이라도 했는지,일본과 관련된 것을 꼭 한가지 이상씩 짚었다.

자신들의 검색 기술이나 새로운 검색 트렌드를 이야기하면서 일본의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거나,일본의 검색 동향,심지어 사람들이 검색을 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들 때도 (영어로 된 다른 단어를 사용하거나,다른 언어를 예로 들을 수도 있을텐데) 꼭 일본어로 예를 들었다. 이를테면 스시를 먹고 싶어서 스시를 검색한다고 치자, 또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벤또를 살 수 있는 음식점은 어디 있을지 모바일 검색을 해보자 등등...

뭣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일본과 관련된 것을 예로 들었을까.중국어 화면이 한 번 비춰진 것을 제외하면 이날 발표장에서 영어권과 관련된 부분을 빼면 나머지는 전부 일본어 자료 화면이나 일본과 관련된 인터넷 자료였다.

구글이 일본에서 잘 하고 있어서 그런가? 일본이 인터넷에서 그만큼 떠오르는 나라여서 그런가? 일본어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라고 하던데,그래서 그런가?

이날 아마 이런 걸 신경쓰고 있었던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것 같다.모르겠다.동양인 기자로는 나를 제외하곤 2명의 일본 기자가 더 있었는데,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는..

내가 이런 게 그날 유난히 신경이 쓰였던 것은(그냥 신경이 쓰였다.궁금하기도 하고..딱히 기분 나쁘다거나,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요즘 비슷한 일들이 자꾸 주변에서 반복되기 때문인 것 같다.

구글 Searchology 발표가 있기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저널리즘쪽 분들과 티타임을 갖다가 내가 한국의 인터넷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내 얘기를 한참 듣던 그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다.

"그러면 일본은 어떤가요?"

(한국 얘기를 한참 하는데,왠 일본?) 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그럴 순 없고,
"글쎄요..일본은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왜 그러시죠?"

"아니 한국 얘기를 듣다보니 일본이 궁금해서요."

그리고 한참동안을 일본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다.내가 설명을 잘 못해서 그런가? 마치 한국에는 별 관심도 없다는 듯한 느낌이었다.내가 자꾸 받는 느낌은-나만의 착각이길 바라지만-미국에서 내가 만나는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라는 분들이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나 미디어의 변화 등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잘 돼 있고,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며,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갖고 있고,온라인 토론장이 활발하다.인터넷으로 아주 발달해 있는 나라이다. 끝.'

맥이 빠질 때도 많다.일본이나 중국 발표가 나올 때는 열심히 듣던 이들도 한국 얘기가 나오면,바로 물어본다. "그럼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요?"

한국에서는 스스로 IT가 아주 발달해 있고,가장 앞서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사실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에 가든 일본에 가든,유럽에 가든 그런 생각은 비교적 우리만의 착각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게 다다.

대략 그렇게 생각하고 거기서 끝이다.더 이상 관심이 없다.스탠포드에서 만난 한 파키스탄 출신 기자는 나에게 이런 의견을 말했다. "한국이 인터넷에서 아주 앞서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정보가 많이 제한돼 있는 것 같습니다.제가 동료들에게 어렴풋이 듣기는 한국에서 의미있는 일들이 많은데 그 안에서만 정보가 돌아다닌다고,한국어에 접근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얘기를 듣다보면 한국만 인터넷 섬나라 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오고가는 배도 없고,다니는 길도 없는?) 한국은 인터넷에서도 자기들끼리만 논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뭐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관련된 논의를 하다보면,하도 맥이 빠질 때가 많아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블로그, 인터넷, 한국, 웹2.0 댓글(11) l 트랙백(0) l 스크랩
신문의 위기는 인터넷때문이 아니다? [뉴미디어 세상] 2009/04/13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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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 취재를 전후해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내 신분을 밝히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거였다.

"그래서,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이런 질문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1)신문이 가치 있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위치를 이미 상실했다는 것, 2)기꺼이 돈을 주고 사 볼만한 신문들이 이제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그것이다.그리고 그런 전제 하에 과연 신문산업이란 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사실상 결론이 나온-질문인 것이다.

웹2.0 엑스포 마지막날(4월3일) 식사를 하면서 참석자들과 나눈 난상 토론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했던 것도 이 주제였다.나는 이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어 질문을 던졌고(사실 내가 하지 않았더라도,분위기상 그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선수를 쳤다), 상당히 의미있는 발언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토론에는 나를 포함해 기자가 3명(블로거 기자1명,신문기자 2명),인터넷기업 팀장급이 1명,공학 석사과정의 학생 1명,교수(연사로 나왔던 컴퓨터 디자인 분야 전문가)가 1명,실리콘밸리 지역 웹2.0기업 대표 1명 등 총 7명이었다.

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다.다만 신문산업 입장에선 위기라고 할 만한 이런 상황에서 원인을 잘 살펴본다면 어떤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론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실 '위기'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 지 모른다.최소한 미국에서 미디어 분야의 종사자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신문산업이란 미국에선 이미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이미 1990년대후반부터 이들은 신문산업에 대해 'vanishing'이란 표현을 썼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웹 2.0 엑스포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적된 것은 기본적으로 신문의 위기가 인터넷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신문의 위기는 이미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었다.

인터넷의 보급과 블로그 등 1인 미디어의 활성화로 인해 시민 저널리즘이 발달하면서 신문의 위기가 촉발된 것이 아니다? 분명 맞는 말 같다. 그런 현상으로 인해 신문의 위기가 가속화됐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일부에서 제기되는 신문의 전문성 부족(또는 깊이 있는 정보의 부재)도 핵심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인가?

Integrity and Impartiality. 이 두가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다.(각각을 어떻게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특히 Integrity라는 단어는 감은 오지만 도저히 정확히 옮기기 힘들었다.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듯)

즉 신문산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신문이 언제부터인가 integrity를 상실하고 균형잡힌 일관된 논조로 독자를 설득해 나가는 것에 실패하고 실망감을 주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미 내부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미국의 사례에선,주로 9.11과 관련된 미국 주요 신문들의 보도 행태가 언급됐다.그때부터 독자들이 미국 주요 신문들로부터 본격적으로 등을 돌리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신문이 독자의 신뢰를 상실하게 된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인데,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작년 쇠고기 파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물론 인터넷의 발달과 독자들의 생활 변화 등을 배제할 수는 없다.대안 미디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개개인의 생활이 점점 바빠지면서 차분하게 앉아서 신문을 이리저리 들춰볼 시간이 없어진 것도 중요한 이유이긴 하다.( 이와 관련해 참석자 중 하나는 이런 말을 던졌다. "도대체 누가 어제 일어난 일에 더 이상 관심을 갖는단 말인가?")

결국 전문성에 있어선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뒤지고,속보성에 있어선 블로거들에 미치지 못하며,신랄한 비판에 있어선 인터넷 논객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신문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건인데,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기란 쉽지 않다.

reasoned cogency를 신문이 다시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비록 해당 신문의 논조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끌어안거나 혹은 수긍하게 할 수 있는,그런 힘이 되게 때문이다.그리고 그것만이 신문이 자신의 길을 다시 모색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게 난상 토론의 미약한 결론이었다.

그러면,신문은 미래를 위해,혹은 너무나 힘든 현재를 위해 어떻게 대비하고 싸워야 하는가? 원인이 그렇다치면,reasoned cogency를 쌓아가면 되는 것인가?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건가? 인터넷이나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에는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몇가지 대안이 제기됐다.다음 글에서 정리해 보겠다.
신문, 인터넷, 웹2.0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웹2.0은 모든 산업에서 기본이 됐다 [San Francisco/Berkeley] 2009/04/08 0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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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 2009 첫날,salesforce.com에서 제공해주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누군가 식사를 같이 하자며 앞 자리에 앉았다.얼굴이 낯이 익어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둘째날 키노트 스피치 중 하나를 맡은 Amanda Koster였다.

 

식사를 하면서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웹2.0에 대한 그의 견해였다.그는 “웹2.0이 웹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웹2.0이라는 구호가 약해지고 쇠퇴하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했다.

그는 그런 분위기에 대해 "웹이 이미 생활화되고 있다는 뜻이다.뭐든 대세가 되면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웹2.0은 이미 모든 산업 영역에서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그는 사진가이자 ‘Can I Come with you?’의 저자로 유명하지만,2007년 Salaamgarage라는 미디어-NGO 네트워크 회사를 창업했다.개발도상국과 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들의 활동과 그들이 처한 현실,저개발국 주민들의 비참한 상황 등을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Salaamgarage의 주된 사업이다.물론 보여주는 것이 다는 아니다.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현실을 사진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미디어로서 Salaamgarage의 주된 일이긴 하지만 그를 통해 세계적인 지원을 유도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것 역시 병행하고 있다.아마추어 사진가들이나 블로거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여론을 만들고 NGO의 활동 등에 대해 기록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기존 미디어의 접근법과 다른 Salaamgarage의 차별화된 점이었다.

 

웹2.0이든,뉴미디어든,Amanda Foster는 그 분야만 파고든 전문가는 분명 아니다.(그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주제는 사진이었다.그 사진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것을 듣느다는 것은-그것도 영어로-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웹2.0의 기본 정신을 응용해 현실 세계에 보여주는 것은 그 누구 못지 않은 전문가였다.

 

웹2.0에 대해 개념적으로만 논하기 시작하면,너무나 기술에 매몰되거나,인터넷만의 현상으로 치부하기 쉽다.하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시도들은 현실 세계에서 웹2.0이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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