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점심 땐 PC 등 사무기기 꺼주세요."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왼쪽)이 7일 오후 4시부터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산업계 에너지절약 선언식에 참석했습니다. 전자산업진흥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서 전자업계 대표로 이 자리에 나선 것이지요.

자동차 전자 등 8개 업종 대표와 지식경제부 차관이 함께 한 이자리에(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불참했습니다)서는 '건의'사항이 쏟아졌습니다. 각자 산업을 대표해 정책 건의나 세제지원 등의 요구를 쏟아놓은 것이지요. 이 자리에서 윤 고문은 '색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바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잠시 빌려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에너지 절약 습관이 안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습관 개선위한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과거 1,2차 오일쇼크때와 같은 상황입니다. 34~5달러 하던 기름값이 125달러를 넘어선 것은 상당한 오일쇼크입니다.

 

 



"점심 때 PC 끄고 나가면 에너지 소비량 20% 줄어듭니다."

"정부가 촛불시위 때문에 정신이 없겠지만 사무기기, PC와 같은 기기들에 대한 에너지 절감을 강조해야 합니다. PC나 주변기기 등의 에너지 소비량은 엄청납니다. 저도 출근을 해 보면 비서가 컴퓨터를 켜놓고 있고 그런 적이 많습니다. 이 참에 점심 시간 때나 업무를 끝내고 퇴근할 때 PC를 끄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경우 20% 가량의 에너지절감이 가능합니다."

윤 고문의 말을 받아적다 문득, 점심시간에 무심코 노트북을 켜놓고 나가는게 습관이 돼 버린 제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기업들이 태양열 에너지, 하이브리드카(HEV) 개발 등을 통해 수조원의 에너지를 줄여보겠다고 나선 데 대해 우리들도 PC 끄기 등의 작은 실천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데 일조해야 하지 않을까요?

구자균 LS산전 사장의 눈물

 올초 대표이사(CEO)직에 오른 구자균 사장(51)이 최근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이유는 노동조합 때문이었습니다.

 

LS산전에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53년된 장항공장 노조, 99년 LG금속을 합병하면서 생긴 청주공장 노조가 그것입니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구 사장은 최근에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장직에 오른 뒤 처음으로 거치는 시험대나 마찬가지였죠. 협상을 진행해 가던 중 27일 오전 10시 노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병석 장흥공장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성장시대를 조망하는데 우리가 경영진에 힘을 실어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구 사장은 "꿈에 그리던 일이 일어났다"며 눈시울을 붉혔지요. 감동이었을 겁니다.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에 오른 데다 10년뒤를 준비하자며 'LS산전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던 만큼, 노조가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큼 고마운 일은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노조가 회사에 협상권을 위임하는 것만큼 부담스러운 일은 또 없을 겁니다. 김병석 위원장도 그랬답니다. 김 위원장은 19년째 LS산전에 몸을 담아온 LS산전 사람입니다. 딸하나,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죠. 딸과 아들이 중학교,대학교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가벼운 월급봉투가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회사가 "자녀 학비를 대학 8학기까지 지급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어 다른 회사 직원들만큼 부담스럽지는 않다네요.)

김병석 위원장이 위임을 결정한 것은 27일이 되던 새벽이었답니다. 구 사장이 밝힌 LS산전 비전을 들여다보다 "직원들이 회사를 믿지 않으면 또 누굴 믿겠는가" 싶어 임단협을 위임하기로 했답니다. 조합원은 모두 117명. 현장근무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것이 그의 몫이었지만, 마음먹은 대로 강행하기로 했답니다. "10원 한 장이라도 노조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내 임무"라는 생각에서였답니다.

비난도 몰아쳤습니다. 아직도 청주공장 노조가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청주 공장 노조는 1000여명에 달합니다. 장항공장에서 임단협을 위임키로 했으니 청주공장 입장에서는 "찬물을 뿌린다"는 비난이 일 만도 합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내 소신에는 끄떡없다"고 합니다. 과거만큼 "근로자를 착취하고 부를 빼돌리는 부도덕한 회사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랍니다. "오히려 근로자와 경영진이 신뢰로 엮여야 회사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습니다.

구 사장은 요즘 부담이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회사 실적을 높여 노조가 힘을 실어준 만큼  보답을 해야된다는 생각에서지요. 올해 임금도 인상시켜줄 요량이랍니다.구 사장은 “성장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도 부족한 시기에 노조가 경영진을 신뢰해 줘 너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LS산전은 1999년 파산직전인 LG금속을 흡수하면서 1조2775억원의 부채를 떠안았습니다.돈이 되는 사업을 팔고 임직원을 구조조정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 200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요.이듬해 LS산전에 입사한 구 사장은 올 초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지금까지는 어떻게 살아 남을까를 고민하는 ‘생존경영’대신 어떻게 성장할 지를 고민하는 ‘성장경영’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자”며 지난 4월 비전선포식을 했었습니다.구 사장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노경(勞經)문화는 회사 성장의 밑바탕”이라며 “올해 1조4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LS산전이 진정한 상생(相生)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라겠습니다.

'부엌'사업에서 발 빼는 GE, 제프리 이멜트 회장

설마, 하이얼에도 러브콜 하시렵니까?



28일 오전 7시.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하얏트 호텔. 1000여명 가까이 들어설 수 있는 이 장소에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습니다. 8시부터 한시간 강연을 하기로 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사진)을 보기 위해서죠.

한 시간을 기다려 이멜트 회장을 만났습니다. (강연 5분전에 행사장에 도착한 이멜트 회장은 화장실에 먼저 들르더군요. 아무래도 긴장이 되어서였던걸까요, 질문이라도 한답시고 따라붙어보니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으로 인사를 했습니다.) "You Look Great." 오늘 조찬 강연회 사회를 맡은 사람이 인삿말을 건네면서 강연이 시작됐습니다.

첫 질문은 가전사업 매각. 100년이 넘은 가전사업을 팔려니 아쉬움이 있었던 걸까요. 말이 길어졌습니다.(GE는 1907년 세계 최초로 세탁기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냉장고 등을 만들면서 '백색가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죠. 가전사업으로치면 '원조'인 셈입니다.)
"저는 언제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편입니다. 어떻게 하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나를 살펴보는 거죠. 기업인수와 함께 매각도 진행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입니다. "

GE의 무서운 점은 여기서 드러납니다.
아무리 잘 하고 있는 사업이라 할 지라도 GE가 그리는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과감히 팔아버립니다. 이멜트 회장이 말하는 기준은 하나.'글로벌'입니다. 그의 말을 들어봅시다.

"가전을 보면 글로벌 생산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사업은 미국 시장에 국한돼 있습니다. 결국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글로벌 회사를 인수하거나 이미 하고 있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합니다. 멕시코,터키,중국의 하이얼, 한국의 LG 등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이 가운데 LG는 (매물로 나온 GE 가전을 인수하는데) 가장 앞서나간 후보업체입니다."

"LG에 러브콜"
이멜트 회장의 연설을 받아치다 귀가 번쩍 했습니다. 당초 매각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나왔을 때, 월가에서는 인수가능한 업체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꼽았었습니다. 그런데 이주 정도가 지난 오늘 이멜트 회장 입에서 'LG'가 특별히 언급된 겁니다. 왜일까요.
"LG는 북미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LG와 GE가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갈 수 있겠냐는 점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확실한 내막은 알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GE와 LG가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흘러나오구요.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27일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GE가전 인수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분 인수는 Good, GE 가전 전체는 Not Good"
오늘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6%가 빠져버렸습니다. 이멜트 회장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GE 가전 인수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의 설명을 빌려보자면 이렇습니다.

1.가전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다.
 다시 말해 크게 성장할 '파이'가 없다는 겁니다. GE가전을 사들여 단숨에 북미 1위로 뛰어오른다고 해도 재무제표 상에는 크게 도움될 것이 없다는 설명입니다.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지금의 브랜드 인지도를 만들었는데 추가적으로 GE의 브랜드를 빌려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도 했습니다.

2.매각대금 6~8조원,인수 후 구조조정 대금도 부담.
GE가전을 인수하는 데에는 우리돈으로 6~8조원이 들어간답니다. 회사를 사들이는 데에는 인수대금 외에도 드는 돈이 많답니다. 바로 인원 정리를 하는 데 들어가는 구조조정비용인데요. GE가전을 사들이면 사람들을 내보내면서 퇴직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돈이 든다는 겁니다. 또 노조가 반대할 경우 구조조정 작업이 느려지면서 완만한 사업 복귀가 안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3.GE의 에어컨 사업만을 인수한다면 Good.
앞서 말했지만 LG전자는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휘센 에어컨 몇년 연속 세계 1위, 이런 표현은 질리도록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더 큰 시장인 '상업용 에어컨' 분야에서는 LG전자도 다른 기업들에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설회사가 짓는 아파트나 고층 빌딩과 같은 데  에어컨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영업망이 있어야 하는데 LG전자가 영업망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기 때문이죠. 상업용 에어컨은 일본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LG가 공격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우니 GE의 영업망을 이용해보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침 이멜트 회장의 '러브콜'로 일대 소란이 일자 LG전자가 저녁께  공시를 했습니다. 예상대로 "GE 가전사업 매각에 대한 풍문에 따라 우리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은 없다"는 겁니다.
이멜트 회장의 러브콜을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어떻게 받아칠지 예의주시해봐야겠습니다.


이멜트 회장 조찬 그 이후

이번엔 하이얼에?

오늘 인수에 부정적인 증권사의 견해들에 대해 LG전자는 내심 반겨하고 있습니다. 이멜트 회장은 오늘 조찬을 마친 뒤 한국능률협회 경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조현문 효성 부사장,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등 10명과 비즈니스 라운드를 가졌습니다. 이후에는 GE코리아 임직원들과 간단한 행사를 가졌구요. 오전 행사를 다 마친 이멜트 회장은 전용기를 타고 중국으로 날아갔습니다. 설마, '하이얼'에도 같은 러브콜은 보내는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