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Armani!

지난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르마니 씨어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장. 아르마니(사진/74)가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이날은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구박람회를 기념해 아르마니가 2008년과 2009년을 밀고 나갈 가구 디자인을 선보이는 날.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답게 깔끔한 면티와 자켓으로 간소하게 치장을 하고 나온 아르마니는 빠른 이탈리아어로 인사말을 했다.

 


 

 

 


십여분 남짓을 걸려 그가 말한 올해 디자인과 소감은 이랬다.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가 말한 전문을 아래에 요약해 본다.

 



아르마니씨의 디자인 철학
"창의적인 디자인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첫번째는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디자이너들은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Strange)' 것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 부담스럽지만 이것은 꽤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새로운 디자인이 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환경에서 도출해 내는 것이다.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나온다. 나는 전등 하나를 디자인 할 때도 쇼파와 창문 등 모든 것을 상상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이것이 내가 디자인을 하는 이론(Theory)이다. 디자인을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시선에 맞도록 하는 것이 내 디자인의 핵심이다."

아르마니씨는 최근들어 '영감'을 얻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고 했다. 1930년대 건축물에 대한 책이라고만 언급했다. 쇼케이스 장에서 따로 책이나 건축가에 관해 물어봤으나 아르마니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일종의 자존심이었다.

아르마니 가구, 아르마니 스타일
우리에겐 '패션'으로 유명한 아르마니가 가구 디자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집을 위한 디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생활공간 디자인에 대한 욕심을 내보였다. 아르마니는 "공간은 '럭셔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텔이나 주거용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가 최근 몇년간 늘어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인테리어는 물건을 파는 매장(store)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르마니 TV?
아르마니씨는 TV를 전자제품이 아닌 '가구'로 해석하고 있었다. 집에 두고 보는 TV의 역할을 집을 치장하는 가구의 일부로 본 것. 아르마니가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내놓은 '아르마니 TV'는 아르마니에게 있어서는 '외도 아닌 외도'에 해당했다. 삼성전자 모 관계자는 아르마니가 처음 내놓은 TV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아르마니의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 그건 TV가 아니었습니다. TV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그의 생각과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TV의 개념을 일치시키기 위해 수없이 많은 설득을 했어야 했습니다."

아르마니 TV의 탄생
아르마니는 쇼케이스장에서 TV를 설명하며 '소재'를 강조했다. 가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터 달라야 했던 것. 그는 "소재는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나무로 된 TV 프레임을 설명했다. 아르마니 TV에 쓰인 나무 프레임은 오크나무를 갈아 단단하게 굳힌 것으로 일반 나무를 잘라 틀을 만든 것과는 차이가 난다. 아르마니 특유의 '검정'을 강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7번의 색칠하기와 말리기 과정을 거쳐야 했다. 모든 것은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아르마니는 이 검정색을 '피아노 블랙'이라고 말했다.짙은 검정색이지만 은은한 빛이 도는 검정색이다. 검정을 좋아하는 아르마니는 쇼케이스 장을 온통 검게 준비했다.(사진 참조) 행사장에서는 아르마니 특유의 검정색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아쉽게도 너무 어두워서) 검은색에 대한 그의 애착은 강했다. 그는 TV에 맞게 TV 받침대도 특별하게 디자인했다. 소재는 TV의 테두리와 같은 나무. TV나 테이블 모두 단단한 느낌이 나는 견고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아르마니 호텔
가구사업에 이어 TV까지 도전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명품 사업의 가지를 '호텔'까지 잇고 싶었던 것. 아르마니는 4년전 호텔 사업을 구상하며 아르마니 스타일에 맞는 가전제품을 들여놓고 싶다고 했다. '완벽한' 그만의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해줄 가전회사가 필요했다.

십수년간 소니와 협력사업을 해왔던 아르마니가 삼성에 TV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2년 전. 삼성전자의 '보르도' LCD TV가 첫 출시돼 밀리언 셀러 반열에 오를 즈음이었다. 삼성전자의 '명품'브랜드 전략과 아르마니의 '명품 사업 다각화'전략이 맞아 떨어져 두 회사는 손을 잡게 됐다.

아르마니-삼성의 밀월은 앞으로도 계속된다.조르지오 아르마니씨의 조카인 안드레이 아르마니는 "DVD 플레이어와 엠포리오 아르마니 휴대폰 등을 삼성전자와 추가로 만들 예정"이라고 추가 사업 계획을 밝혔다. 아르마니는 현재 자신들의 '홈 그라운드'인 밀라노와 중동 두바이에 '아르마니 호텔'을 세운다. 이곳에는 삼성과 만든 아르마니 가전제품이 들어간다./밀라노=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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