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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 LS산전 사장의 눈물

 올초 대표이사(CEO)직에 오른 구자균 사장(51)이 최근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이유는 노동조합 때문이었습니다.

 

LS산전에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53년된 장항공장 노조, 99년 LG금속을 합병하면서 생긴 청주공장 노조가 그것입니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구 사장은 최근에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장직에 오른 뒤 처음으로 거치는 시험대나 마찬가지였죠. 협상을 진행해 가던 중 27일 오전 10시 노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병석 장흥공장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성장시대를 조망하는데 우리가 경영진에 힘을 실어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구 사장은 "꿈에 그리던 일이 일어났다"며 눈시울을 붉혔지요. 감동이었을 겁니다.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에 오른 데다 10년뒤를 준비하자며 'LS산전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던 만큼, 노조가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큼 고마운 일은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노조가 회사에 협상권을 위임하는 것만큼 부담스러운 일은 또 없을 겁니다. 김병석 위원장도 그랬답니다. 김 위원장은 19년째 LS산전에 몸을 담아온 LS산전 사람입니다. 딸하나,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죠. 딸과 아들이 중학교,대학교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가벼운 월급봉투가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회사가 "자녀 학비를 대학 8학기까지 지급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어 다른 회사 직원들만큼 부담스럽지는 않다네요.)

김병석 위원장이 위임을 결정한 것은 27일이 되던 새벽이었답니다. 구 사장이 밝힌 LS산전 비전을 들여다보다 "직원들이 회사를 믿지 않으면 또 누굴 믿겠는가" 싶어 임단협을 위임하기로 했답니다. 조합원은 모두 117명. 현장근무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것이 그의 몫이었지만, 마음먹은 대로 강행하기로 했답니다. "10원 한 장이라도 노조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내 임무"라는 생각에서였답니다.

비난도 몰아쳤습니다. 아직도 청주공장 노조가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청주 공장 노조는 1000여명에 달합니다. 장항공장에서 임단협을 위임키로 했으니 청주공장 입장에서는 "찬물을 뿌린다"는 비난이 일 만도 합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내 소신에는 끄떡없다"고 합니다. 과거만큼 "근로자를 착취하고 부를 빼돌리는 부도덕한 회사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랍니다. "오히려 근로자와 경영진이 신뢰로 엮여야 회사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습니다.

구 사장은 요즘 부담이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회사 실적을 높여 노조가 힘을 실어준 만큼  보답을 해야된다는 생각에서지요. 올해 임금도 인상시켜줄 요량이랍니다.구 사장은 “성장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도 부족한 시기에 노조가 경영진을 신뢰해 줘 너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LS산전은 1999년 파산직전인 LG금속을 흡수하면서 1조2775억원의 부채를 떠안았습니다.돈이 되는 사업을 팔고 임직원을 구조조정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 200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요.이듬해 LS산전에 입사한 구 사장은 올 초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지금까지는 어떻게 살아 남을까를 고민하는 ‘생존경영’대신 어떻게 성장할 지를 고민하는 ‘성장경영’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자”며 지난 4월 비전선포식을 했었습니다.구 사장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노경(勞經)문화는 회사 성장의 밑바탕”이라며 “올해 1조4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LS산전이 진정한 상생(相生)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라겠습니다.