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우리 이사가요"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686번지. 탱크신화의 주인공 대우일렉이 위치한 곳입니다.

국내 가전업계 3위인 대우일렉이 아현동을 떠납니다. 십수년 가까이를 이 자리에서 보냈으니 시원섭섭할할테지요.


이사가는 사연

이사가는 사연은 이렇습니다. 아현동 사옥은 원래 대우일렉 소유였습니다. 그러다 대우사태가 불거지면서 자금이 부족했던 대우일렉은 헐값에 건물을 팔아버리고 세를 들어갑니다.

임대 만료는 오는 10월. 새로운 본사 위치를 정하려고 동네방네 알아봤답니다. 직원들이 선호했던 지역은 여의도. 하지만 마땅히 비어있는 건물도 없는 데다 세도 비싸서 마음을 돌려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타난 게 바로 명동. 캠코가 소유한 신축 빌딩에 자리가 나서 계약을 하기로 했답니다.


이사갈 동네를 알아보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세간에 '대우가 송도로 온다'는 소문이 나돈 것이지요. 대우가 이사간다는 말을 들은 인천시가 송도에 들어오면 여러 혜택을 주겠다고 러브콜을 보낸 게 와전이 됐다네요. 대우가 인천에 공장을 가지고 있으니 인천시 입장에서는 대우본사가 송도로 옮겨오는 것이 여러모로 좋았을 겁니다.

매각 본계약은 6월에
모건스탠리PE와 매각 본계약을 앞둔 대우일렉은 이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당초 대우일렉은 인도 가전회사인 비디오콘이 만든 컨소시엄에 회사를 팔려 했었습니다. 우선협상자로 비디오콘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매각대금을 정하는 와중에 서로 원하는 '금액'이 차이가 많이 나 작년 여름께 협상은 깨졌죠.

1500명의 대우일렉 사람들이 회사를 떠난 것도 이때였습니다.한창 구조조정이 시작되던 여름, 기자실을 가기 위해 사무실을 지나면 정리 중인 자리가 곳곳에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빠져나갔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이를 악다물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전세계 법인에 나가있는 사람들은 밤을 새워 일을 했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열심"인 사람들이 참 많았죠.

폭풍같은 구조조정이 끝난 뒤 회사를 다시 내놨고, 모건스탠리가 만든 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당초엔 지금쯤 본계약을 맺었어야 했지만, 모건스탠리PE가 해외법인 실사를 돌고 있어 본계약은 다음달에나 가능하다고 하네요. 본계약을 맺으면 이사갈 날짜가 계약만기가 되는 10월이 아닌 8~9월쯤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답니다.

명동시대를 여는 대우일렉에,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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